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교육(30)‘한없이 높은 문화의 힘’은 도서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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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 교육(30)‘한없이 높은 문화의 힘’은 도서관에 있다
  • 최순삼 교장
  • 승인 2023.10.18 11:5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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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삼 순창여중 교장

내 비록 늙었으나 이 몸뚱이를 헛되이 썩히지 아니할 것이다.”

72세 백범(白凡) 김구 선생님은 1947년 개천절 백범일지출간사에서 말했다. 조국이 해방된 후에도 필생의 과업인 자주독립 국가를 세우지 못한 통한(痛恨)과 다짐의 말이다. 가슴이 쓰리고 서늘하다. 언제나 평범한 백성의 한사람을 자처(自處)한 늙은 애국지사, 김구는 또 말한다.

우리는 우리의 시체로 성벽을 삼아서 우리의 독립을 지키고, 우리의 시체로 발등상(나무를 상 모양으로 짜 만들어 발을 올려놓는 데 쓰는 가구)을 삼아서 우리의 자손을 높이고, 우리의 시체로 거름을 삼아서 우리의 문화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야 한다.”

한평생 온갖 풍상(風霜)을 겪고 삶과 죽음을 넘나든 김구의 소원은 우리의 문화가 한없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자주독립 국가였다. 김구 선생님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순창에 있는 도서관을 돌아본다.

인구 3만도 안되는 순창에 도서관이 많다. 지역사회문화의 심장(心臟)으로서 시설과 운영, 프로그램도 알차고 이용자들도 많다. 순창군청이 운영하는 순창군 군립도서관과 지난 8월에 개관한 꿈이 있는 적성면 작은 도서관까지 아홉 개의 작은 도서관이 있다. 지역의 아이들과 주민이 쉬고, 읽고, 쓰고, 배우고, 대화하는 장소로 읍·면의 거실(居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군립도서관과 풍산·유등 작은 도서관이 길 위의 인문학을 개설하여 10회를 진행하였다. 순창의 선비정신과 구국 항일운동, 판소리 등 향토사에 관한 강좌와 답사가 있었다.

김구 선생님께 보여주고 싶은 순창에 있는 다른 하나의 도서관은 전라북도교육청 순창도서관 솔샘이다. 오래전부터 운영해온 도서관을 올해 627일 증축 및 리모델링으로 공간혁신을 하여, 개방형 복합교육문화 공간으로 재()개관하였다. 순창 아이들에게 최적화된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공사 기간이 2년이나 걸렸다. 도서관의 도시로 좋은 평가를 받는 전주시 도서관 못지않다.

순창 아이들에게 솔샘도서관은 놀이터이고 대화의 장()이고, 읽고, 쓰고, 검색하고, 창작하고, 편안하게 쉬는 곳이다. ‘솔샘의 청소년 문화공간 운영은 파란이라는 초·중학생으로 구성된 운영단이 맡아서 자율적으로 하고 있다. 8월 초 필자가 솔샘도서관에 갔을 때, 아이들이 청소년 문화공간에서 편한 자세로 쉬기도 하고 삼삼오오 모여서 토론하고 영상을 보는, 밝은 얼굴을 보았다. 기분이 참 좋았다.

순창교육지원청은 순창 군내 모든 초등학생이 솔샘도서관에서 다양한 체험 중심 독서·문화 활동을 교육과정 안에서 풀기 위해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9월에도 그림책 작가 초청 강연 등 전시, 참여, 체험 관련 프로그램으로 지역 아이들과 함께했다.

또 김구 선생님이 순창여중 글빛누리도서관을 보신다면, 빙그레 웃으실 것이다. 소규모 다목적 체육관을 채광과 통풍을 최대화하여 복층으로 공간혁신을 했다. 아이들과 교직원의 의견을 모았고, 5억을 투여했다. 학교에서 쉼과 독서, 글쓰기가 일상적으로 가능한 공간으로 도서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공공도서관의 발전은 민주주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근대 이전 도서관은 왕족과 귀족, 성직자만을 위한 공간이었다. 산업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발전으로 시민이 탄생하였다. ‘의식 있는 시민이 지식과 학문, 문화를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사회를 요구하면서 공공도서관이 설립되었다.

따라서 공공도서관에서는 누구나 자유로워야 하며 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하고, 다양성 보장이 필수다. 그리고 도서관은 나와 타인을 읽는 곳이다. 모든 세대와 계층이 이용하는 공공도서관은 다채로운 활동이 펼쳐지는 살아 움직이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공동체가 서로 소통하면서 공감이 형성되는 도서관은 지역사회의 소중한 문화공간이다.

필자는 공공도서관에 가면 자유롭고, 다양한 이용자들의 삶이 보이고, 이용자 모두가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음을 느낀다.

김구 선생님이 백범일지,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서 한평생 염원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높은 문화의 힘은 도서관에서 찾을 수 있다. 케이(K)팝을 비롯한 케이(K)문화가 세계 대중문화의 앞줄에 있다. 집현전과 규장각, 도서관으로 이어지는 기록과 출판문화의 힘이 크다.

도서관은 개인과 지역을 넘어서 국가의 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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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삼 2023-10-22 08:11:46
동등한 대우가
사람들의 잠재능력을 발휘하는
디딤돌이 됩니다.

형기 2023-10-20 16:01:23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는 느낌을주는 지역사회의 공공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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