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연의 그림책(13) 왜 자꾸 내일이래? 인생은 오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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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연의 그림책(13) 왜 자꾸 내일이래? 인생은 오늘이야
  • 김영연 주인장
  • 승인 2021.10.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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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연의 그림책읽기13

어느덧 김영연의 그림책읽기도 1년이 지났습니다. 작년 10월 첫 번째 원고부터 다시 읽어봅니다. 순창살이를 시작하면서 그림책과 더불어 살아가는 예비 할머니(?)의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소개했던 그림책은 <책읽기 좋아하는 할머니>(존 윈치 글/그림), <프레드릭>(레오 리오니 글/그림), <애너밸과 신기한 털실>(맥 바넷 글/존 클라센 그림), <뜨개질 할머니>(우리 오를레브 글/오라에이탄 그림), <쌍둥이 빌딩 사이를 걸어간 남자>(모디태이 저스타인 글/그림), <작은 집 이야기>(버지니아 리 버튼 글/그림), <나란히 물고기 고양이>(조앤 그랜트 글/닐 커티스 그림), <오소리네 집 꽃밭>(권정생 글/정승각 그림),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행복한 청소부>(모니카 페트 글/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캐린 케이츠 글/웬디 앤더슨 핼퍼린 그림), <메두사 엄마>(키티 크라우더 글/그림) 등입니다. 마지막 작품 <메두사엄마>를 제외하곤 제가 오래전부터 좋아해온 그림책들입니다.

이제 뭔가 슬슬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왔습니다. 순창에 내려와 그림책동아리<이야기꽃>도 만나고 새로운 인생의 챕터가 시작되었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새로 만나고 있는 그림책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저의 그림책읽기 시즌 2인 셈입니다.

오늘 소개할 작가는 이탈리아 출신의 젊은 작가 다비드 칼리입니다. 톡톡 튀는 상상력과 위트 있는 유머로 이미 한국의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림책뿐만 아니라 만화, 동화, 시나리오,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하지요. 다비드 칼리는 그림책의 글 작가로 여러 그림 작가와 협업을 통해서 매우 다양한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다비드 칼리의 어른을 위한 그림책 2권을 소개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기다리고 있나요?

《나는 기다립니다》(다비드 칼리 글 / 세르주 블로크 그림)

 

첫 번째 작품은 나는 기다립니다(다비드 칼리 글 / 세르주 블로크 그림)입니다.

여기 어서 키 크기를 기다리는 한 남자아이가 있습니다. 맛있는 케이크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부모님의 굳나잇 뽀뽀를 기다리던 아이가 어느덧 자라서 사랑하는 연인을 기다리고, 결혼하여 곧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고,

아이가 어서어서 자라기를 기다리고, 세월이 흘러 훌쩍 커버린 아이들의 안부전화를 기다립니다. 지금 이 순간 제 인생의 장면입니다.

그리곤 배우자의 병이 큰 병이 아니기를, 더 나아가 이제 더 이상 병으로 고통 받지 않기를 기다립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주인공은 여전히 기다립니다. 자신의 아이가 누군가의 손을 맞잡고 찾아오기를, 그리고 새 식구가 될 뱃속의 아이를 기다립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삶에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 매 순간마다 빨간 끈()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때론 길게, 때론 짧게, 때론 헝클어진 채, 기쁘고 슬프고 가슴 졸였던 시간들이 펼쳐집니다. 우리네 인생의 중요 장면, 순간순간을 마치 추억사진 찍듯이 아름답게 보여줍니다. 반복해서 말하고 있는 다비드 칼리의 심플한 문장 나는 기다립니다와 그림 작가 세르주 블로크의 간결한 선이 또 다른 감동을 줍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은 개인의 죽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끝없이 이어지는 끈이라는 걸, 기다림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또 하나의 힘이라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여러분의 삶은 지금 어느 순간에 와 있나요? 여러분 삶의 빨간 끈은 누구와 연결되어 있나요? 당신은 무엇을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나요? 어떤 이는 군대 간 아들을 기다리고, 어떤 이는 코로나가 얼른 끝나 가족과 함께할 휴가를 기다리고, 어떤 이는 택배를 기다리겠지요? 구십을 앞둔 제 시어머니는 날마다 서울에 있는 딸과 더 멀리 나가 있는 손녀딸을 기다립니다. 기다림은 결국 언젠가의 만남을 위한 것이겠지요.

 

인생은 지금이야

《인생은 지금》(다비드 칼리 글 / 세실리아 페리 그림)

 

다비드 칼리의 두 번째 그림책입니다. 인생은 기다림이라고 했던 그가 이번엔 인생은 지금(다비드 칼리 글 / 세실리아 페리 그림)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무얼 하려고 곧잘 계획은 세우지만 다음에... 나중에... 돈 생기면... 시간나면... 해가 나면... 비가 오면... 애들 오면... 하면서 미루기 일쑤입니다.

, 여기 은퇴한 노부부가 있습니다.

머리칼은 듬성하고 주름이 자글자글한 남자는 이제 우리 마음대로 살자고 합니다.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일 - 여행, 외국어 배우기, 악기 배우기, 밤낚시, 종일 풀밭에 누워 하늘 보기, 숨이 찰 때까지 달리기, 강에 뛰어들기, 사랑한다고 외치기 같은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일들을 하자고 계속 칭얼댑니다. 그런데 여자는 왠지 답변이 시원치 않습니다. 음악에 소질 없다, 몸이 안 따라준다, 설거지해야한다, 청소해야 한다, 다음에... 하면서 자꾸만 밀어냅니다. 이런 은퇴한 노부부의 대화는 곧 우리들의 일상과 다를 바 없습니다. 소극적인 여자의 말과 행동에 점점 의기소침해지는 남자.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다 가버린다고. 나랑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싶지 않아?”

간절하게 외칩니다. 하지만 여자는 내 인생은 이미 여기 있다고 대답합니다.

과연 이 노부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글 작가 다비드 칼리가 어긋나는 노부부의 대화를 위트 있게 보여주는 반면, 그림 작가 세실리아 페리는 노부부의 즐거운 순간들을 경쾌하게 보여줍니다. 그 그림들이 우리에게 즐겁고 유쾌한 결말을 상상하게 합니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

지금 시작하세요

그동안 자식 키우느라, 돈 버느라 너무 많은 것들을 뒤로 미루고 살아오지 않았나요? 여러분, 이제 인생은 지금부터라고 작가는 노부부의 입을 빌어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마음대로 살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생활을 꿈꾸시나요?

저는 순창에 내려와 책방 주인장 되기한 가지를 이루었습니다. 비록 더부살이하는 요일책방이지만요.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여러분의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버킷 리스트는 무엇인가요?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시작하세요! Do it right now!

 

그밖에 다비드 칼리의 작품들

모두를 위한 케이크(다비드 칼리 글 / 마리아 덱 그림)

- 올바른 결정에 대한 이야기 그림책

(다비드 칼리 글 / 세르주 블로크 그림)

- 전쟁과 평화라는 무거운 이야기를 아름답게 풀어낸 그림책

피아노 치기는 지겨워(다비드 칼리 글 / 에릭 엘리오 그림)

- 아이들에게 자신의 희망을 주입하는 부모들에게 권하는 그림책

완두(다비드 칼리 글 / 세바스티앙 무랭 그림)

- 우리 아이가 키가 작아서 고민이라면? 자존감을 키워 주는 그림책

싸움에 관한 위대한 책(다비드 칼리 글 / 세르주 블로크 그림)

- 싸움에 관한 백과사전. 싸우면서 크는 게 아이들이다.

 

범인은 고양이야(다비드 칼리 글 / 마갈리 크라벨레 그림)

- 생쥐가 죽은 이유는 뭘까? 당연히 고양이일까?

까망가망 섬의 까망이(다비드 말리 글 / 필립 지오르다노 그림)

- 우리는 너무 가까이 있어 그 귀함을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나의 집(다비드 칼리 글 / 세바스티앙 무랭 그림)

- ‘나한테 딱 맞는 집을 찾아 떠도는 과정을 통해 인생을 보여준다. 결국 진짜 나의 집은 어디일까?

달려(다비드 칼리 글 / 마우리치오 A.C.콰렐로 그림)

- 꿈도 희망도 없었던 흑인 소년 레이와 챕맨 교장선생님의 특별한 수업이야기

어쩌다 여왕님(다비드 칼리 글 / 마르코 소마 그림)

- 어느 날 연못에 떨어진 반짝이는 왕관 때문에 개구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누가 진짜 나일까?(다비드 칼리 글 / 크라우디아 팔마루치 그림)

- 어느 날 자신의 삶을 사는 복제인간을 만나게 된다면? 현대사회에서의 인간소외를 다룬 책

난 나의 춤을 춰(다비드 말리 글 / 므로틸드 들라크루아 그림)

- 부모님이 보기에는 비쩍 마른 아이, 그러나 친구들이 보기에는 뚱뚱한 아이, 오데트는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안나는 고래래요(다비드 칼리 글 / 소냐 보가예바 그림)

-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통쾌하게 다이빙을 즐기는 안나를 따라가 보자

대단한 무엇(다비드 칼리 글 / 미겔 탕코 그림)

- 아빠와 가족 사진을 보며 이야기 하는 시간, 그들의 대단했던 삶을 상상해 보라.

백설공주와 일흔일곱 난쟁이(다비드 칼리 글 / 라파엘르 바르바네그르 그림)

- 일흔일곱 명이나 되는 난쟁이들과 함께 사는 일은 얼마나 할 일이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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