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세 조양님 씨 “일하면서 용돈 버니까 좋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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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세 조양님 씨 “일하면서 용돈 버니까 좋제”
  • 장성일·최육상 기자
  • 승인 2024.02.0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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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노인 일자리 최고령 참가자 “일할 수 있어 감사하지”
주민 “엄마가 부지런하시고 식사도 잘 하셔서 건강하세요”
조양님(98)씨는 “일하면서 용돈 버니까 좋제”라고 웃었다.
조양님(98)씨가 경로당을 청소하고 있다.

 

오늘도 마을회관 마당과 방안 싹 다 청소했어. 봐봐~ 깨끗하니까 보기 좋잖아. 분리수거도 내가 잘 하제.”

순창읍 관북2마을 조양님(98)씨는 군내 노인 일자리 참가자 중에서 최고령자다. 지난 2일 오후 관북2마을 경로당에서 <열린순창>과 만난 조 씨는 아직까지는 괜찮게 움직일 수 있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청소한다면서 노인 일자리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일하면서 용돈도 벌 수 있어 정말 즐겁다고 웃음 지었다.

대화를 듣던 배정옥 노인회장은 엄마가, 부지런하시고 식사도 잘 하셔서 그런지 연세에 비해 정말 건강하신 편이라면서 귀가 조금 어두우신 것 빼고는 생활하거나 활동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으시다고 귀띔했다.

 

평소 마을회관 청소·분리수거 도맡아

교성리에서 태어나 관북마을로 시집와

이날 경로당에는 98세 조 씨를 포함해 91, 88, 74, 71세 주민이 함께 자리했다. 배정옥(71) 회장은 “(조 씨를) 엄마라고 부르기도, 할매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엄마가 아이들이 주는 용돈을 아까워서 잘 못 쓰시는 걸 보고 노인 일자리 참여를 권해드렸다며서 평소에도 마을회관 청소를 도맡아서 부지런히 해 오셨는데, 노인 일자리 용돈을 받으신다고 하니까 더욱 신나게 일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한 주민(74)엄마가 살아계시면 딱 (조 씨) 엄마 연세라서 저는 엄마라고 부른다면서 식사도 정말 잘 하시고 싫은 기색 전혀 없이 항상 밝게 웃으시면서 즐겁게 생활하시는 게 건강 비결인 것 같다고 대화를 이었다.

순창읍 교성리에서 태어난 조 씨는 다리 하나 건너편인 관북마을로 시집와 살면서 100년 가까운 세월을 순창읍에서만 보냈다. 조 씨는 대화 내내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조 씨에게 평소 어떤 음식을 잘 드시는지 여쭸다. 조 씨는 총무(회장)가 밥을 잘해줘서 (경로당에서) 밥을 잘 먹는다면서 오늘 점심도 홍어탕을 끓여줘서 정말 맛나게 먹었다고 웃었다.

배 회장은 엄마가 아침식사만 집에서 드시고, 점심이랑 저녁은 경로당에서 자시고 가신다면서 평소 점심은 여기에서 주민 10명가량이 함께 하고, 엄마는 오후 530분 무렵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가신다고 설명했다.

 

용돈 벌어 자식들 먹일 생각에 설레

자식 건강, 재수 있게 살면 복이지

경로당 한쪽에 걸린 달력에는 조 씨가 노인 일자리에 참여하는 날짜에 표시가 돼 있었다. 배 회장이 일자 별로 라는 글씨를 큼직하게 적어놓은 것이다. 21일과 2일 이틀간 노인 일자리를 수행한 조 씨는 달력을 바닥에 내려놓고 “5, 7, 15, 17하면서 2월에 해야 할 일자리 날짜를 짚었다.

조양님씨가 배정옥 노인회장이 표시해 준 노인 일자리 날짜를 확인하고 있다.

 

배 회장은 노인 일자리는 한 달에 10번 하는데, 올해 우리군 노인 일자리가 많아져서 엄마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면서 엄마가 처음으로 노인 일자리 용돈을 받으면 자식들한테 맛있는 거 사 줘야겠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순창에서 나고 자란 6남매는 서울 등지에서 잘 살고 있다면서 명절이면 엄마를 보러 오는데, 엄마가 직접 버신 돈으로 자식들한테 뭔가를 먹일 수 있다고 벌써부터 설레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설을 앞두고 조 씨에게 새해 소망을 여쭸다.

소망이라고 별 거 있나. 아이들 모두 건강하고 다 재수 있게 잘 사는 것이, 그것이 제일 복이지 더 바랄 것은 없지.”

대화를 마치며 조 씨에게 “100세까지 건강하게 노인 일자리 하시고, 그 때 다시 찾아뵙겠다고 인사를 드렸다. 조 씨는 그런 소리 하지 말라며 무안한 듯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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