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자전거 길은 우리가 접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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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자전거 길은 우리가 접수한다’
  • 김규민 학생기자(순창고 1년)
  • 승인 2014.02.2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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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 섬진강 자전거길 여행기

▲지나는 관광객을 붙잡고 스마트폰을 건넸다. "사진 좀 찍어주세요!" 같은 포즈로 한 곳을 바라보고 있지만 모두가 다른 꿈을 꾸는 우리는 10대
동혁, 재성, 민철, 준섭, 태호, 효준, 학현, 찬혁, 그리고 나.
2014년 2월 16일 우리는 달렸다.
2주 전부터 계획한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날. 고모부의 허락을 맡고 친구들과 만난 건 읍내 더프리모 앞이었다. 아빠의 자전거, 친구의 자전거를 빌려 타고 모인 우리는 설렘과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인사를 나눴다. 마침 날씨도 화창해 우리의 여행을 돕는 것 같았고 드디어 1시, 여행은 시작됐다.
나란히 줄지어 적성을 향해 달렸다. 풍경이 멋진 화탄의 다리에 도착해 잠시 쉬는 동안 기분이 정말 날아갈 듯 좋았다. 처음 해보는 자전거 여행이어서 그런지 더욱 설렜다. 내가 살고 있는 순창에서의 여행이었지만 꼭 새로운 곳에 여행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못보고 지나쳤던,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곳들이 눈에 보였다.
잠시 쉬는 동안 숨을 고르고 다시 한참을 자전거를 타고 가다 친구 외할머니 댁에 들렀다. 길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섬진강 자전거 길을 따라 적성으로 가는 길에 대해 자세히 여쭈어 보고 다시 출발했다.
서로 장난도 치고 놀기도 하면서 신나게 달리다보니 어느새 유등 체육공원에 도착하게 됐다. 넓은 잔디밭에 서서 빙 돌아보니 정말 풍경이 아름다웠다. 구경도 잠시,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챙겨갔던 치킨을 꺼냈다. 매일닭집의 세 마리 치킨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 왔다면 힘들고 재미없었을 것 같은데 친구들과 오니 힘도 들지 않고 재미있었다. 이런 걸 보고 단합이라고 하는 걸까.
다시 달릴 준비를 하고 집에 가기 위해 자전거에 올랐다. 그런데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태호의 자전거에 펑크가 난 것이다. 우리는 가까운 마을로 향했다. 마을 어른께 자전거 여행 중에 펑크가 났다고 말씀드리자 “타이어 속에 신문지를 넣으면 임시방편이 된다”고 하셨다. 연장과 신문지를 받아 들고 열심히 고쳐보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서로 한숨을 쉬어가며 타이어와 철 사이를 벌려보려고 했지만 끝내 고치지 못하고 손을 놓고 있는데 구세주가 나타났다. 용달차를 타신 분이 읍내까지 태워주시겠다고 한 것이다. 그렇게 태호를 먼저 차에 태워 보내고 우리는 다시 여행을 시작했다. 힘들었지만 나는 ‘이런 것도 추억이지’하며 다시 열심히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한 30분을 달려 처음 출발 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서로 고생했다며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친구들과 문자메시지로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른이 되어서도 꼭 다시 자전거 여행을 하자고.
비록 소박한 여행이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니 좋았다. 친구들과 고등학생 시절 또 하나의 추억거리를 만들게 되어 뿌듯하다. 시작은 큰 계획도 없이 무작정 가자는 것이었지만 막상 다녀오고 보니 가슴 속에 꽉 찬 벅참과 추억이 남았다. 얘들아! 약속 꼭 지켜라!

▲유등에서 만난 아이와 준섭. 유등체육공원을 출발하며 찰칵. 아홉 친구들의 단체사진. 검정 바퀴 자전거를 타고 온 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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