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림통신]여행학교(Travel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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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림통신]여행학교(Travel School)
  • 이남숙
  • 승인 2023.07.1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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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숙(구림 장암)

 

여행은 그대에게 세 가지의 기쁨을 가져다 줄 것이다. 하나는 집에 대한 그리움이며, 또 다른 하나는 다른 곳에 대한 지식이며, 나머지 하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다”-<바그완 쉬리 라즈니쉬>

 

엄마의 나라(Motherland)

구림한사랑지역아동센터에서 여행학교 수업을 한 어느 날, 호동이라는 친구가 부탁을 해왔다.

캄보디아 해주세요. 우리 엄마 캄보디아에서 왔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회복지를 공부한 동생과의 대화가 떠올랐다. 인구의 5% 이상이 이주한 인구이면 그 나라는 다문화, 다인종 국가라며, 우리나라는 이미 다문화 국가라고 말해주었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의 아이들에게 함께 사는 다문화를 소개하고 이해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강호동 학생이 기특하게 여겨졌다.

구림한사랑지역아동센터에서 실시한 여행학교 수업.

 

추억 여행

나는 캄보디아를 좋아한다. 그래서 시엠립에 있는 앙코르와트를 두 번이나 여행했었다. 60년대 한국에서 간호사로 봉사 활동을 하셨다던 영국 할머니를 만나 나눴던 이야기, 한 스위스 의사가 만든 어린이 병원에서 헌혈했던 기억, 앙코르와트 사원에서 본드로 밑창을 붙여 신던 8년 된 운동화 바닥이 다시 떨어져 난감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 앙코르와트를 발견했다는 프랑스 자연학자 앙리무오의 무덤을 찾아 라오스에서 1달러짜리 제일 싼 자전거를 빌려 타고 울퉁불퉁한 흙길을 오르락내리락 달리며 자전거를 버리고 차라리 걸어가고 싶은 생각 간절했던 고생담도 떠올랐다. 호동이 덕분에 수업 준비 내내 옛 추억이 떠올라 재미있었다.

 

미래의 인재 다문화 아이들

캄보디아 엄마를 둔 다섯 아이들의 간단한 캄보디아 여행담을 듣고, 캄보디아 여행학교를 끝내자, 네 명의 다른 아이들이 말했다.

우리 엄마는 베트남 사람이에요. 베트남도 해주세요.”

그렇게 베트남 여행학교도 진행되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말해주었다.

엄마에게 졸라서라도 엄마 나라말을 꼭 배우길 바라. 지금은 미국이나 서방 국가들이 세상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앞으로는 아시아가 중심이 되는 세상이 올 거야. 그러면 엄마의 모국어를 하는 너희들의 활동무대는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로 넓어질 수 있고, 아시아의 화합과 연대를 만들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

, 베트남 여행편에서는 베트남이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지 알려주었다.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에도 우리나라는 이루지 못한 통일 베트남을 이룬 나라라고. 수업 후, 다문화 아이들의 어깨는 으쓱해졌고, 다른 아이들은 친구 엄마 나라의 역사, 문화를 알게 되어 재미있어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엄마의 나라에 대해 공부하고 배워가게 도와준다는 것은 미래 대한민국의 큰 자산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새겨준 독일여행

플랜트포더플래닛(Plant-for-the-Planet)운동을 9살부터 25살 청년이 된 지금까지도 해 나가고 있는 펠릭스 핑크바이너(Felix Finkbeiner)를 소개하기에 앞서 독일 여행을 했다. 먼저 아이들에게 한 장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1989119일 베를린 장벽(Berlin Wall) 위에 올라서서 환호하는 동·서독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2차 세계대전 후 독일의 분단과 통일까지의 역사를 돌아보고, 독일 통일에 큰 역할을 하신 서독의 빌리브란트(Willy Brandt) 총리의 동방정책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1989년 10월 9일 베를린 브란덴브루크 문에 서 있는 독일인들.(사진출처 위키피디아)

 

현실적 실용주의

빌리브란트는 동독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당면한 현실에서 평화적 통일을 위해 어떤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이 필요한지에 집중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동독에 정치수용범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많은 돈을 지불했다. 그것은 퍼주기가 아닌 평화적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는 투자였다. 그 결과 신뢰를 쌓고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으며 동독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자유를 향한 시위를 하며 통일에 이르도록 하였다.

평화적 통일이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를 설득하는 게 아니라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임을 빌리브란트의 동방정책을 통해 배웠다. 평화적 통일로 가길 원한다면 나부터 일상에서 나와 다른 상대를 인정하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함을 새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유럽에서 한국까지 기차여행을 하며 수업을 마쳤다.

 

파리발 서울행 특급열차

국제선 기차가 출발하는 파리동역에서 출발하여 프랑스의 한적한 농촌을 지나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베를린을 지난다. 동쪽으로 계속 달려 폴란드의 한적한 들판을 지나면 벨라루스에 도착하게 된다. 계속해서 동쪽으로 달려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해 시베리아 횡단 열차로 갈아탄다. 변화무쌍한 시베리아의 하늘을 감상하며 달리다 보면 어느덧 바이칼 호수에 이른다. 호수를 감상하며 3시간 남짓 달려 이르크추크에 도착한다.

여기서 중국행 기차로 갈아타고 몽골로 남하한다. 몽골의 드넓은 초원을 달려 울란바토르를 지나 다시 펼쳐지는 초원을 달리다 고비사막을 만난다. 초원과 사막 풍경에 평안을 느끼며 달리다 드디어 중국 베이징에 도착. 단둥행 기차로 갈아탄다. 만리장성의 동쪽 끝자락 산해관과 센양을 지나 우리에게 익숙한 만주를 지난다. 단둥에 도착하여 압록강 철교를 건너 신의주와 평양을 거쳐 6시간 내려가 우리 열차는 드디어 서울에 도착한다.

끝으로 아이들과 독일 통일의 사례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 나누었다. 아이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통일에 긍정적이었고, 세상을 통해 배울 의지가 강했다.

멋진 아이들과 여행을 통해 함께 배울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었다.

구림초 4학년 강호동 학생.
구림초 4학년 강호동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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