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교육(1) 순창여중에서 코로나19 이겨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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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 교육(1) 순창여중에서 코로나19 이겨가기
  • 최순삼 교장
  • 승인 2021.02.2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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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삼 교장(순창여자중학교)

코로나19와 싸움이 1년이 넘어도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이다. 지난해 3월 고향 순창여중 교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나에게 순창은 애틋하고 편안한 곳이다. 고를 다니고 80년대 말부터 순창지역 중학교 3곳과 교육지원청에서 12년을 근무했다. 코로나로 5월 중순이 되어서 아이들이 학교에 왔다, 아이들이 없는 텅 빈 학교에서 두 달간의 출퇴근은 착잡했지만 학교운영에 대한 궁리의 시간이었다. 행정실 직원들과 함께 학교환경과 시설을 정비하고, 교감선생님과 교무실 관련 업무를 파악하고, 학생회장단과 연락하여 의견을 들었다.

선생님들이 4월 중순부터 출근해 올해 교육과정운영과 코로나 방역대책, 원격수업 등에 관해 수차례 회의를 했다. 코로나가 학교에 퍼지면 학생들과 구성원의 생명권과 학습권을 위협한다. 아이들의 학습 결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토의하고 가능한 대책을 마련했다. 학생과 교직원의 충분한 역할 분담을 전제하며 학교 규모, 교육 활동의 특성, 학부모와 소통, 지역사회 조건, 학교구성원의 여건 등을 검토하고 논의했다. 실사구시적 판단과 구성원의 신뢰가 절실함을 느꼈다.

방역이 철저해야 할 곳은 식생활관이다. 300여명이 급식 전후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켜야 하고 배식 도중에도 방역소독이 이뤄져야 하며 전면 대면 배식으로 위생을 확실히 담보해야 한다. 또한, 급식 시설과 기구 등을 매일 청소 소독하고 식당 환기도 수시로 해야 하므로 영양교사, 조리사 등의 노동강도는 두 배 이상 늘었다. 급식이 너무 맛있어 아이들이 점심시간을 기다린다고, 전년도 학교운영위원들의 칭찬이 자자했다. 맛을 고려하기보다 요리과정이 긴 메뉴는 선택이 어렵고, 식사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메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학생회도 선생님들과 함께 급식실 방역 활동에 나섰고, 수업시간을 5분씩 단축해 점심시간을 90분으로 하여, 사회적 거리두기 시간을 확보했다. 상호협력이 강화되면서 점심시간에 여유가 생겨 운동장과 강당에서 마스크를 쓰고서 음악 골든벨과 마음 아픈 친구를 돌봐주는 애플데이 등을 학생회가 진행했다.

다음으로 많은 방역업무를 감당해야 하는 곳이 보건실이다. 등교 전 온라인에서 자가진단 확인, 등교 시와 급식실 이동 전 발열 점검, 코로나19 일일상황 자료 보고, 코로나19 관련 가정통신문 발송, 방역과 소독용품 구입관리, 코로나 유증상자 관리, 열화상카메라자동소독기 관리 등이다. 보건교사 혼자 불가하다. 모든 교사와 교감선생님, 교무 실무사까지 역할 분담을 했다. 다행히 11월부터 순창에 거주하시는 방역활동 도우미 두 분이 도교육청에서 지원하여 업무 경감과 안전한 교육 활동이 이루어졌다. 11월부터 근무시간 이전에 온 학생들을 현관에서 맞이하여 손 소독하고 발열점검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교감선생님과 방역활동 도우미 두 분은 8시 전부터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정성으로 따뜻하게 맞이했다. 그 분들을 뵐 때마다 엄마의 마음과 마음위생까지 책임지는 분들로 느껴졌다. 올해에도 전북교육청이 방역활동 도우미를 지원해 주기로 해 마음이 한결 가볍다.

코로나와 맞서면서도 지난해 순창여중 아이들은 학생회 중심으로 즐거운 학교생활을 했다. 백미는 10월 교내 체육대회였다. 마스크 쓰기와 방역을 철저하게 챙기면서 한 달 이상 준비기획진행평가까지 했다. 학생회 임원진이 경기에서 이겨도 방역수칙을 어기면 지는 것으로 규칙을 정하고 진행했다. 한 달 이상의 체육대회 진행 과정은 친구들과 선후배 간에, 사제지간에, 상호작용이 이루어져서 믿음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

감염병 극복은 개개인의 방역수칙 실천과 구성원 간의 연대에 달려 있다. 승패는 구성원 간의 신뢰가 좌우한다. 방역과 함께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학교 교육은 구성원 간의 신뢰 없이는 불가하다. 학교에서 신뢰감 형성의 출발점은 학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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