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농부] 로컬푸드 주역 3인 김정숙 김봉순 강승원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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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농부] 로컬푸드 주역 3인 김정숙 김봉순 강승원 대담
  • 구준회 객원기자
  • 승인 2024.01.0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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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무농약 송화버섯), 김봉순(캠벨포도), 강승원(무농약 상추) 농가

'열린순창'-순창친환경연합(영) 신년특집기획
다가올 '순창군 먹거리 선순환시대' 준비 군내 중.소 농민 소개

<열린순창>은 순창친환경연합영농조합법인과 함께 곧 다가올 순창군 먹거리 선순환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지역의 중·소 농민들을 소개하는 특집기획을 준비하였습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김정숙 농가(무농약 송화버섯), 김봉순 농가(캠벨포도), 강승원 농가(무농약 상추)를 만났습니다. 이 세 명의 농민들은 순창농협 로컬푸드출하회 임원들이기도 합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1편으로 소개합니다. 앞으로 이어질 순창 농민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김봉순 농가(캠벨포도), 김정숙 농가(무농약 송화버섯), 강승원 노가(무농약 상추)

 

지금의 농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김정숙(버섯) : “오래전부터 장을 담가 먹었는데 장에 표고버섯을 넣으면 풍미가 더 좋아 늘 버섯을 사서 넣었어요. 어느 날 직접 재배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참나무 원목표고를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재배기술이 없어 버섯재배 기술을 가르쳐주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찾아다녔어요. 사업을 하면서 동시에 원목 20톤을 들여서 재배를 했는데 첫 버섯이 나왔을 때는 너무 예뻐서 반했어요. 그런데 원목으로 재배를 하다 보니 버섯이 나오는데 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더라고요(거의 1). 여름에는 수확이 없고요. 그래서 틈새시장을 찾으면서 배지로 재배하는 버섯(참아람)을 접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재배여건이 맞지 않아서 실패했어요. 그러다가 농업기술센터에서 시설로 재배하는 추제2(표고버섯의 일종) 교육에 참가하면서 지금의 송화버섯 재배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김봉순(포도) : “결혼하면서 농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벌써 농사경력 40년이네요. 지금의 포도농사를 시작하기 전 25년 정도는 고추, 배추, 마늘, 매실 등 복합영농을 했어요. 포도농사는 15년째입니다. 제가 재배하는 포도 종은 캠벨리어라는 종인데, 남원에는 브랜드가 있어요. 순창에는 최근에서야 포도연구회가 만들어졌어요. 15년 전 포도농사를 시작할 때 시설을 만들어야 하는데 보조가 없어서 자비로 연동시설을 지었어요 그런데 2012년에 볼라벤 태풍으로 6연동 재배시설이 다 망가졌어요. 그때 다시 지은 간이시설로 지금까지 재배를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재배기술을 배우기 위해 남원으로 찾아다녔어요.”

 

강승원(상추) : “2017년에 농사를 목적으로 고향인 순창으로 귀농했어요. 그런데 부모님의 반대로 직장생활을 했어요. 5년 정도 회사생활을 하는데 아버님의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농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상추를 재배하기 시작했던 것은 같이 일하던 분이 상추 얘기를 하는데, 이상하게 상추에 매료가 되어서 무턱대고 상추농사를 시작했어요. 상추농사가 좋은 점이 초기자본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거에요. 실패를 해도 빨리 복구가 가능한 작물이죠. 처음에는 토경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수경재배로 하고 있어요.”

 

농사하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면요?

김정숙 : “처음에는 송화버섯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어요. 2020년 하나로마트 로컬푸드직매장이 생기면서 매일아침 냈는데 하나도 안 팔려서 그대로 갖고 오기를 반복했어요. 제대로 값을 받으려면 1팩에 만원은 받아야 하는데 7천원, 5천원, 2천원으로 값을 내리니깐 조금씩 먹어보는 사람이 생기더니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알려졌어요. 알려지기까지 3년이 걸렸어요. 평소에는 알리기 위해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명절에 상품화하여 제값을 받는데 명절에는 배지 구하기가 어려워서 힘들어요.”

김정숙 농가(무농약 송화버섯)

 

김봉순 : “1번의 태풍(볼라벤)2번의 물난리(수해)를 겪으면서 너무 힘들었어요. 군청과 이웃들이 도와줘서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고마워요. 보통 나무들이 물속에 몇 일간 잠겨있으면 살아나지 못하는데, 우리 농장 포도나무들은 죽지 않고 살아줘서 너무 고마워요. 그 밖에 힘든 것은 풍년이 되면 가격이 하락하고, 가격이 좋을 때는 수확량이 적다는 것이에요. 그래도 로컬푸드 매장과 직거래를 통해 소비자가 늘어나서 가격은 크게 변동없이 판매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강승원 : “장마, 일조량 부족, 무더위 때문에 점점 농사 환경이 받쳐주지 않을 때 가장 힘들었어요. 기후위기라고 하는데 농사꾼에게는 더욱 그런 것 같아요. 수경재배로 변경하면서 처음에는 유럽채소를 재배했어요. 그런데 꼭 수확할 때쯤 되면 이파리 끝이 까맣게 타는 현상이 생겼어요. 아무리 수소문을 해봐도 원인을 못 찾겠더라고요. 그래서 큰 마음먹고 시작했던 농사인 유럽채소 농사를 포기했어요. 그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소비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김정숙 : “많은 사람들이 안전한 먹거리’, ‘유기농을 말하면서도 눈으로 봐서 못난 것은 구매를 하지 않아요. 솔직히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면 눈에 좋은 것을 만들 수가 없어요. 소비자들이 그런 점을 알아주고 구매를 해주면 좋겠어요.”

김봉순 : “농사짓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아요. 그만큼 정성이 들어간다는 뜻이죠. 소비자들이 농민들의 그런 정성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농민과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매장인 로컬푸드를 많이 이용해주었으면 좋겠어요.”

김봉순 농가(캠벨 포도)

 

강승원 : “쌀 한 톨이 만들어지기 위해서 농부의 손이 백번 가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농사는 농민의 정성이 정말 많이 필요해요. 그만큼 힘든 일이지만, 우리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소비자들이 농부의 이런 마음을 알아주시고, 믿고 맛있게 드셔 주었으면 좋겠어요.”

 

농민이 행복한 순창군을 위해 지자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김정숙 : 농민들은 농사만 열심히 지을 수 있도록 지자체가 판로 개척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농민은 농사 전문가가 되어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집중해야죠. 100% 수매제로 갈 수는 없겠지만 순창 내에서 순창산 농산물이 최대한 사용될 수 있도록 경로당 같은 곳에 공급하고 도시권에도 판로를 확대하도록 노력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버섯생산농가 입장에서는 표고버섯도 순창군 10대작물에 포함시켜서 다른 농산물들처럼 지원도 해주고 연구사나 지도사를 배치해서 기술지도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랬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강승원 : 가격이 안정되도록 정책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상추는 특히 가격 등락폭이 너무 심해요. 월급제처럼 될 수는 없겠지만 최저가격보장제도 같은게 있어서 가격이 안 좋을 때도 어느 정도 기본 가격이 보장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순창군에도 산지 유통센터가 건립되어서 조건에 맞는 농가들의 농산물 가져다가 유통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농협 쌀 수매하여 판매하듯이요.

강승원 농가(무농약 상추)
강승원 농가(무농약 상추)

 

김봉순 : 군에서 순창농산물 홍보를 위해 더 많이 노력해줬으면 좋겠어요. 지난번에 청양군에 견학 가보니 대전 유성구에 청양군 로컬푸드 직매장을 내서 판매하고 있더라고요. 순창군도 광주같은 대도시에 직매장을 내서 운영하면 순창농민들의 소득이 많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농민들이 판로 걱정없이 마음놓고 농사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오며

순창군은 20231121순창군 먹거리보장 기본조례가 의회에서 심의·의결되어 공포를 앞두고 있습니다. ‘먹거리보장 기본조례가 시행되면 순창군 푸드플랜(먹거리종합계획)의 영향으로 지역 먹거리가 선순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 가공식품 등이 순창군 내에서 우선 소비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입니다.

현재는 일부 순창산 친환경농산물이 학교급식에서 사용되거나, 일부 친환경쌀이 식당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농산물이 로컬푸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순창군 푸드플랜이 본격 시행되면 이제는 일부가 아닌 다수의 순창산 농산물과 가공식품이 학교급식은 물론 어린이집, 유치원, 복지관, 병의원, 요양원, 경로당, 관공서, 외식업체, 가공식품공장 등으로 공급되어 사용될 것입니다. 그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순창에서 다양한 농산물이 생산되어야 합니다.

지역 농산물이 지역에서 선순환된다는 것은 단순히 먹거리의 생산과 소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순창군에서는 가정, 식당, 가공 등 연간 약 900억 원 이상의 먹거리 소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순창군 먹거리 종합전략 수립 연구용역 참고). 먹거리 선순환은 900억 원 가량의 경제적 효과가 지역에 머무는 지역경제 순환 효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순창 농민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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