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읍 출신 임종수 작곡가는 우리나라 수많은 가수 중 나훈아를 최고로 꼽는다. 공식 석상에서도 그를 ‘국보급 가수’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자신의 첫 히트 작품 〈고향역〉(1971년)으로 인연을 맺은 이후 1981년에는〈대동강 편지〉로 나훈아의 가요계 컴백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당시 나훈아는 영화배우 김지미와 사실혼 관계(1976~82년)였고, 정릉 김지미 자택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어느 날 나훈아가 “임 선생님, 곡 하나만 주십시오. 가사는 제가 쓰겠습니다”라고 제의했다. 그렇게 임종수 작곡, 나훈아 작사 〈아버지의 강〉이 탄생하게 된다. 임 작곡가는 나훈아와 김지미가 사는 정릉 집으로 가서 〈아버지의 강〉외 다른 곡 준비도 했는데, 나훈아는 김지미와 이혼한 후인 1984년 〈아버지의 강〉을 취입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이유인지 음반 발매는 하지 않았다(나훈아가 부른 〈아버지의 강〉은 한참 후에 발매됨).
이후 〈미스 고〉로 명성을 얻은 이태호, 신웅 등이 이 노래를 녹음(취입)했고, 칠갑산을 부른 주병선도 취입했다. 노래 좀 한다는 여러 가수가 이 노래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리고 판소리를 전공했던 강문경이 대중가수로 선회하며 임 작곡가를 찾아와 이 노래의 주인공이 되었다. 강문경은 2007년 〈아버지의 강〉을 녹음해 음반을 발매했고, 5년 동안 임종수 작곡가에게서 음악 지도를 받았다. 그때 〈당돌한 여자〉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가수 서주경이 임 작곡가의 연습실을 찾았다. 두 사람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된다. 서주경은 강문경을 만난 이후 단 한 번의 압박도 없이 생활비와 어머니의 수술비 등을 도와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