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궐산, 왜 부끄러움은 주민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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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궐산, 왜 부끄러움은 주민몫인가
  • 조재웅 기자
  • 승인 2021.09.08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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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정도 휴식을 취하고 지난 주부터 <열린순창>에 다시 출근을 시작했다.

쉬는 동안 내 고향 순창은 전국적으로 꽤 유명한 곳이 된 것 같다. 엘에이치(LH)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문제로 온 국민이 분노할 때, 부군수를 지냈던 장아무개 씨가 부군수 시절 출렁다리 인근 토지 투기 의혹으로 유명세(?)를 치렀다.

여기에 최근 용궐산을 개발하며 바위에 글씨를 새겨 다시 한 번 전국에 이름을 떨치고 있다. 용궐산 자연훼손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메인기사로 뜨며 장 부군수의 투기 의혹보다 그 불씨가 더 거세게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용궐산 바위에 글씨를 새긴 문제는 지난달 20일 산() 이라는 매체에 ‘[순창 명물산행]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된 용궐산이라는 홍보기사에서 그 조짐이 보였다. 이 사업 담당 부서인 산림공원과장이 함께 용궐산을 오르며 사업을 멋들어지게 홍보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기사 댓글은 바위에 글을 새긴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주를 이뤘다.

상황이 이런데도 산림공원과 관계자는 방송에서 한석봉 글씨 한점을 구경해 본 사람이 거의 없어요. 여기에 그 글씨가 있구나해서, 우리나라 선인들도 알리고라며 다른 지역에서는 수백 년 전 조선 유학자들이 암석에 슨 글씨가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고, 용궐산 역시 후대에 명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해명을 본 다른 지역 지인은 내가 알기로 석봉체는 국가문서 표준서체고, 우리가 흔히 쓰는 한글 프로그램의 한자 기본서체도 석봉체라고 말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과장의 해명과 달리 우리는 이미 실생활에서 한석봉의 글씨체를 수없이 접하고 있다는 것이다.

잘못 알려진 사실이더라도 굳이 한석봉의 글씨체와 선인을 알리기 위해 일부 공무원 뜻대로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 잘한 일인지는 따져봐야 한다. 조용한 군 누리집 군수에게 바란다게시판이 며칠동안 이 사업 성토하는 글로 도배되는 것을 보면 따져보지 않아도 될 것 같긴 하다.

어쨌든 관광객 늘린다며 수십수백억원 들여 출렁다리 만들고 용궐산을 개발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인식만 잔뜩 심어줘 관광객이 감소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경상도에 사는 지인은 관련 기사를 본 후 너 사는 곳이 꽤 유명해졌다고 비웃었다. 군이 주민 의견을 수렴한 것도 아니고, 더구나 용궐산 인근 장군목 사업 때도 자연훼손을 지적했음에도 군의 독단으로 사업을 추진했는데 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고, 주민들의 몫인가.

이쯤 되면 책임자들은 주민, 나아가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 및 관련자 징계 등을 추진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책임져야하기 때문에 책임자 아닌가? 의회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다.

이번 사태를 보며 개인적으로는 역시나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후속 조치도 역시나가 될 것 같아 복귀하자마자 기분이 몹시 언짢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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