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환 향우, 전북문학상 산문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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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환 향우, 전북문학상 산문부문 수상
  • 남융희 기자
  • 승인 2014.01.0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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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 문예사ㆍ출판사 경영…‘한강 이남 미디어그룹회장’,부인 이름 딴 ‘황의순문학상’ 제정 수필부문 8년째 지원

구림면 남정마을 출신 서정환(75ㆍ전주시ㆍ사진) 향우가 전북문인협회(회장 정군수)가 주최하는 ‘제25회 전북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강 이남의 미디어그룹 회장’으로 불리는 서정환 향우는 전주에서 신아문예사와 신아출판사를 운영하며 전북의 출판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지금은 폐간되었지만 전국 일간 신문이었던 ‘신아일보’ 창간에 참여한 인연으로 지난 1970년 신아문예사를 설립한 그는 1984년 신아출판사도 설립하여 현재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신아출판사는 소년문학, 수필과 비평, 좋은 수필, 월간 시, 문예연구, 다빈치, 계간 문예, 격월간 여행작가, 반년간 표현 등을 출판하고 있다. 또 고인이 된 부인의 이름을 딴 ‘황의순 문학상’을 제정 지난해까지 8회째 수상자를 선정ㆍ지원하는 등 지역문화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서 대표는 “늘 문학 소녀였다”고 부인을 소개하며 “1963-4년도 무렵 언론을 통해 왕성한 활동을 했던 부인이 나와 결혼하면서 여러 사정으로 글을 쓰기 어렵게 되었다. 고생을 참 많이 시켰다”고 회고했다.
신아 문예사와 출판사를 통해 2500여종의 단행본을 출판해온 서 대표는 197-80년대의 열악한 출판 환경을 떠올리듯 “필경이라고… 납을 먹인 원지에 철필로 글씨를 써서 등사판에 걸고 잉크 묻힌 로라(롤러, roller)로 문질려 등사해서 책을 만들기도 하고, 철판으로 프린터해서 만들고… 요즘 사람들은 그때 프린터를 요즘 컴퓨터 프린터로 생각하는데… 지금은 없어져 버렸으니까” 복사기가 발명되기 전의 책 만든 과정을 설명했다. “그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열심히 일해서 하나씩 기계를 장만해서 오늘날의 신아문예사와 신아출판사를 세웠다”는 서 대표는 “완판본의 고장 전라북도 전주가 실제로는 출판의 고장”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서 대표는 “조선 숙종 때 열녀수절 춘향가라던가 전라도 사투리로 쓴 국문(언문)소설 들이 이곳 전주에서 목판으로 인쇄되어 보급됐다는 기록이 있다. ‘유충렬전’이니 먼 전이니 하는 것들이 모두 전주에서 보급됐다”며 “세종대왕이 반포한 한글을 양반들은 언문이라고 천대하며 백성들이 깨어나질 못하게 했으나 당시 전주에서는 우리 한글 소설을 완판본으로 보급했다. 서민들에게 문화를 접하게 하고 문화를 일반화 시키는데 전주에서 발행한 완판본이 많은 역할을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서 대표는 “관판본이라고 당시 관청에서 찍은 책들은 모두 한자로 되어 있고 한글로 찍어낸 것은 없었다. 그렇게 국문으로 보급된 것이니 실제로 전주가 완판본의 고장이고 출판의 본 고장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이다”며 “인쇄박물관이라고 하면 청주에 있는 고인쇄 박물관을 견학 다니는 현실이 아쉽다. 거기는 흥덕사 사지에서 ‘직지심체요절’이라고 하는 것을 찍었다고 인쇄의 본 고장이라며 고인쇄 박물관을 국립으로 승격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한 후 “우리 전북에는 ‘완판본 문화관’이 있으나 그냥 기와집만 지어 놓고 있으니 거기다 누가 와서 뭣을 합니까. 제대로 만들어서 실제로 서민들에게 문화를 보급하는 큰일을 한 출판의 고장 전주가 잊히지 않고 묻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글을 쓴다고 하는 문인들이 등단하면 노력하지 않고 안주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고 지적한 서 대표는 “글이나 다른 것도 마찬가지지만 전북사람들은 진취적으로 도전하는 것이 부족하다. 글을 많이 쓰고 철저하게 들어가서 무엇인가를 근성 있게 해봐야 한다”고 권했다.
역사문화학회와 공동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문화’를 발굴하고 연구하여 책으로 발간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서 대표는 “지역을 찾아다니며 향토사와 관련된 분야를 집중적으로 재조명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일들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제25회 전북문학상 산문 부문은 서정환 대표가, 운문부문에는 김계식ㆍ이경아 시인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11일 오후 4시 완산구청 대강당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창작지원금 200만원이 지원된다.       

<직지심체요절> : 1372년(고려 공민왕) 승려 경한이 선(禪)의 요체를 깨닫는 데 필요한 내용을 엮은 책. 고려 주자본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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