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을 헤치며
먼 길을 돌아왔건만
한 줄기 비속에
흔적이 사라져 버리니
아쉬움만이 자리하네.
하루하루를 일과 씨름하며
혼돈 속에 매달려 살고 있으니
어느새 겨울은 사라지는 것 같고
오늘은 우두커니 비를 맞고 있으니
저 멀리서 안개만이 피어오르는구나.
무얼 기다리며 사는지
험난한 길을 넘어지고 다치고 피가 나와도
다시 일어나 굳건하게 걸어가는 나
바보처럼 나도 나를 모르는 체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구나.
그렇게 세월은 소리 없이 가겠지
그러다 지치고 병들어 늙으면
기다림 속에 아쉬움만이 나를 기다리며
저 먼 곳에서 안개처럼 손짓하겠지.
끝없는 기다림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느끼는 것 보다
무언가를 위함에 열심히 뛰었고
마음으로 느끼는 기다림의 충족이
나에게서의 진정한 기다림이 아닐까?
시 : 양귀섭(순창우체국 근무)
저작권자 © 열린순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