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흥 추령장승축제 … ‘장승’도 웃고 ‘우리’도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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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흥 추령장승축제 … ‘장승’도 웃고 ‘우리’도 웃고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3.11.0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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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절정기 늦어져 관광객 줄었지만 면민화합잔치…추억 속 농기구ㆍ그때 그 시절 농경사진 전시

▲생동감 넘치는 표정으로 관광객의 눈길을 끈 장승들
가을 추(秋)에 고개 령(嶺), 이름에 맞게 날씨도 꼭 가을이다. 오백색의 물이 들기 시작한 복흥 ‘추령장승촌’에서 지난달 26일 ‘복작복작’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다.
복흥면민의 어울림 잔치, 순창군민의 흥겨운 축제를 넘어 전국적인 문화축제를 향해가는 복흥 추령장승축제가 19회를 맞았다. 가을걷이를 마무리하고 풍성한 마음으로 축제장을 찾은 주민들, 익살맞은 장승을 구경하려고 손꼽아 기다려온 사람들, 이웃한 내장산의 단풍을 보러왔다 빠끔히 들러본 이들까지 한데 어우러져 볼거리와 먹거리를 함께 나눴다.
개최 시기를 앞당겨 지난해보다 관광객은 적었지만 지난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장승들과 농경문화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들로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했다.
▲장승 앞에 전시한 추억의 농경사진을 보고 있는 관광객들.
특히 이번 축제에서는 ‘추억의 사진’ 전시가 눈길을 끌었다. 못줄에 맞춰 허리 굽혀 모를 심던 그 시절 사진부터 물못자리에 모를 키우는 사진, 그리고 요즘 육묘장 모습까지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줄 당기기 바쁜 농약 치는 모습, 트랙터로 논갈이하는 모습, 못자리에 미니 하우스를 만드는 모습들까지 모두의 눈길을 모았다.
전시한 사진들 앞에는 도리깨, 절구, 홀태 등과 함께 짚 다발이 놓였다. 지금은 보기 힘들어진 추억어린 농기구들을 보며 기념사진을 찍는 이도 있고 직접 시연에 나서기도 했다. 김봉문(61ㆍ복흥 동서), 김영(69ㆍ복흥 비거), 한석주(54ㆍ복흥 하마) 씨는 농기구들 앞에서 쭈뼛쭈뼛 눈치만 보고 있는 관광객들 앞에 멋진 시범을 보였다. “아따, 보고만 있지 말고 요리 와보쇼. 사진은 요때 찍어야 제 뭐하요”라며 도리깨질을 시작한다. 두세 번 힘차게 후려치자 ‘댕강’ 도리깨가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한바탕 웃음보가 터졌다.
▲객석에서 일어나 무대 앞에서 춤을 추는 면민들.
군산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은 “절구통을 오랜만에 봤다. 할머니가 왕년의 실력을 선보이셨는데 아주 짱짱하게 잘 하시더라.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는 소감을 전했다.
친정가족들과 함께 왔다며 장승 옆에서 아이와 사진을 찍던 한소희(37ㆍ서울 동작) 씨는 “내장산에 오면서 옆의 산림박물관에도 가보고 이곳 장승축제에도 들렀다. 2년 전에도 이곳에 왔었는데 그 때보다 장승이 많아졌다. 아이도 볼거리가 많아서 좋아한다”면서 “내년에는 더 다양한 장승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아쉬움도 있었다. 시끌벅적한 축제장에서 웃음과 재미를 위해 각설이 분장을 하고 나온 진행자가 막무가내로 내뱉은 말이 몇몇 주민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웃으라고 하는 말이겠지만 무대에 서 있는 진행자가 저급한 말들을 너무 많이 써 축제의 격이 낮아지는 느낌이다”면서 “문화축제인 장승축제의 진행자를 선정하는데 내년부터는 조금 더 신중을 기했으면 좋겠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올해부터 복흥면민회가 주최한 추령장승축제는 개선할 점도 있지만 과거보다 짜임새 있는 축제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분지형 고원인 ‘복흥’을 강조하고 농산물 판매를 강화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기로 한 것은 큰 의미로 풀이된다.
행사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미진한 부분은 적극 개선해 주민들과 관광객을 적극 유치함으로써 추령장승축제를 대표 행사로 발전시키는데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유연주 축제위원장

“오늘 우리 복흥(福興)의 이름에 맞게 ‘복이 흥한’ 추령장승축제를 찾아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면민의 참여가 조금 더 많았으면 좋았겠지만 콩 수확이 한창인 때라 어쩔 수 없었다. 순창장류축제 때문에 시기를 일주일 앞당기는 바람에 지난해보다 방문객이 적었던 것 같다. 올해 부족했던 부분들을 보완해 내년에는 더욱 풍성한 축제로 만들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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