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농업협동조합(조합장 김교근)이 복분자 수탁판매 후 납품대금 회수에 문제가 생기자 모든 책임을 농가에만 떠넘겨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형영 풍산옥출복분자 작목반장은 “지난 6월 순창농협 풍산지점 양해철 대리로부터 원천농산이라는 업체를 소개받고 원천농산 대표, 남○○ 풍산지점 판매과장, 양 대리 등이 식사자리를 갖었다”며 “이 자리에서 수탁판매를 하기로 하고 작목반은 복분자를 풍산지점 창고까지 운반하고 농협에서는 원천농산에 복분자를 납품하기로 했다. 대금은 원천농산에서 농협으로 입금하고 농협에서 작목반원들에게 각각 배분할 것을 약속했다. 수탁판매에 따른 수수료는 원천농산에서 지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후 6월 21일에서 24일까지 복분자 5180킬로그램(kg)을 남 과장을 통해 납품하고 거래전표도 발행받았다. 납품 후 6월 25일까지 일부 금액이 입금되지 않아 남 과장에게 확인한 결과 원천농산 대표가 사기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남 과장과 함께 남원경찰서 유치장으로 몇 차례 면회를 다녀왔고 원천농산 대표로부터 걱정하지 말라는 말뿐 믿음이 갈 수 있는 확실한 얘기는 들을 수 없었다. 다시 남 과장과 해결방법을 의논했고 남 과장은 원천농산에 남아있는 오디가 있으니 그것을 엑기스로 만들어 판매한 후 미납대금을 입금해 주겠다고 했으나 최근까지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지난 9월 23일 남 과장을 찾아가 문제 해결을 요구했더니 ‘잘 모르겠으니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풍산지점 판매과장은 “양쪽에서 모두 수탁판매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할 수 없다고 말해 수탁판매 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원천농산은 풍산농협의 법인통장으로 복분자 매입대금을 입금했고 그 대금이 각 농가로 배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 과장은 “평소 작목반장과 친분이 두터워 본인 통장을 사용할 수 없다기에 그렇게 한 것 뿐”이라고 답변했지만 수탁판매 계약을 하지 않은 농협이 농협 법인통장을 이용해 대금을 입ㆍ출금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제용모 농협 경제상무도 “그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인정했고 다른 농협지점에서도 “통상적으로는 그렇게 법인통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김원규 순창농협 상임이사와 제 상무는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처음에는 ‘모른다’고 발뺌하다가 취재과정에서는 상황 설명을 통해 농협 입장을 해명하는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을 보였다. 이들 농협 간부들은 ‘정확한 사정을 알아본 후 답변하겠다’고 했으나 말뿐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고 있어 농협이 이 일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김형영 작목반장은 “김교근 조합장이나 김원규 상임이사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말했지만 상황을 파악해본다고 말할 뿐 아직까지 전혀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농협의 업무처리에 대해 남계리에 사는 한 조합원은 “농협은 원천농산 대표가 구속되지 않고 거래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 판매실적만 올렸을 것”이라며 “문제가 발생하자 발뺌하는 것으로 보이니 실제로 실적 처리를 했는지 내부 기표내용을 확인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농협 직원이 소개하고 농협 통장을 통해 거래한 것을 부정하고 농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농협을 믿고 거래한 조합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특히 조합장이나 상임이사는 큰 책임감을 갖고 진정으로 조합원을 위한 농협의 우두머리가 돼야 한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