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85) 선거 여론 조작, 어~! 우리의 민주주의에 문제가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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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85) 선거 여론 조작, 어~! 우리의 민주주의에 문제가 있었네!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4.01.0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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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글 이근용, 그림 주경훈 「(만화)존 로크의 정부론」

새해 첫날, 아침 해가 뜰 무렵 울리는 마을 방송 소리에 약간의 떨림이 있다. 새로 선출된 이장님의 처음 방송이어서 긴장이 묻어나는 탓이다. 문득 연속 긴장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이십 오년이 지난 나의 총각이장 시절이 생각났다. 마을 일지를 기록하고, 방송문을 작성해서 공지하고, 마을 사람들께 항상 친절하고자 했으나 부족함은 너무나 많았다. 그런데 당시의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쳐야 했던 노태우 정권시절에 마음의 상처로 지금까지 남아있는 가장 큰 아픔이자 지금까지 불쾌한 감정은 ‘국가가 국민의 마음을 이렇게나 불편하게 할 수가 있는가?’라는 지속된 불편함이었다.
서울대학교 교수들이 선정해 만화로 엮어놓은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 할 동서양 고전 50권’의 하나인 이 책 존 로크의 ‘정부론’은 근대 민주주의가 시작된 영국의 역사적 배경과 함께 왕의 권력은 신이 부여한 것이 아니라 자연 상태에서 인간 모두는 평등하고 자유로운 존재임을 보여주고 권력을 위임받은 정부는 그러므로 어떻게 정부를 운영해야 하는지 말해주는 근대 시민국가의 이론적 바탕이 되는 교과서와 같은 책이다.
영국 역사에는 우리 대통령이 멘토로 삼는다는 철의 여인 대처수상 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았던 엘리자베스 여왕도 있었다. 거의 모든 나라의 헌법에 영향을 주었던 300년 전의 정치사상가인 로크는 미국의 독립선언서와 프랑스의 인권선언서에, 미국의 헌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우리의 헌법에도 뿌리가 되고 있는 사상과 이론이었음도 보여주고 있었다.
로크의 주장과 사상은 사유재산에 대한 지나친 옹호론으로 부의 불평등을 인정함으로써 결국 사회불안 요소가 될 수 있음을 간과했고, 이성이 자신의 욕심을 통제 할 수 있다고 믿었으며, 지나친 다수결원칙을 강조한 점, 자유주의의 창시자라고 불 릴 만큼 오늘날의 신자유주의(원래의 자유주의로 돌아가자는 주의)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등 부정적인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이기적인 마음과 욕심으로 평화가 위협될 수 있으므로 모든 사람이 인정 할 수 있는 권력을 누군가에게 부여하면서 사회가 만들어졌고, 거기에서 갖게 되는 권력은 일시적인 것이며, 오로지 권력은 사람들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한다는 민주정치의 큰 틀을 만들어준 역사적인 사상이다.
그런데 위임받은 정부가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권력을 남용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로크가 마지막에 준비해놓은 답은 그럴 경우에 ‘국민의 저항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헌법 제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인용한 영화 ‘변호인’의 외침은 그래서 더욱 가슴을 울리는지 모른다.
책의 마무리에서 엮은이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문제의 힌트 하나를 독자에게 알려준다. “이제는 소수의 집단이 여론을 조작할 능력만 있으면 무엇이든 가능한 ‘민주적 전제정치’가 가능해 졌다”는 것이다. 정치보다는 경제에 관심을 집중하고, 정치가 오로지 경제를 위해 존재하게 되며, 권력을 독점하도록 허용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 - “다수결 원리를 사회기본 원리로 생각하고 있는 우리는 여론이 다수결과 느낌이 다르지 않게 되면서 비록 조작된 여론에  대해서도 관대해져 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국민의 마음을 이렇게도 불편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촌부의 생각은 진행 중이다. 걱정의 태산위로 떠오르는 새해의 태양은 무심한지 발걸음이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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