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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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한목소리
  • 이혜선 기자
  • 승인 2013.10.11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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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다문화가족 어울림한마당 축제

다문화가족과 지역주민이 함께 하는 큰 잔치, 2013 다문화가족 어울림한마당 축제가 순창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고재영) 주관으로 다문화가정 및 지역주민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5일 국민체육센터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다문화가정과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다문화가정의 격려와 화합을 돕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국가별 음식체험, 다문화가족 어울림운동회 및 나라별 장기자랑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오전 기념식에서는 황숙주 군수를 비롯한 내빈들의 축사에 이어 각종 시상식, 공무원과 결혼이주여성 멘토·멘티 결연식 등 다문화가정의 기운을 북돋으며 성공적인 정착을 기원하는 뜻 깊은 순서가 이어졌다. 
특히 오전 부대행사로 행사장 입구에 설치된 국가별 음식 체험부스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일본, 캄보디아, 몽골 등 각 나라별 전통음식을 구경하고 시식할 수 있는 체험의 공간으로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했다.

“이 음식은 베트남 짜요예요!”
“안 짜고 정말 맛있는데 왜?”

“이게 뭐예요? 어떻게 먹어요? 이거 베트남 음식이에요?” 연신 쏟아지는 사람들의 질문에 “그건 소스에 찍어 먹어요. 우리나라 명절이나 큰 잔치 때 해 먹는 ‘짜요’예요 ‘아오자이’ 전통의상을 갖춰 입은 이주여성들의 친절한 설명과 활기찬 손놀림에 자부심이 묻어나온다. 
사실 이날을 위해 한 달 전부터 나라별로 삼삼오오 머리를 맞대 메뉴를 정하고 함께 장을 봤다고. 새벽부터 음식을 만들어 오느라 힘들었을 법도한데 이주여성들은 모국의 음식을 선보인다는 기쁨에 신이 났는지 얼굴마다 그저 싱글벙글이다.
친구분들과 함께 구경삼아 행사장을 찾았다는 김귀주(90ㆍ순창읍 남계) 어르신은 “정갈한 모양새에 맛도 그만인 것이 덕분에 여러 나라의 음식을 맛보게 됐다”며 “이렇게 서로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앞으로 또 이런 기회가 많아져야 진짜 이웃이 되고 편견없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의미를 더했다.  
오전 행사를 끝으로 푸짐하게 준비된 점심으로 다들 배를 든든히 채우고 오후에 시작될 다채로운 축제를 향해 슬슬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가족어울림운동회를 시작으로 다문화가족 장기자랑대회가 펼쳐지면서, 그동안 갈고닦은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서로 부대껴가며 허물없이 즐길 수 있는 본격적인 축제의 마당에 접어들었다.
아내들의 열띤 응원에 “하나 둘 하나 둘” 풍선기차에 올라탄 남편들의 승부욕이 활활 불타오르고 결승점을 향해 전력을 다해 뛰고 달리고 흔드는 사이, 게임에 엄마아빠를 빼앗겨 졸지에 미아신세가 된 아이들은 이리 울고 저리 울며 엄마찾아 삼만리다. 급한 대로 구경온 지역 어르신들이 아이돌보미로 나서는 진풍경 속에 경기는 계속되고 남편의 체력을 판가름하는 아내들어 오래버티기, 부부 일심동체 퀴즈 등 흥미진진하고 다양한 게임들로 한껏 달아오른 열기는 한동안 식을 줄 몰랐다.   
그렇게 한참이었던 좌충우돌 게임을 뒤로 하고 다음은 이날 축제의 끝 마당, 총 10개 팀이 참가한 다문화가정 장기자랑대회가 진행됐다.
화려한 의상으로 좌중을 압도한 중국 부채춤, 이색적인 태국의 손가락 가위춤, 우리의 고무줄놀이와 비슷한 필리핀 대나무춤, 한ㆍ일 양국의 화합을 기원하는 일본이주여성 중창단의 조국찬가 합창 등의 무대가 이어질 때마다 객석으로부터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공연에 참가한 캄보디아 출신 팔반리(31ㆍ풍산 상촌) 씨는 “오늘 공연을 위해서 의상을 빌리고 소품도 챙기고 안무를 짜느라 한 달 전부터 준비를 했다. 다들 바빠 자주 만나지 못해 연습이 부족했는데 큰 박수를 보내줘 고맙고 기쁘다”면서 “캄보디아의 문화와 전통을 조금이라도 알리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끌벅적 모처럼 다 같이 어울려 한바탕 크게 웃음 짓던 수많은 얼굴들, 다시금 온전히 엄마아빠의 품을 되찾은 아이들의 평온해진 모습, 다문화가족 경연대회 작품들 속의 한목소리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등 다양한 잔상들을 뒤로한 채 2013 다문화 어울림한마당 축제가 막을 내렸다.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향한 작은 발돋움이었다는 의미부여에 부족함이 없었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장기자랑 1위에 해당하는 어울림상은 일본(노래)·중국(부채춤)·필리핀(대나무춤)팀이 공동 수상했다. 또 다문화경연대회 최우수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글쓰기 △산문(성인) 가츠가미노리에(일본) △운문(성인) 이서현(베트남) △산문(아동) 임수진(순창여중 1년) ■그림 △성인부문 한정희(베트남) △아동부문 임채영(금과초 4년)                           

<인터뷰-현장에서 만난 다문화가족>

● 잉꼬부부상-크리스피나(39·필리핀)·김강욱(45·쌍치 학선)
“수확철이라 바쁘다. 바쁜 농사일 접고 나왔는데 아내가 즐거워하는 것을 보니 너무 좋다. 아내와 함께 마음 맞춰 게임도 하고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든 하루였다. 아내 닮은 예쁜 아이가 빨리 생겼으면 좋겠다.”
 

 

● 최고령 참가상-최봉순(86·인계 쌍암)·엘리자벳(26·필리핀)·이강현(53) 가족

“오늘 큰 아들이 사 준 자가용을 처음으로 온 가족이 함께 타고 왔다. 형이 잘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줬다. 요즘은 손주 재롱 보는 낙으로 산다. 우리 며느리가 다음달이 산달인데 건강하게 순산했으면 좋겠다.”
 

 

● 멘토멘티 대표-한인옥(주민행복과)·팜판딴뚜엔(31·베트남)

“276명의 멘티 대표로 선서를 하게 돼서 기쁘다. 순창으로 시집온 지 6년 째인데 참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줬다. 친정 엄마처럼 잘 모르는 것은 알려주고 힘들때는 언니처럼 다독여줘서 의지가 많이 되고 정말 고맙다.”
 

● 시부문 장려상 수상작-보궤오마닐린(26·필리핀)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서 말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를 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편 만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침이면 내가 말합니다.
여보 I love you 일어나세요.
출근하면 내가 말합니다.
여보 I love you 다녀오세요.
점심이면 전화해서 내가 말합니다.
여보 I love you 밥 먹었어요?
집에 오면 내가 말합니다.
여보 I love you 수고하셨어요.
잠이 들때 내가 말합니다.
여보 I love you  잘 자요.

저는 알고 있습니다.
남편이 얼마나 나를 사랑하는지…
남편은 알고 있습니다.
내가 얼마나 남편을 사랑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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