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장] 지중화공사 문제 제기, 제가 이상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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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장] 지중화공사 문제 제기, 제가 이상한가요?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1.03.2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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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고향 순창에 홀로 내려와서 산 지 두 달이 조금 넘었습니다. 지난 115일에 읍에 터를 잡았습니다.

고 학창시절, 방학 때면 거의 어김없이 순창에 내려와서 친가와 외가에서 지냈습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1년에 꼬박 두세 달은 순창에서 살았던 셈이지요. 방학이 끝나고 학교를 가면 친구들이 저를 이상하게 쳐다봤습니다. 방학 동안 못 본 사이에 제가 많이 변했다고 말입니다. 실상은 제 말투 때문이었습니다. ‘하이고~’, ‘아따~ 거시기 허네등등 서울 친구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왔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순창 사투리가 입에 벤 것이지요.

성인이 되니, 시골 농촌 사람들은 서울 말씨를 처음 들었을 때 정말 깔끔했다고, 듣기에 참 좋았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순창에 살고 계시는 분들이 서울 말씨가 세련됐다는 말씀들을 지금도 종종 하십니다.

저는 순창 말투가 좋습니다. 얼핏 억센 것 같기도 하지만, 속내엔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 동감이 진하게 배어 있습니다. 감정을 직설적으로 쏟는 것 같지만, 억양의 높낮이엔 상대에 대한 관심과 애정, 정겨움이 묻어 있습니다.

두 달 정도 살아보니 순창군 주민들은 한결같게 정말 인심 좋고, 급할 것 하나 없이 여유롭고, 모든 일들을 말없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이었습니다. 법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순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한 가지 풀리지 않는 게 있습니다. 터미널에 내려 첫 발을 뗀 순간, 인도부터가 눈과 발에 거슬렸습니다. 인도는 겨우내 천으로 덮였습니다. 겨울에 꽁꽁 얼 것을 알면서도 공사를 하며 인도를 파헤치고, 겨울이 되니 덮어 놓은 것이겠지요.

어느 날 도대체 이 공사는 언제 어떻게 끝내는지 궁금했습니다. 어디에서도 공사 현황을 알리는 안내판을 볼 수 없었습니다. 궁금함을 참다못해 많은 주민들께 직접 여쭤봤지만, 공사를 하는 업체와 일정을 정확하게 알고 계시는 분은 없었습니다.

겨울 동안 멈췄던 지중화 공사는 지난 3월초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매일같이 공사 차량들과, 어르신들과, 어린 학생들이 도로와 인도를 넘나듭니다. 제 눈에는 아슬아슬하게 보입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모든 공사는 안전제일이 가장 중요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대부분 공사 끝날 때까지 불편하고 불안해도 참아야지, 별 수 있느냐는 반응입니다. 이것조차도 인심 좋고 사람 좋은 순창군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그냥 넘겨야 하나요?

지난 19일 오후, 군청 지중화공사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공사 현장에 안내판 미설치 등 안전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문제를 처음 제기했습니다. 지난 22일부터 공사안내 현수막이 장류로 몇 곳에 걸렸습니다.

지중화 공사를 보고, ‘하이고~, 공사를 그렇게 했어 야!’ 순창 사람들이 특유의 애정 어린, 긍정의 감탄사를 터트렸으면 좋겠습니다. 문제점은 없는지,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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