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웅]축협 피해 직원들의 일상회복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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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웅]축협 피해 직원들의 일상회복을 바라며
  • 조재웅 기자
  • 승인 2024.04.02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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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지난 2일 고창인 조합장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 227일 있었던 고 조합장의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재판 예정시간인 오전 10시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남원지원에 갔었다.

많은 언론에서 주목하고 있는 사건이었고, 주민의 관심도 높아서인지 재판 시작 전인데도 이미 많은 사람이 법정 밖에 서 있었다.

시간에 맞춰 법정에 들어가려고 하니 법원 관계자가 이미 모두 차버려 들어갈 수가 없다고 제지해 재판을 보지 못한 채 발을 돌려야 했다. 이날 검찰은 고 조합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지난 2, 고 조합장의 선고 재판이 오전 950분으로 예정됐다. 지난 번 재판을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던 것을 떠올리며 조금 더 서둘러 법원으로 향했고, 910분경 법원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도 이미 법정 앞은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온 방청객과 취재진이 줄을 서서 입장을 대기하고 있었다. 그래도 일찍 도착해서인지 7~8번째에는 줄을 설 수 있었다.

줄을 서 있는데 앞쪽에서 고 조합장의 재판을 보기 위해 온 것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늦게 온 지인을 자신이 있는 줄로 불렀고, 뒤 이어 다른 지인이 오자 또 자기 앞쪽으로 줄을 세우려고 했다.

방청석도 한정되어 있는데 줄을 스셔야지 앞으로 다들 가시면 뒤에 못 들어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냐고 하자 앞쪽으로 가려던 한 사람이 다시 뒤로가 줄을 섰다.

잠시 후, 법원 관계자가 방청석이 한정되어 있고, 피고인과 변호사 등의 좌석을 빼면 앞에서부터 15명만 들어갈 수 있다고 안내했다.

9번째에 기다리고 있었기에 이번에는 재판을 방청할 수 있었다. 재판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법원도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이 고 조합장의 선고 재판 때문이라고 판단했는지 고 조합장의 선고를 가장 먼저 했다.

판사는 고 조합장의 죄질이 다른 주취 폭력보다 좋지 않은 점 피해자가 엄벌을 원하는 점 피해자가 계속 고통 받고 있는 점 사건 발생 후 조합장뿐 아니라 조합장과 그 주변인 등이 피해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전화나 문자, 방문하며 스토킹 혐의가 있는 점 첫 조합장에 당선된 후 위탁선거법을 위반했음에도 80만원 벌금형을 받아 직을 유지하게 해줬고, 재선이라는 선물을 받았음에도 권력을 이용해 죄를 지은 점 등을 근거로 집행유예는 합당하지 않다는 취지로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고 조합장의 선고가 끝나고 재판장을 바로 빠져나와 가장 먼저 떠올랐던 사람은 폭행사건의 피해자였다. 누구보다 재판 결과를 노심초사하며 기다렸을 거라고 생각해 바로 전화해 결과를 알렸더니 집행유예가 아니라 다행이지만 형량이 조금 아쉽다고 했다.

전화를 끊은 후 생각해보니 고 조합장에게 어떤 무거운 형벌이 내려지더라도 피해자와 그 가족 등이 받은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이런 죄를 지었음에도 여전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고 조합장을 추종하는 이들이 있다면 피해자들에게 더 큰 상처가 될 것이다.

고 조합장과 검찰이 항소를 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이제 피해자도 앞을 보며 발을 내딛어야 한다.

피해자와 그 가족 등이 상처를 잘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길 바라며, 지역에서 쉽지 않은 권력자와의 싸움에 용기 내어 준 것에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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