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82) 창조는 경험을 변형하고 지식을 통합해 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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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82) 창조는 경험을 변형하고 지식을 통합해 내는 일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3.11.2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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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셀 루트번스타인 공저. 「생각의 탄생」

어릴 적 나는 시계나 라디오 뜯기를 좋아 하고, 목재를 이용해서 만들기를 잘 했던 소년목수(?)였는데, 지금의 목장을 하면서는 그 시절의 손재주 덕을 보며 실감하곤 한다. 그러나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해서 기타를 치고, 산을 쏘다니기도 하고, 다 방면에 관심이 있는 등 방황과 고민에 빠지기도 했던 모습은 흔들리는 나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 자주 열등감으로 살아야 했던 시절이었다.
“한 가지만 제대로 하면 밥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는 세상이다.” 취업의 좁은 문앞에 서있는 젊은이에게 우리 어른들이 던지는 말이다. 우리가 경험한 바로는 무언가 하나에 집중해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라는 근원적인 충고였다.  
그러나 이 책은 쌓여진 오래된 나의 열등감을 위로하며 미소 짓게 하였다. “지금은 한 가지만 잘 하고 알면 되는 전문가의 시대가 아니라 분야를 넘나들며 경험을 변형하고 지식을 통합하는 박식가의 시대”라고 말하고 있다. 내가 결코 ‘많이 알고, 정말 아는’ 박식가는 아니지만 적어도 다양함을 추구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았다는 말로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미래의 인재들에게 단 한 장의 보물지도로 이 책을 주저 없이 추천하겠다”는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의 추천사로 시작하여 450여쪽에 이르는 광범위한 책의 내용들은 ‘창조적 발상’에 대해서 독자에게 새로운 정신적 충격을 던져주기에 충분했다. 젊은이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이 책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스트라빈스키, 피카소, 마르셀 뒤샹, 버지니아 울프, 리처드 파인먼, 제인 구달 등 창조적 천재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한 13가지의 ‘생각도구’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창조적 천재들이 공통으로 사용한 첫 번째 ‘생각도구’는 ‘관찰’이다. 관찰은 눈으로 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청각적인 관찰이나 촉각 등 모든 감각작용이 필요하다고 한다. 적극적인 관찰을 말한다. 다음은 사물의 모습을 상상 속에서 먼저 그려보는 ‘형상화’이고, 모든 복잡한 체계에서 한 가지 특징만 잡아내는 ‘추상화’, 미리 예상해보는 ‘패턴 인식’과 ‘패턴 형성’, 복잡한 현상들 사이에서 기능적 유사성이나 내적 관련성을 알아내기 위한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연구하는 옥수수의 유전자가 되어버릴 정도의 ‘감정이입’, 공간을 입체적으로 생각하고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거나 변경하는 등의 ‘차원적 사고’, 실제를 축약하고 차원을 달리 표현해보는 ‘모형 만들기’, 일을 놀이처럼 가지고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놀이’, 여러 가지 생각도구들을 동시에 사용하여 작용하게 하여 ‘변형’하고 마지막으로는 최고의 상태에 이른 종합지적인 사고의 모습으로 ‘통합’이라고 ‘생각도구’들을 설명하고 있다.
문학, 수학, 과학, 역사, 음악, 미술 등 과목을 철저하게 분리하고, 의사전달과 분석에만 치우치며, 이해가 아니라 외워서 알게 되는 오늘날의 교육방식이 창조적 사고를 방해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논리와 이성이 아니라 상상력과 직관이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힘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오히려 “모든 학문분야에서 창조적 사고와 표현은 직관과 감정에서 비롯된다”고 말하고 있다. 더구나 “창조적 상상력의 기반이 되는 느낌과 감정과 직관의 사용법을 배워야 하는 것은 절대적인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거꾸로 그림을 듣고 음악을 보고, 마음의 눈으로 관찰하고 상상하여 머릿속으로는 형상을 그리며 모형을 만들고 유추하여 통합적 통찰을 얻는 창조적 천재들의 이야기가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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