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초 살리기 추진위, ‘해남 북일마을’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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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초 살리기 추진위, ‘해남 북일마을’ 탐방기
  • 장승철 교장
  • 승인 2023.09.06 0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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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위기에서 전교생 50명으로 늘어난 해남 북일초등학교
적성초 등대지기 교장 장승철
적성면 주민자치위원회는 해남군 북일면과 자매결연을 맺고 작은학교살리기를 추진하고 있다.

오랜만에 적성면 주민자치위원회 김진국 간사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교장선생님, 우리 주민자치위원회에서 822일에 해남 북일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을 건데 교장선생님도 같이 가시죠?”

~. . 작은 학교를 살리는 일에 애써주시는데 당연히 학교 대표로 참여해야죠!”

 

지역을 대표하는 주민들 총출동

인구 절벽의 시대. 그 낭떠러지 끝에 있던 적성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해 적성초살리기추진위원회 및 적성면 주민자치위원회 그리고 면민회 등 모든 적성면의 주민과 기관이 하나 되어 열심히 노력한 끝에 올해 겨우 한숨을 돌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어찌 보면 순창군에서는 순창초와 순창중앙초를 제외하고 모든 학교들이 이 인구 절벽의 낭떠러지를 향해 조금씩 떠밀려 가고 있다고 해야 할 지경이다.

이처럼 순창의 모든 면이 다 학교살리기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발 벗고 나서 학교를 살리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우리 적성면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더 적극적인 자세로 다른 지역의 우수 사례를 들어보고 그 지역과 자매결연을 맺겠다고 하는 이 중요한 일에 그 주체인 학교를 대표하여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아침 일찍 출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사에서 일어나 서둘러 주민자치센터로 나갔다. 대형버스에 하나둘씩 탑승을 하는데 면민회장님도 보이고, 주민자치위원장님도 보이고, 적성초살리기추진위원장님도 함께 버스에 탑승했다. 몇 명 되지 않는 자그마한 적성초 하나 살려보겠다고 이렇게 지역을 대표하시는 분들이 총출동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감격과 감사함이 밀려왔다.

전남 해남까지는 꽤 먼 길이었다. 하지만 간사님의 재치있는 이야기와, 함께 하신 분들의 소개와 소감을 들으니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한마음으로 똘똘 뭉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학교가 살아야 마을이 살아납니다

두 시간이 넘게 버스를 타고 가서 전남 해남의 북일마을 주민자치센터에 도착했다. 북일마을 주민들이 준비한 영상을 시청하고 몇 가지 질의응답을 가진 후에 곧바로 자매결연식을 가졌다. 북일마을도 인구가 급감하면서 학교가 폐교 위기를 맞이할뻔한 곳이었다.

개교 100주년을 계기로 지역을 살려보고자 주민자치위원회가 결성이 되고 지역의 중심이 되는 학교를 살리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똘똘 뭉쳐서 여러 가지 정책들을 추진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단순히 사람을 모셔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마을에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시설과 일자리 등을 제공하였고, 1년 살이 농촌 경험이 아니라 마을에 터전을 잡고 아이를 키우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학교와 연계하여 학생 수를 늘리는 데 최선을 다하였다.

그런 결과 지금은 학생 수가 50명 가까이 되는 학교를 이룩하게 되었고, 오히려 지원자가 많아서 학교가 지원자를 선정하는 상황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 모두가 찬성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그렇게까지 외지인을 데려와서 학교를 살려야 하느냐는 의견도 있었고, 앞장서 추진하는 위원들을 비난하는 목소리들도 있었다.

하지만 마을을 살리기 위해서는 그 중심에 있는 학교가 살아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신 분들이 있었기에 학교도 살고 마을도 살아나게 된 것이었다. 그곳 학부모님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모두가 잠깐 머물다 가려고 오신 것이 아니라 한 마을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 이곳을 선택하였고, 그래서인지 학교에 대한 신뢰와 만족감이 높았다. 그리고 오로지 학생 수만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이 되고자 노력하는 모습들도 볼 수 있었다.

 

심장이 뛰는 한 뭐라도 움직여야 한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지역을 살리고 학교를 살리고자 하는 주민자치위원님들의 뜨거운 결의를 볼 수 있었다. 정이섭 주민자치위원장님은 이번 해남 북일마을 방문과 자매결연을 통해서 마을을 살리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부터라도 힘을 모아서 열심히 노력해 보자고 말씀하셨고, 김진국 간사님은 심장이 뛰는 한 뭐라도 움직여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셨다.

사실 우리 학교가 올해 처음으로 농촌유학생들을 맞이하였다. 벌써 한 학기가 끝나고 이제 2학기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더 이상 농촌유학생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나누지 않으려고 한다. 그 아이들, 그리고 그 부모님들은 이미 적성초등학교 학생이고, 적성면 주민이기 때문이다.

우리 학부모님들이 자주 쓰는 말 중에 교육귀촌이라는 말이 있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그리고 아이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과감하게 귀촌하신 분들인 것이다. 그러기에 다른 어느 지역의 학부모들보다도 더 적극적이고, 더 열심히 지역의 여러 가지 일들에 함께하고자 노력하시는 모습이 타의 귀감이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적성면의 중심으로 들어가 적성면민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그 모습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작은 학교 살리기에 대한 나의 생각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아이들 웃음소리심장이 뜨겁다

사실 10명도 안 될 뻔한 학교를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처럼 농촌유학이 됐든 뭐가 됐든 우선 살리고 봐야 했던 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곰곰이 돌이켜 보면 진정 학교를 살리고 마을을 살리는 일은 무조건 학생 수를 늘리는 것만이 최선은 아닐 것이다.

특정한 아이들을 위해서만 학교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모두가 하나된 적성초등학교의 모든 아이들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적성초등학교를 살리는 일이고 그렇게 하나될 때 적성면이 하나되어 오고 싶은 마을, 살고 싶은 고장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물론 농촌유학생이 되었든, 전학생이 되었든 새로 오는 아이들과 그 가정에 대해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에 대충하자는 말은 아니다. 적성면민들의 따뜻한 가슴으로 품어줄 때 그들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바로 채계산의 따뜻한 정기를 함께 받아 누리는 적성면민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적성초등학교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면 심장이 뜨겁게 뛰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아름다운 학교에서, 그리고 이렇게 따뜻한 마을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도록 나는 오늘도 뭐라도 움직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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