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없이 한낮이 가고
어슴푸레 해질녘
이별 서러운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오실님도 없고
가야 할 곳도 없는데
답답한 마음엔
그리움만 가득
끝내 생각나지 않는
그 사람의 폰 번호
비 따라 설움이 흐른다
하염없이 비는 내리고
추레한 그림자 하나
희미한 가로등 아래
꺼진 가로등으로 서있다
시 : 박달재 시인(구림 통안 출신)
**봄비, 여름비, 가을비, 겨울비 계절에 관계없이 비는 내린다. 비는 다 같은 비여도 계절에 따라 그 맛과 멋과 느낌과 감정은 각기 다르다. 한잎 두잎 바람에 낙엽은 날리고 하얀 머리칼의 억새가 이별 서러워 훌쩍이는 가을날의 해질녘 부슬부슬 내리는 비는 외롭고 쓸쓸하고 서글프고 눈물겹다. 밤을 기다리는 가로등 아래 약속도 없는 님을 기다리는 비에 젖은 그 사람 참으로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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