[학생기고] 1997년 ‘그린투어 순창’과 2013년 ‘순창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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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고] 1997년 ‘그린투어 순창’과 2013년 ‘순창이 참 좋다’
  • 선일균 학생
  • 승인 2013.08.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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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체험관광 보고서

<열린순창> 학생기자가 본인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한 농촌체험관광에 대한 글을 보내왔다. 십여년 전 ‘그린투어 순창'과 ‘장류장수의 고장 순창’, ‘장하다 순창’에 이어 최근 ‘순창이 참 좋다’는 군정 슬로건 추이와 지역 관광산업을 비교 분석한 글로 보인다. 지역 학생들의 사고와 지역에 대한 인식 그리고 자신들의 학습과 관련한 좋은 사례라 판단되어 전문을 싣는다. 지면 관계상 내용의 본류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일부 첨삭했음을 밝히며 필자의 양해를 구한다. <편집자>

들어가며
2013년, 순창의 새해 뉴스는 ‘인구 30000 붕괴’였다.
1960년대 후반 산업화 시기부터 계속되던 인구유출이 이제는 기초 행정단위인 ‘군’의 자격이 있느냐고 묻고 있다. 순창군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두 손 놓고 방관하고 있었을까. 나는 나의 어렴풋한 기억 속에서 인구 감소에 따른 자치단체(군)의 노력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2003년, 읍내에서 외갓집이 있는 적성 가는 길목에 있는 저수지 반대편 경사면에는 ‘그린투어 순창!’ 이라는 문구가 크게 씌어 있었다. 그땐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그 문구가 중학생 즈음 문득, 없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그린투어’는 무엇이었을까.

순창에 ‘그린투어’가 처음 알려지다
당시 임득춘 순창군수는 일본에 1년 동안 유학을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이때 일본에서는 ‘그린투어’라는 이름으로 농촌체험, 생태관광 등이 실행되고 있었다고 한다. 임 군수는 1960년대부터 시작된 농촌 인구 및 농가소득 감소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를 벤치마킹하여 국내 최초로 순창군에서 ‘그린투어’ 정책을 시도한 것이다. ‘그린투어’의 본격적인 시작은 1997년 11월 순창군이 주관하여 일본 사가현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한 「아시아그린투어리즘회」발족부터다. 이날 총회에는 임 군수가 견학했던 선진지, 일본을 비롯, 중국ㆍ호주ㆍ대만ㆍ태국까지 6개국이 참가하여 본격적으로 ‘그린투어’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린투어리즘’는 무엇인가
‘그린투어리즘’은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환경, 전통문화, 훈훈한 시골인심, 농사체험과 수확의 기쁨 등 농촌의 다양한 특성을 고품질의 (관광)상품으로 개발을 하는 것이다. 도시인들은 이를 즐기기 위해 농촌을 찾아와서 여가ㆍ휴양활동, 농사체험, 정보교류 등을 통해 생활의 활력을 재충전한다. 또 이에 따른 금전소비는 농촌지역의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된다. 또한 인구가 급감해 피폐해진 농촌에 많은 사람이 오고 감으로써 농촌지역의 활성화를 기대하는 전략이다.
‘그린투어’는 흔히 생각하는 놀이공원이나 영화ㆍ스포츠 관람과는 대비되는 개념이다. 요즘은 ‘그린투어’보다는 ‘생태관광, 농촌체험’ 등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의 지역 축제, 이를테면 함평 나비축제나 보령 머드축제, 순창 장류축제 등이 모두 그린투어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순창군에서도 귀농 귀촌 사업, 오토캠핑장ㆍ섬진강 자전거길 설치 등 도시인을 유입하려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모두 그린투어의 개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린투어 순창’은 왜 없어졌나
민선군수 1기(1994-2002) 시절 순창 지역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그린투어 순창’ 슬로건은 2006년 ‘장하다 순창’으로 바뀌면서 그 모습을 감추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임득춘 군수가 2002년 선거에서 낙선하고 당시 강인형 후보가 당선되면서 군의 정책이 ‘장류ㆍ장수 고을 순창’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군민 혹자는 “강인형 군수가 전임 군수와 차별된 다른 것을 보여 주어야 하는데, ‘그린투어’라는 이름 자체가 생소한 말을 쏙 빼고 그린투어의 일환인 장류와 장수로 정책을 바꿨다”고 비판한다. 이와는 다르게 “순창군은 많은 그린투어 아이템(소재) 중에서 잘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것”(군청 기획실 관계자)이라는 주장도 있다. 결론적으로 ‘그린투어’는 1996년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 다양하고 친숙한 모습으로 그 기세를 유지하고 있다.
참고로 현재 순창의 표어는 2011년 군수재선거에서 당선된 황숙주 군수가 올해(2013년) 초에 ‘장하다 순창’에서 ‘순창이 참 좋다’로 바뀌었다.

 

오늘날 순창의 그린투어는
앞에서도 언급했듯 ‘그린투어 순창’은 다양한 형태로 남아 있다. 더 사실적으로 말하면 순창의 모든 관광 사업은 그린투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순창의 3대 명산인 강천산, 회문산, 채계산에 잘 정비해둔 등산로와 동계 장군목 등 자연 지리적인 관광 명소와 함께 일제 수탈의 상징물인 교각 위로 이어진 섬진강 148킬로미터(km) 자전거길의 랜드마크인 향가유원지, 하서 김인후 선생이 후학을 양성한 훈몽재 등 역사적 의미가 담긴 관광 명소와 천하대장부ㆍ지하여장부가 눈을 부릅뜨고 서 있는 추령 장승촌, 섬진강변 오토캠핑장, 순창장류축제 등 현대적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그린투어의 한 종류이다. 관광자원 외에도 귀농·귀촌 사업과 같은 인구 진작사업도 그린투어에 해당한다.

 

생소한 이름 ‘그린투어’, 왜일까
그린투어는 전국적인 붐을 이끌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정작 ‘그린투어’ 라는 이름은 생소하다. 왜 그럴까? 군 관계자 인터뷰에서 답을 찾았다. 인터뷰 내용을 섞어 설명하자면, 예로 든 순창의 다양한 관광자원은 물론이고, 고창의 청보리밭축제ㆍ남해의 다랭이마을 농촌체험 등과 이미 앞에서 예로 든 것을 포함해 수많은 사례가 넘치고 넘칠 만큼 한국은 지금 그린투어의 붐 속에 빠져 있다. 하지만 그린투어라는 이름은 정작 찾아보기 어려운데 이유는 용어가 어렵기 때문이다. ‘농촌체험’ 하면 바로 알 수 있고, <축제 이름=지명+특산물(혹은 관광소재)+축제>라는 쉬운 축제이름 만들기 공식이 있는데 굳이 그린투어라는 용어를 쓸 필요는 없다. 순창에서 그린투어라는 용어가 잊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그린투어가 국내에 소개되었던 1990년대 후반에는 ‘그린투어’라는 용어는 너무 어렵고 그 개념은 너무나 생소했다. 90년대까지는 농촌에서 모 심고, 풀매는(잡초 뽑고) 일은 체험이기 보다는 노동(일)이었다. 노동력을 제공했으니 임금을 받는 것이 당연해 품삯을 받아 갔다. 그런 분위기에서 ‘그린투어’라면서 농촌 체험을 권한 격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했고, 농촌의 자원을 관광자원화 하겠다는 아이디어는 굉장히 참신하고 좋았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너무 앞서갔다’는 것이다.(인터뷰 : 순창군청 기획실 하성길 기획담당)

순창의 관광객 추이
한국관광공사 ‘관광지식정보시스템’(tour.go.kr)의 자료에 의하면 순창군은 2000년대 들어 2005년까지 관광객 수가 급증했다가 이듬해 폭락했지만 이후 꾸준한 상승세(’08년과 ’09년 사이의 감소는 당시 세계적인 경제위기 흐름 탓이 크다)를 보이며 2004년 및 2005년의 관광객 수에 점점 다가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순창군내 상위 4개 관광지에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한 것은 그린투어 즉 농촌관광ㆍ체험관광의 취지에 맞게 군정 방향을 설정하고 추진한 결과로 보인다.

 

미래 순창관광에 대한 제언
‘관광 사업’은 경제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유럽의 무적함대 스페인이 관광산업에 집중했다가 지난 2008년 경제위기에 타격을 입고 또 다른 경제위기의 격납고가 된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세계 수준보다는 규모도 작고 미숙한 수준이지만 순창 관광 역시 이 같은 위기에 잘 대비한다. 그래야 순창 지역이 훌륭한 관광지로 거듭나고 여행객들에게는 만족을 군민들에게는 더 든든한 힘을 실어주는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순창 관광의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간략해 보면, 청소년층과 청년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관광지에 안내 봉사단 혹은 안내 요원을 배치해서 관광객들이 더 쉽게 우리 지역 유산에 대해 알고, 지역 문화를 배우게 해야 한다. 더불어 숙소 등 편의시설에 대한 친절하고 자세한 안내는 호감을 불러올 수 있다. 이는 사회적 흐름에도 잘 들어맞는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인근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고 학생들은 대학입시를 위한 스펙(경력ㆍ학점ㆍ토익 점수 따위 등) 쌓기에 목말라 있다. 고등학생으로서 순창과 같은 농촌에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은 요양원과 같은 복지 시설에서의 봉사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간간이 있는 지역축제에 봉사활동을 나가는 것이 고작이다. 따라서 군이 청소년위원회나 봉사활동센터와 협력해서 학생(청소년)들이 연중 꾸준히(혹은 성수기) 타지 관광객들을 만나 지역을 알리는 일에 종사토록 해야 한다. 학생 입장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볼 기회도 생기고, 스스로 알려주면서 배운다는 말처럼 지역의 문화와 자연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고 애향심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지역 군민과 함께 마음을 모아 지역 발전을 위해 힘쓴다면 좋은 결과(관광 수입 증가ㆍ일자리 창출)는 뒤따르지 않을까.

 

글을 마치며
처음에는 ‘그린투어 순창’과 ‘장류고을 순창’이 대비되는 개념이고, 군수님들의 정책적 차이가 생겨 비교해볼 만하다는 생각에서 글을 계획했다. 하지만 군청 관계자(당시 기획당당)와의 인터뷰, 지역주민과의 인터뷰를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이 두 분과 자리에서 한 인터뷰를 한 것은 아니지만 마치 토론을 하는 것처럼 다른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두 분 다 “그린투어에서 장류로 이어진 것이 단절된 것이 아니라 결국은 그린투어 안에 장류사업이 한 자리를 차지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래서 당초 ‘그린투어 vs 장류 승자는?’이라는 다소 대립적인 관점에서 ‘그린투어에서 장류고을까지’라는 큰 흐름을 그리는 관점으로 바꾸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고등학교 3학년인 저는 지역을 사랑하지만 아직은 어려서 ‘나중에 꼭 귀농해서 살아야지’라고 생각하기엔 조숙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고향을 사랑하고 고향에 관심을 둔 청소년이 많아야 이 작은 동네의 내일에 함박웃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민 여러분! 특히 학생 여러분, 여러분의 고향을 사랑합시다. 고향이 순창이 아니더라도 여러분이 몸담고 살아가는 이곳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나아가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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