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대 세우며 “뿌~우” 나는야 꼬꼬마 관현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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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대 세우며 “뿌~우” 나는야 꼬꼬마 관현악단!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4.01.09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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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초 방학 중 방과후학교 ‘관현악교실’, 제 키만 한 악기와 고군분투하는 아이들

▲①카메라를 피해 얼굴을 가린 쑥스러운 지범. ②눈까지 감고 테너색소폰 불기에 열중한 선우. ③정봉남 강사에게 운지법을 배우고 있는 건우(왼쪽)와 진이. ④혼자서 소프라노색소폰을 연습하는 수현. ⑤클라리넷을 불다 예림이와 장난치는 윤아. ⑥핏대를 세우며 트럼펫을 부는 예준.
옥천초등학교(교장 이동열) 인재관, 방학 중인데도 “빰빰빰빰”, “부부부부”, “빠암~” 정신없는 악기 소리가 새어나온다. 무슨 일일까?
옥천초 꿈디딤돌 ‘관현악을 통한 아름다운 마음 키우기’로 지난해부터 시작한 방과후학교 관현악 배우기가 방학 중에도 한창이다. 매주 6시간씩 관현악을 배워온 4~6학년들은 관현악의 매력에 빠져 악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지난 8일 찾은 옥천초 인재관에는 졸업하는 6학년이 빠지고 그 자리를 채울 3학년 꼬꼬마들이 제 키만 한 악기들을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빠끔히 문을 열자 선생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악기소리로 시끌벅적. 가까이 다가가니 아이들 틈에 앉아 악기소리에 묻히지 않으려 목소리를 높이는 정봉남(52ㆍ순창읍 순화) 강사의 모습이 보인다. 악기를 다루려면 각자 개인연습이 필수였기에 자유로운 연습 속에 정봉남 강사가 돌아다니며 운지법과 소리 내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1대 1로 개인강습을 하니 아이들은 쉽게 이해하고 배울 수 있었지만 정 강사는 진땀을 뺐다. 악기소리들이 커서 정 강사의 목소리도 커질 수밖에. 그래도 아이들이 흥미 있어 하고 배우려는 열정이 커서 덩달아 힘이 난다고 했다.
한쪽에서 쉬지 않고 클라리넷을 불던 이지범(4년) 학생에게 카메라를 들고 다가가자 쑥스러운 듯 이내 연습을 멈춘다. 연주할 수 있는 곡이 있느냐는 물음에 “3개밖에 연주 못해요. 음... 비공개예요”하더니 이내 손가락으로 악보를 가리킨다. ‘섬집아기’, ‘오빠생각’, ‘아기공룡 둘리’다. 바로 뒤에서 알토색소폰을 불고 있던 이예림(4년) 학생은 “클라리넷을 하다가 색소폰을 배우고 싶어서 몇 주 전부터 색소폰으로 바꿨다. 클라리넷 운지법은 어려운데 색소폰은 그래도 쉬워서 좋다. 반음 낼 때 어렵긴 하지만”이라며 “선생님처럼 멋진 연주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뿌~뿌뿌~삑!” 얼굴에 핏대를 세우며 트럼펫을 불던 최예준(3년) 학생은 “솔을 연습 중이다. 트럼펫을 배운지 이제 한 달 됐는데 아직도 ‘솔’이다. 잘 되다가 ‘삑’소리가 나버린다”면서 ‘솔’ 연습을 이어나갔다. 커다란 테너색소폰을 잡고 눈을 감은채 연습에 집중하던 김선우(3년) 학생은 “도레미파 연습을 하고 있는데 바람을 많이 불어야 해서 좀 어지러울 때도 있다. 그래도 재밌다”는 소감을 전했다.
바로 뒤에서는 이건우ㆍ배수현(4년), 박진(3년) 학생이 소프라노색소폰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박진 학생의 “다른 악기보다 이게 훨씬 어려운 것 같아요. 숨 막혀 죽겠어요”라는 말에 이에 질세라 선우의 한마디. “나도 숨 막히거든?”
아름다운 관현악 합주를 목표로 아이들과 부대끼겠다는 정봉남 강사는 “나도 북중학교를 다니면서 3학년 때 악기를 처음 접했다. 학창시절에 악기를 배워놓으면 평생 한가지의 특기를 갖게 되는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정서가 안정되고 스트레스를 푸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빨리 합주를 해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아이들이 악기를 배우는 과정이 중요하다”면서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배우는 게 빠르다. 개인 연습을 통해 실력을 쌓아가고 나중에 합주를 했을 때 앙상블이 잘 이루어진다면 아이들이 큰 보람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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