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교육(27) 의사 결정권과 성평등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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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 교육(27) 의사 결정권과 성평등 지수
  • 최순삼 교장
  • 승인 2023.07.1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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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삼 순창여중 교장

세상의 모든 남성은 한 여성의 아들이다. 대부분의 성인 남성은 한 여성의 남편이다. 상당수 아버지는 한 여성 이상의 아버지다. 새삼스럽게 뻔한 말을 왜 하는가? ‘남성의 존재는 태생부터 일생을 여성과 함께한다. 자주 새겨서 톺아 보아야 한다. 성평등 세상으로 가까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교육자로서 직장 생활 35년이 되어간다. 교육전문직(장학사, 장학관) 8년을 제외하고 27년을 중학교에서 근무했다. 그중 순창여자중학교를 포함하여 여중에서만 16년을 근무하게 된다. 전라북도 210여개 중학교에서 여자중학교는 10% 정도다.

누구보다 여성들과 인연이 깊고 넓었다. 2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까지 학교와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의 더 나은 삶을 고민하고 꿈꾸며 교육 운동을 했다. 그때마다 아이들에 대한 헌신과 교육 운동 과정에서 끝까지 의리를 지키는 여선생님들에게 많이 배웠다. 그리고 여성의 삶이 인간다워질 때 사회가 진일보하고, 모두가 행복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임을 나이 들수록 깨닫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세계젠더격차한국 105

그런데 성평등에 관하여 화()가 나고 놀라운 자료를 보았다. 2023620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23년 세계 젠더 격차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전체 146개 국가 중 105위를 기록했다. 젠더(생물학적인 성()을 넘어서는 사회적인 성()을 지칭) 격차지수가 1에 가까울수록 양성평등이 잘 이루어지는 국가인데 대한민국은 0.680을 기록했다.

한국은 여성들이 경제 참여·기회 부분에서 0.597114위에 머물렀다. 한국 여성들이 일자리에서 겪고 있는 위상과 역할이 얼마나 열악한가? 여성 일자리 열악함에 대한 또 다른 통계를 제시해 본다.

전라북도 노동 권익센터가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하여 통계로 보는 전라북도 일하는 여성의 현실에 대한 자료로 6월에 발간한 <일하는 당신 평등한 일터>가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전라북도 평균임금 남성 295만원, 여성 193만원으로 성별 임금 격차가 102만원이다.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 총 6만명, 이중 남성 17000, 여성이 43000명으로 초단시간 노동자의 71.6%가 여성이다. 초단시간 노동자를 제외한 임금 노동자 중 최저시급 미만 총 13만명 중 여성이 82000명으로 63%이다.

게다가 경제영역에서 여성들이 의사 결정권(意思 決定權)을 행사하는 지표(指標)로 볼 수 있는 대기업 여성 임원 비율을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8%인데 한국은 8.7%로 압도적 격차로 꼴찌다. 정치권력 분배 부분에서는 88위였다. 의회의 여성 비율도 84위에 그쳤다.

남성과 여성의 삶의 질이 높고 사회적 네트워크의 질이 높은 민주복지국가일수록 여성의원의 비중이 높다. 프랑스, 독일, 영국, 룩셈부르크 등은 여성의원 비중이 30% 중반 이상으로 한국의 18.6%와 크게 비교된다. OECD 국가 중 한국과 더불어 튀르키예, 헝가리, 일본이 최하 수준이다. 정치 영역에서 여성의 의사 결정권 행사의 상징성을 담고 있는 여성의원의 비중이 획기적으로 늘지 않은 한 성평등 지수의 향상은 어렵다.

 

여성의 의사 결정권 크게 확대되어야

대한민국헌법의 양성평등 이념을 실현하기 위하여 2015여성 발전 기본법을 개정하여 양성평등기본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양성평등기본법은 개인의 존엄과 인권의 존중을 바탕으로 성차별적 의식과 관행을 없애고,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참여와 대우를 받고 모든 영역에서 평등한 책임과 권리를 공유함으로써 실질적 양성평등 사회를 이루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한국에 관한 ‘2023년 세계 젠더 격차 보고서양성평등기본법이 지향하는 실질적 양성평등 사회와는 거리가 너무 멀다. 여성의 의사 결정권(意思 決定權) 확대 없이 성평등 지수 개선은 어렵다.

세계 최하위 출산율로 지역소멸이 현실로 오고 있다.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성은 성평등 지수 향상과 맞물려 있다. 정치·경제 영역에서 여성의 의사 결정권이 크게 확대되어야 한다. 순창여중 교실과 도서관, 운동장, 식생활관, 강당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맑고 밝은 모습이 학교를 떠나서도 지속되기를 손 모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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