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웅]겨울은 이제 시작이다
상태바
[조재웅]겨울은 이제 시작이다
  • 조재웅 기자
  • 승인 2023.12.19 1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며칠 전부터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졌다.

겨울인데도 이상기후 탓인지 따뜻한 날씨가 며칠 이어지더니 갑작스레 전국적으로 한파가 몰아닥쳤다. 이제 12월 중순이니 겨울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 같다.

고창인 순정축협조합장의 해임안 투표가 지난 18일 부결됐다. 2284명의 선거인수 가운데 약 84.3%1926명의 조합원이 투표에 참여하며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이 가운데 해임 찬성이 1026표로 반대인 899표보다 127표 많았지만, “조합원 과반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하고, 투표 참여자 중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는 조금 이해하기 힘든 규정에 따라 투표자 가운데 과반이 해임에 찬성했음에도 고 조합장은 직을 유지하게 됐다.

사실, 이 문제는 해임안 투표가 필요한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전국적인 뉴스와 시사프로그램 등에서 다뤄질 만큼 고 조합장의 직원에 대한 상습적으로 보이는 폭행과 폭언은 큰 문제가 되는 사안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스스로 사죄와 함께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 조합장은 자신이 폭행과 폭언을 저지른 직원이 아닌 조합원들에게 판단 받겠다는 핑계를 대며 사퇴는커녕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았고 해임안 투표 결과는 고 조합장의 직의 유지로 결정됐다. 피해자는 사과도 받지 못한 채, 용서하지 않았는데 관계없는 이들이 조합장을 용서해준 꼴이다.

이것이 지역의 수준이고 민낯이다. 내 이익만을 따져가며 의사를 결정한다. 자신의 이익을 따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내 이익을 챙기려는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이들이 생긴다면 그것이 옳은 일일까.

조합장을 비호하는 이들이 순창에도 많았다. 현 사회단체장과 특정 협동조합의 전 조합장 등이 해임안 투표에 반대해달라고 조합원들을 회유한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이 특정 협동조합의 전 조합장은 최근 요직을 맡는 것이 결정되며 해임안 투표에 반대해달라고 회유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변에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조합장을 비호하고 해임안에 반대한 이들에게 어떤 이유로 조합장을 비호하고 해임에 반대하는지 무척 궁금하다.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판단이었을까? 답변해줄 수 있는 이는 언제든 <열린순창>에 답변을 해주면 좋겠다.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고 조합장은 직원 폭행과 강요죄 등으로 복수 직원으로부터 고발을 당한 상태이기에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여기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또 이번 해임안 투표에서 찬성이 과반을 넘었기 때문에 직을 유지하더라도 축협 운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 투표에서 조합원 과반 이상과 직원들로부터 신임을 얻지 못하는 조합장이 운영하는 조합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아 보인다. 조합의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번 투표 결과를 보고 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니 조합원이 결정한 만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일컫는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은 사익이 아닌 조합원 모두의 공익과 올바른 길을 추구하는 조합원이다.

겨울은 이제 시작이다. 순정축협의 겨울도 이제 시작일 것 같다. 계절은 시간이 가면 바뀌어 봄이 온다지만, 순정축협의 봄은 고 조합장의 현명한 결단이 있어야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