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출신 김예진(51·풍산 두승) 씨가 제이티비시(JTBC) <히든싱어>-가수 노사연 편에 모창 가수로 출연해 진짜 가수 노사연을 꺾고 최종 우승하며 상금 2000만원을 받았다.
김 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 <히든싱어> 본방송을 순창읍내 한 주점에서 지인들과 함께 시청하면서 방송 중간중간 촬영 뒷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줬다.
<히든싱어>-가수 노사연 편은 진짜 가수와 모창 가수 다섯이 각각 모습이 보이지 않는 통 안에 숨어 오직 목소리로만 방청객들의 투표를 받아 1라운부터 4라운드까지 진행됐다. 가수 노사연은 3라운드에서 ‘가장 노사연 같지 않은 가수’로 가장 많이 선택을 받아 탈락했다. 김 씨는 4라운드에서 최고 득표를 받아 우승하며 진짜 가수 노사연을 물리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되었다.
풍산 두승 거주, 4남매 엄마
<히든싱어>-노사연 편은 노사연의 히트곡으로 1라운드 ‘만남’, 2라운드 ‘바램’, 3라운드 ‘돌고 돌아 가는 길’, 4라운드 ‘사랑’을 각각 선곡해 들려줬다.
<히든싱어> 본방송을 함께 지켜보던 친구와 선·후배 등은 김 씨의 다음 라운드 진출이 확정될 때마다 “김예진, 김예진”을 연호하면서 열광했다. 김 씨를 포함한 출연 모창 가수들은 2라운드가 끝난 후 노사연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풍산 출신으로 현재 풍산 두승리에 거주하고 있는 김 씨는 오유민·오유정·오유림·오유성 4남매를 키우면서 가수의 꿈을 키워왔다. 실제로 김 씨는 첫 정규 미니앨범 ‘걸 크러쉬’(Girl Crush·여성이 여성에게 환호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마음이나 현상)를 지난 7월 1일 발매하고 가수 예명 ‘예지니’로 활동하고 있다.
“풍산에서 태어나 23년을 살았죠. 제가 일 때문에 순창을 왔다 갔다 하는데, 지금도 딸 둘과 아들 둘, 네 명은 순창읍에서 살고 있어요. 제가 원래 순창에서 노래 강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보건의료원에서 주관하는 노인실천건강 프로그램 노래 강사로 11개 읍·면을 모두 돌아다녔어요. 그때가 2000년도 이전이니까 꽤 오래 됐죠.”
김 씨는 느지막이 발매한 데뷔 앨범 이야기를 꺼내며 얼마 전 돌아가신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전했다.
“노래를 부르면서 제가 너무 힘들었어요. 모든 게 무급이다 보니까, 회사도 중단하고 지난해 9월부터 엄마 병간호를 도맡았어요. 금전적인 부분 때문에 정말 힘들었는데 엄마 앞에서 데뷔 앨범의 노래를 불러드릴 때 가슴이 찢어지는 거예요. 엄마가 누워서 아무 것도 못하시지만 정신은 살아 있으셨어요. 풍산집에서 병간호를 하고 있는데, 아는 동생이 빨리 녹음을 하자고 그러는 거예요. 큰딸한테 병간호를 맡기고, 당일치기로 부산에서 녹음하고 왔어요.”
김 씨는 2집도 미리 준비하고 있다. 특히 ‘구두’라는 노래는 엄마를 위한 내용이다.
“‘엄마 힘내! 막내가 있잖아’ 하면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엄마가 이제 돌아가셨지만 ‘구두’ 가사에 구두를 사서 엄마 앞에 드려야 되는 내용이 있어요. 구두가 엄마를 지켜준다는 그런 내용이요.”
“예진이가 유명가수 되었으면”
김 씨는 <히든싱어>에 얼굴이 공개되자마자 ‘바램 노사연’으로 불렸다. 본방송 이틀 전인 10월 26일 김 씨는 <히든싱어>-노사연 편 우승자 자격으로 모두 12명이 경쟁하는 <히든싱어>-왕중왕전 녹화를 마쳤다.
왕중왕전 녹화 현장에 동행했던 한 친구는 “예진이는 효심도 지극하고, 아이들도 잘 키웠고, 노래 음색도 정말 멋지다”면서 “이번 히든싱어를 계기로 예진이가 유명한 가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진짜 ‘바람’을 전했다.
예지니의 첫 미니앨범 ‘걸 크러쉬’에는 ‘사랑의 거울’과 ‘모르게’ 두 곡이 담겼다. 두 곡 모두 신나는 트로트 곡으로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