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의 우리 말 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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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의 우리 말 글 사랑
  • 박상배 향우
  • 승인 2013.11.0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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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상배 전) 재경복흥면향우회장

나 박상배(朴相培)는 순창군 복흥면 강머리(江頭里)에서 1936.7.24.(음) 태어났다. 국민(초등)학교 2학년 때 해방이 됐고,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해에는 6ㆍ25 전란이 일어났다.
나의 아버님은 면사무소 총무계장을 지내셨던 전력으로 당시 발호하던 빨치산을 피하여 홀로 피난하셨다가 그해 초겨울에 수복 군경과 함께 돌아오셨다. 수복 군경은 빨치산 잔당들의 은거를 불태워 없앤다는 소위 ‘소개작전’ 때문에 주민들은 주거공간을 잃고 옷가지와 다소라도 돈 될 것을 챙겨 피난길에 올랐다. 우리 가족은 담양 땅 용면을 거처 담양읍 인척 집에 의지하다가 정착하여 나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는 광주시로 진학하였으나 집안은 정읍시를 거처 1956년에야 환향하게 되었다.
나는 어렸을 때 할아버님으로부터 천자문 등을 배웠고, 대학 재학 중 입대하고 제대 후 1962년 10월 내각사무처 주관 공무원(당시 5급 - 현 9급) 시험을 거처 1963년 4월 행정직 국가공무원으로 임용돼 34년 공직 생활후 1997년 말 정년퇴직하였다.
나는 1966년에 결혼하여 다음해 2월 첫 딸을 낳아 이름을 “가나”로 지었다. 평소 애들 이름은 남의 나라 글인 한문이 아닌 우리 글인 한글로 지어야겠다고 생각해왔고, 딸 이름은 어감 상 끝 자는 ‘나’자가 어울리는 것 같았고 첫 자는 첫째아이 이니 ‘가’로 하여 ‘가나’로  출생신고를 하니 면사무소 담당자가 한문자로 지어오라며 받아주지 아니하는 것이었다. 왜 한글이름이 안 되는지 따져 물었다. 한참의 설전 끝에 한글이름으로 출생신고를 하게 되었다. 당시 우리 면에서 한문자가 아닌 한글 이름으로 출생 신고한 것은 처음이었다고 기억한다. 그 뒤 둘째인 아들은 ‘가로’라 했고 모두 한글 이름이다. 내 형제들도 애들 이름을 한글로 많이 지었다.
사실 우리 한글은 세계의 언어학자들이 인정하는 세계 제일의 소리글자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글자를 만든 사람과 목적과 만든 때가 명확하며, 한글의 독창성 과학성 그리고 철학(천ㆍ지ㆍ인의 결합) 등 창제 원리에 의한 문자인 것이다. 또한 한글은 거의 모든 소리 즉 짐승 심지어 바람 등 자연의 소리까지도 글자로 표현 할 수 있다. 외국인도 하루만 열심히 익히면 한글을 읽고 자기 이름 등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은 나라의 지위를 누리고 있을 뿐 아니라, 현대에 와서는 한글이 전자정보시대의 맞춤형 문자임을 자타가 인정하지 아니 할 수 없는 자랑스러운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의 예를 들면 중국이나 일본인들은 핸드폰에 그들 문자를 다 배열할 수 없기 때문에 문자를 보낼 때 먼저 그들의 문자 음에 해당하는 알파벳 영문자를 눌러서 나타나는 여러 같은 음의 그들 문자 중 필요한 것 을 선택하여야 함으로 한글 문자보내기에 비하여 시간이 7배나 더 걸린다는 것이다. 세계가 한글의 우수성을 공식으로 인정하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훈민정음해례본’을 세계기록문화 유산으로 지정(1998년 유네스코)한 것과 문맹률을 낮추는 개인이나 단체에게 시상하는 ‘세종대왕상’ 지정(1989년 유네스코) 등을 들 수 있다.
한글은 우리의 생활, 문화 그리고 역사의 그릇이라 한다. 따라서 한국사람 이라면 마땅히 이와 같은 ‘그릇’을 온전히 보존하고 가꾸어 나아가야할 책무가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우리 생활주변의 말글 문화가 너무나 훼손되고 있음을 보면 몹시 걱정스럽고 안타갑기 그지없다. 예를 들면 △2004년 서울시가 버스 노선별로 버스 색을 달리하여 도색하고, 색깔의 영문자 첫 자를 커다랗게 차체에 도색 시행…시민들의 반대와 항의로 영문도색 제거
△정부에서 ‘ㅇㅇ동사무소’를 ‘ㅇㅇ동주민센타’로 변경, 시정없이 시행되고 있음 △‘물’의 날을 기념한다며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 영문자인 ‘WATER’라고 커다란 금색 조형물을 설치…시민들의 항의로 다음날 철거 △지하철 객차 출입문을 ‘스크린도어’라고 했다가 최근 ‘안전문’으로 바로 잡고 있음. 이와 같은 예는 민ㆍ관 불문하고 수 없이 많다.
일반 개인이나 단체 간판, 아파트 이름 등 요즘 보수한 지하철역 지하상가 등에 가보면 외국문자 주로 영어간판 일색이다. 그곳이 서울인지 구미의 어느 도시인지 착각하기 십상이다. 또 뜻도 모를 영문자 판박이 옷이 판을 치고 있다. 정말 혼란스럽다.
몇년 전 태국 여행 때 ‘방콕’시내 간판들은, 내가 본 바로는 자기나라 문자로 위나 가운데에 크게 쓰고, 알파벳 영문이름은 필요시 그 아래에 작은 글씨체로 써넣었다. 이런 것이 바로 정체성 또는 주체성이다.
우리는 세계 제일의 훌륭한 말글이 있음에도 외국어 특히 영어에 의한 각양각색의 해침을 받고 있다. △우리 생활에서 주인 노릇 하는 언어들, 팩트(사실)ㆍ콘텐츠(내용ㆍ요지)ㆍ오픈(사업장 개업)ㆍ냅킨(손수건ㆍ휴지) 등 △시ㆍ군 상징 표어를 보면 3분의 2가 영문자만으로 표기
우리말 자체에도 옳게 쓰지 못하는 예가 많다. △‘너무나’ : 사물이 한도나 정도를 지나 분에 넘게, 과도하게 등 결과가 부정적일 때 △긍정적 일 때 쓰는 표현은 아주, 매우, 몹시 등 다채롭다. △‘소개시키다’ : 피동이 아닌 능동적 표현으로 ‘소개하다‘가 맞다. △사람이 아닌 일이나 물건에도 존대 조사인 ‘시’자를 붙여 쓰는 사례 등
한글은 우리의 ‘인권이며 동시에 민주주의’ 라고도 한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드신 뜻이 만백성이 의사소통을 편히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 오늘날 민권시대에서는 더욱이 어려운 한문이나 외래어가 아닌 쉬운 우리말로 표현해야 사리를 이해하고 판단함으로써 스스로 알권리를 누리며 원활한 소통을 통하여 성숙한 민주주의가 이루어진다고 할 것이다.
이 시대가 소위 세계화 ‘글로벌화’ 시대라 해서 외국어를 아무리 잘 구사한다 해도 그 나라 사람보다 더 잘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세계화가 선진 외국 문물만 잘 익히면 되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즉 우리 것을 가꾸고 발전시켜 세계에 우뚝 서게 하여 외국 사람이 부러워하고 따라오게 하는 것이 바로 세계화의 길임을 깨닫고 실천하는 일이라고 본다. 근래에 바로 우리 것의 노래나 공연물(드라마)이 선진국을 포함한 세계가 따라하고 선망하지 않는가?
‘한글’이 세계문자올림픽 제2회 대회에서도 제1회(2009년)에 이어 연속 1등을 차지했다는 소식이다.
나의 생월일이 호적상 10월 9일이다. 그래선지 내게 ‘옅은 한글사랑’이 운명적 인가? 이런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글을 사랑하는 ‘한글문화연대’>

공무원 퇴직 후 여러 사회단체에 참여 하던 중 2002년경 어느 일간신문 사회면에 음식물 절약에 관한 기사의 필자 직함이 ‘한글문화연대 부대표’라 적혀있어 ‘한글문화연대’란 단체가 무엇을 하는 곳 인가 알아보니 2000년 2월에 발족한 순수 민간단체로 그 목적이 우리말을 아름답게 가꾸고, 우리말 글 살이의 잘못된 점을 바르게 바꾸며, 세계화의 거센 물결에서 잃어가는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찾고,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독창적인 한글문화를 일구고자 활동한다는 것이었다.
‘한글문화연대’는 우리말글 사랑이 남다르고, 열정적인 봉사정신이 대단한 몇몇 분에 의하여 순수한 민간단체로 출발한 이래 그의 활동을 간추려보면 △각종 토론회(예-영어 몰입정책, 국가경쟁력 좀먹는다)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을 기념해 언어정책에 관한 국제회의 개최 △강연 매년 2~3회 △우리말 글 잔치 - 매년 △한글 맞춤법교실 운영 - 매년 △바른말ㆍ고운말ㆍ쉬운말 표어공모 시상 - 매년 △한글문화 기행 - 세종대왕 능(여주) 매년 △우리말 가꿈이 ‘대학생 동아리’ 상시 지원 △우리말 감시단 상시 운영 △우리말 사랑꾼ㆍ해침꾼 선정 매년 발표 △한글날 기념행사 △걷기대회 : 경복궁(한글창제 산실), 세종대왕 나신 곳, 주시경 선생 생가터, 한글학회 등 △한글 옷맵시 자랑 : ‘한글 옷이 날개다’ 광화문 세종대왕동상 앞 △그 외에 우리말 글 훼손 시책에 대한 항의성명 발표ㆍ시위 등
이와 같이 우리말 글 문화의 보존과 발전을 위하여 꼭 필요한 많은 일들을 지속적으로 해오는 것을 보면 칭찬을 넘어 존경심이 절로 우러난다. 한편 이렇게 훌륭한 일들을 하는 대부분의 일꾼들은 자원봉사자이다. 활동비 재원은 주로 회원들의 회비인데 정회원(월 1만원)이 겨우 500명 정도라 한다.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다.
‘한글문화연대’는 나라와 국민을 위한 우리의 순수하고 자랑스러운 봉사단체이다. 시민들이 이에 관심을 갖고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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