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는 앞일을 예언하는 신비로운 새, 태양의 정기를 받은 신령스러운 새라는 지칭과 달리 ‘불길한 징조’를 나타내는 새로 통한다. 제주도에서 전승되고 있는 서사무가(소설이나 설화와 같이 줄거리를 갖춘 서사 양식에 속하는 무가) ‘차사본풀이’에는 신이 하늘에서 내려와 인간의 수명을 적은 적패지(赤牌旨)를 까마귀에게 시켜 인간세계에 전달하도록 하였는데 적패지를 잃어버린 까마귀가 제 마음대로 떠들어 어른과 아이, 부모와 자식의 죽는 순서가 뒤바뀌었는데 바로 이때부터 까마귀 울음소리는 ‘흉조’로 여겨졌다고 한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까마귀 울음소리를 죽음을 나타내는 불길한 소리로 여기며 동네에서 “까악-까악” 까마귀 소리가 들리면 초상이 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요즘은 ‘길조’로 예쁨 받던 까치가 ‘미운털’이 박혀서인지 까마귀를 보며 ‘재수없다’기 보다는 신기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쉬이 모습을 볼 수 있는 새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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