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석류는 비켜라! ‘금과 석류’ 나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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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석류는 비켜라! ‘금과 석류’ 나가신다!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3.10.1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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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의 고장 금과에서 석류 & 마 키우는 ‘오대근’ 씨

▲금과면 대장마을에서 석류를 재배하고 있는 오대근씨가 왕석류라 불리는 단 석류를 들고 있다. 수확철을 맞아 알알이 탱글탱글한 과즙을 품은 그의 석류는 올해 첫 판매에 들어갔다.
금과면 대장마을, 걸러진 가을 햇살을 받은 탐스런 석류알들이 빠끔히 모습을 드러냈다. 왕 석류라 불리는 오대근(60ㆍ금과 대장) 씨의 석류는 재배 3년째인 올해, 아이 얼굴만 한 크기의 열매를 맺었다. 백합뿌리ㆍ바나나ㆍ고추ㆍ오이ㆍ토마토 재배, 자라 사육까지 안 해본 것 없이 다 해 봤다는 ‘하우스 작물박사’ 오씨는 3년 전 500평 규모 하우스 3동에 석류와 마를 심었다.
지난 14일 찾은 그의 하우스는 여느 시골 비닐하우스보다 넓고 컸다. 두 동의 하우스에는 석류나무가 쑥쑥 자라 빨간 열매를 맺었고 맨 끝 하우스에는 커튼의 레이스처럼 길게 줄기를 늘어뜨린 마가 가득했다.
금과 남계리가 고향인 오씨는 뼛속부터 농사꾼이다. 국내에서 재배가 어려워 수입 물량이 많은 석류재배에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경북 예천, 전남 나주ㆍ곡성 등을 돌아다니며 직접 눈으로 보고 배워 재배에 뛰어들었다. 그는 한 동에 심어 놓은 ‘마’는 “혹시나 석류가 잘 안되더라도 마가 메울 수 있도록 보험 들어 놓는다는 생각으로 심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달콤한 ‘왕석류’…안심먹거리 자부심 ‘대단’
오대근 씨의 대경농장 ‘왕석류’는 보통의 석류와 달리 시지 않다. 굵은 알도 눈길을 끌지만 한 알 먹어보면 두 알, 한 줌을 쥐게 할 정도로 달다. 상큼한 맛과 함께 인상이 찌푸려지지 않는 달콤함에 누구나 큰 열매를 하나 쥐어도 쪼개고 쪼개 끝장을 보게 만든다. 오씨는 “국내에는 신 석류를 재배하는 분들이 많고 석류는 수입산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만큼 단 석류는 재배가 까다롭고 나무가 잘 죽어서 농부들이 재배에 잘 뛰어들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생과로 먹기에는 단 석류만한 게 없다. 씨까지 다 먹으면 여자들에게 그렇게 좋다고 하더라”면서 쩍 벌어진 빨간 석류 하나를 내밀었다. 두 손이 가득 찼다.
오 씨는 “석류는 냉해를 입지 않으면 잘 자란다. 영하 8도까지만 내려가지 않으면 괜찮아서 겨울에 난방을 하지 않아도 산다”고 설명했다. 햇빛을 많이 받으면 좋지만 올 여름처럼 이상기온으로 온도가 너무 높아 오히려 해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적당히 햇살이 비치면 겉껍질이 빨갛게 익는데 올해는 너무 더워버리니까 빨갛게 되지 않고 희끗희끗해졌다. 그래도 속은 잘 익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먹고 내 식구 먹는다는 생각에 봄에 응애 방제 이후에는 약을 하지 않았다. 약을 하지 않고도 얼마나 수확하는지 보려고 뻔히 손해 볼 줄 알면서도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안심먹거리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포대재배한 마를 보여주는 오대근씨.
포대재배 열대 마, 소문난 ‘생약’ 손해 걱정없어
한 쪽에 심어 놓은 마는 ‘열대 마’로 수확할 때 뿌리를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포대재배’라는 방식을 택했다. 오씨는 “장생도라지를 키우는 것을 보러 경북 안동의 생물자원연구소에 견학을 간 적이 있는데 거기서 포대재배라는 것을 보게 됐다. 마를 캘 때 땅을 파고 캐다보면 상처가 날 수밖에 없는데 포대재배를 하면 처음에 흙 담기는 곤혹스러워도 수확할 때 그 빛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하얀색 마가 땅 속에 숨겨져 있지만 서리가 오기 전까지 갈색 빛의 마가 영글면 곧바로 수확한다. 마는 뮤신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어 소화 기관에서 기관의 보호 및 소화 운동의 윤활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찾는 사람이 많다. 오씨는 “전망은 마가 더 좋다. 솔직히 석류는 내년이나 내후년이 되어봐야 수익이 날지 장담할 수 있지만 마는 지금도 많이 찾아서 손해 볼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공짜는 없다”…될 때까지 노력하는 ‘농부’
농사일이 조금 한가할 때는 불경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는 그는 “젊을 때는 인상이 좋지 않아서 사람들이 쉽게 말 붙이기 어려워했다. 불경을 읽기 시작하면서 많은 생각들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워가니 인상이 달라지더라. 지금은 많이 서글서글해졌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는 아내 이종례(58) 씨를 생각하면 항상 미안하다면서 “고마운 사람이다. 석류재배를 시작하면서 3년 정도 수입이 없으니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내가 직장에 다닐 수밖에 없었다. 내년 가을부터는 고생하지 않도록 꼭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조 없이 모두 자부담으로 농사 짓는 그는 ‘국가에서 보조 받는 것, 나중에 돌려줘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과응보(因果應報)라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 처음에 한라봉을 키워보려 견학 갔던 곳의 농장주가 하는 말이 ‘국가 보조를 받아서 농사를 짓다보면 전부 내 돈 들여 하는 것만큼 절실함이 없다’고 그러더라. 그 말이 맞다”면서 “노력을 많이 하고 살지만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다. 될 때까지 노력하고 안 되면 깨끗하게 포기한다”면서 품도 쓰지 않고 남의 도움 없이 일 하는 이유에 대해 나지막이 풀어 놓았다.
하나하나 오씨의 눈길과 손길이 닿은 커다란 ‘석류’. 농장을 직접 찾아가면 ‘덤’은 기본이다. 금과면 대장 ‘대경농장’. 전화 010-3611-6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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