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반성한다 그의 뜻을 따르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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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반성한다 그의 뜻을 따르지 못해서!
  • 우기철 독자
  • 승인 2014.01.0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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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호인’을 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로 태어난 배경을 그린 영화 ‘변호인’이 열풍이다. 개봉 12일 만인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5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대박을 터트린 다른 영화와 달리 동 시대를 풍미했던 40~50대가 대거 영화관을 찾았다는 소식이다.
가난을 타파하기 위해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돈을 벌기 위해 법무사 영역인 등기일을 주로 했던 1980년대 초 백 없고 돈 없고 가방 끈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 송변). 이 속물변호사가 간첩조작사건인 ‘부림사건’의 한 피해자를 변호하면서 인권변호사로 태어난 과정을 그린다.
과거의 빚을 갚으려 무전취식을 했던 돼지국밥집을 찾은 인간적인 송변. 고문 형사를 향해 대한민국 헌법1조 1항 ‘이 나라의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곧 ‘국민이 국가다’라고 열변을 토하는 송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재판을 받는 송변을 위해 부산지역 변호사 147명중 99명이 변호인으로 나서는 장면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연설이 귓가를 맴돌며 나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른다.
2002년 그는 “조선건국 이래로 600년 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서 권력을 한 번도 바꾸어 보지 못했다.(중략)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그 어떤 부정이 저질러져도 그 어떤 불의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척하고 고개 숙이고 외면했어요. 눈감고 귀 막고 비굴한 삶을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부지하면서 밥이라도 먹고 살 수 있었던 우리 600년 역사.(중략) 80년대 시위하다 감옥 간 우리의 정의롭고 혈기 넘치는 우리 젊은 아이들에게 우리의 어머니들이 간곡히 타일렀던 그들의 가훈 역시 ‘야 이놈아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고만둬라 너는 뒤로 빠져라’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 번 쟁취하는 우리의 역사가 이루어져야 만이 이제야 비로소 ‘우리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얘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했다.
처음부터 정의를 외치는 이는 찾기 어렵다.
11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비굴한 역사는 청산이 되었는지, 권력은 쟁취했는지, 자라나는 우리 아들과 딸들과 혈기 넘치는 청년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말하고 불의에 맞설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었는지 우리 모두는 되돌아봐야 한다. 나는 반성한다. 그의 뜻을 따르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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