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가 쏟아지는 신혼의 최창용(42ㆍ인계 차치)ㆍ가무에다 에스텔라(28ㆍ필리핀 출신) 부부가 아름다운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생활 1년 3개월 만에 이뤄진 늦은 결혼식이었지만 기다린 만큼 기쁨도 두 배, 웃음도 두 배였다.
한국농어촌공사(사장 이상무)의 지원으로 가진 이번 ‘다문화가정 20쌍 합동결혼식’은 지난 1일, 경기도 의왕시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알콩달콩 살아가는 다문화가정 가운데 형편상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20쌍의 부부가 결혼식과 함께 제주도 신혼여행의 주인공이 되었다. 농어촌공사에서는 20쌍의 부부에게 각각 2박 3일의 제주도 신혼여행과 웨딩사진 촬영, 하객 이동 버스 등을 제공했으며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한 이문세, 장윤정, 김건모, 남진 등의 초청공연도 펼쳐 호응을 얻었다.
최창용ㆍ가무에다 에스텔라 부부는 지난해 7월 부부의 인연을 맺고 인계면 차치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순창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고재영)의 추천으로 결혼식 주인공에 선정된 부부는 이날 가족들과 마을 주민 등 40여명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
한창 아내와 제주도 여행을 즐기고 있던 최창용 씨는 “지금 제주도 한경의 의자마을에 와 있다. 제대로 된 식을 올리지 못해 안타까웠었는데 늦게라도 이렇게 결혼식을 올릴 수 있게 도움주신 농어촌공사와 다문화센터 직원들, 결혼을 축하해주시기 위해 먼 곳까지 함께 해주신 마을 어르신들과 가족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면서 “앞으로 각시가 원하면 다 들어주는 자상한 남편이 되겠다. 부모님 보시기에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아이가 없지만 예쁜 아이 하나 낳아서 부모님께 꼭 손주를 안겨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힘든 점도 많지만 좋은 분들과 함께 살아서 행복하다”는 가무에다 에스텔라 씨는 “결혼식을 올리면서 필리핀에 계신 부모님이 생각났다. 보고 싶었다. 결혼식을 올린다는 이야기에 행복하게 잘 살라고 말씀해주셨다. 아직 한국말을 잘 몰라서 시부모님과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앞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다짐을 전했다.
부부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동행한 김희영(40ㆍ순창읍 교성) 순창군다문화센터 통ㆍ번역지원사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에스텔라 부부가 축복 받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훌륭한 결혼식이었다. 농어촌공사에서 차량지원도 해주고 인계에서 함께 올라간 모든 분들의 도시락까지 지원해주었다. 고맙고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며느리가 외국인이지만 에스텔라 시댁 가족들과 마을 분들이 가족처럼 챙기고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참 좋았다. 복 많이 받았으니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면서 다시 한 번 부부의 결혼을 축하했다. 
이중관 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 순창지사장은 “결혼식 사회자가 20쌍의 부부와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보니 고향에 방문해 가족들을 보고 싶다는 바람이 많더라. 다문화가정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면서 “언어ㆍ세대ㆍ문화차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품에 안고 함께 살아가야하는 시대다. 최창용ㆍ에스텔라 부부에게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갖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른 기관에서도 다문화가정에 대한 많은 지원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