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초등학교(교장 김명신) 전교생, 유치원생, 학부모, 교사 등이 총출동했다. 지난 9일 오후 3시 30분 순창읍 옥천골미술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풍산초 전교생 30명과 유치원생 6명이 동화작가로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나섰다.

학생 한 명 한 명 작품과 이름이 불릴 때마다 이은회 교육장과 김명신 교장, 갈라고지원단 박재란 회장, 구준회 학부모회장 등은 학생들 품에 꽃다발을 안기며 진심으로 축하했다. 참석자들은 큰 박수와 함성으로 작가들을 격려했다.

전시회는 특별했다. 36명이 지난 늦봄부터 만들기 시작해 완성한 작품마다 환한 조명이 반짝반짝 빛났다. 동화책을 펼치면 어른들이 모르는 세상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졌다. 아동청소년들이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따뜻하고 아름다웠다.

<하경이가 들려주는 슬기로운 1학년 생활>, <임윤호 동시집>, <반딧불이 꼬꼬의 신비한 모험>, <지구가 아파요>, <꼬리에 꼬리를 문다> 등 동화책의 다양한 제목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전시회 개막 행사는 작가를 소개하고 학부모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학년 별로 진행됐다.

개막식 이후 축하 행사는 학생들이 도맡았다. 북을 치는 공연은 마치 어른들의 <난타> 공연을 보는 듯 수준이 높았다. 뒤이어 선보인 사물놀이 공연 역시 멋졌다. 특히 꽹과리를 치는 두 학생은 머리를 흔들며 흥겨움을 더했다.

축하 행사를 마친 뒤에는 동화작가를 앞세우고 작품 앞에서 가족끼리 기념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구자은(6학년) 학생의 외할머니 하은주(71) 씨는 “전주에서 작년에도 왔었고, 올해도 왔는데 올 때마다 아이들 책을 보니까 정말 좋다”면서 “동화책을 아무나 내남? 손녀가 참 기특해”라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예인 교사는 “9일부터 14일까지 전시회를 했는데, 사람들이 찾아오셔서 직접 학생 작가들에게 책 설명도 듣고 질문도 하는 작가와의 만남 시간도 운영했다”며 “가까운 옥천초, 유등초 학생들이 찾아와서 저희 아이들 작품을 보고 ‘우리도 한번 만들어 봐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교사는 “그런 반응들을 보면서 독서와 그림책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가 군내에 널리널리 퍼져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목요일에는 순창군립도서관 책동아리 ‘책비꽃비’ 회원들도 다녀가면서 “꼭 그림책 출판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전시회에 남겨놓은 방명록을 보면, 어린 작가들이 만든 그림책에서 새로운 자극과 영향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풍산초등학교는 올해 2년째 전교생 동화작가를 배출했다. 전시회에서 만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내년에도 계속 동화책 만들기를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꿈을 향해 비상하는 작가들과의 만남은 내년에도 기약한다.

다음은 학생 작가 36명의 작품(이름)이다.

▲1학년 나의 보물(오태훈) 내가 쓰는 감정사전(우지호) 나의 이야기(이승준) 하경이가 들려주는 슬기로운 1학년 생활(정하경)

▲2학년 곽소담 동시집(곽소담) 신주혁 동시집(신주혁) 임윤호 동시집(임윤호) 임진주 동시집(임진주) 신준호 동시집(신준호)

▲3ㆍ4학년 표정이 다른 삼형제(강동우) 나의 감정사전(한석희) 반딧불이 꼬꼬의 신비한 모험(강윤성) 내 친구(심동민) 나는 내 동생 지킴이(정하랑) 마을탐험가 발랑이(주하정) 행복이의 하루(황예인)

▲5학년 사과를 좋아하는 아이(강신욱) 로봇들(김동욱) 특별한 하루(김사랑) 코로나(김시우) 지구가 아파요(박건도) 수학은 쉬워요(박성현) 내가 좋아하는 건(신현수)

▲6학년 낙서(강민성) 메리크리스마스(구자은) 바선생(김강현) 제목없음(백익환) 나를 맞춰봐(서은지) 꼬리에 꼬리를 문다(지경민) 우리학교생물도감(황지인)

▲유치원생 꿈꾸는 사슴(임하준) 보물찾기(장서진) 행복한 화가(인혜원) 예쁜 꽃(구자민) 안녕! 프레드릭(임진성) 알롱달롱 나비(인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