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농씨](2) 맥박이 빠른 건 인체에 문제가 있다는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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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농씨](2) 맥박이 빠른 건 인체에 문제가 있다는 경고음
  • 정승조 원장
  • 승인 2022.01.1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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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고도 모르던 한방 건강 상식(2)
정승조 원장(안산 신농씨한의원)

예전 순창 주유소 뒤 켠 정미소 집 다섯째(딸)의 장남으로 광주에서 자라고, 어린 시절 방학을 순창에서 보냈습니다. 냇가에서 놀다가 해질녘 외가로 가는 길에 맡았던 어느 집의 아궁이에 볏단 타는 냄새는 어릴 적 추억으로 각인되어 순창을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 애정을 지면으로 발표할 기회가 되었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글쓴이 주)

저번 연재에서 한열(寒熱)에 대한 한의학적 개념을 대략 소개해 드린바가 있다.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라는, 조선시대의 표현으로는 역병(疫病)에 해당하는, 초유의 사태에서 이 한열의 개념은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만약 가정에 간단한 혈압계를 비치한 주민이 습관적으로 혈압을 자주 측정하여 최고혈압/최저혈압/맥박수가 평균 130/75/65이다가 코로나 예방 백신을 접종한 날 밤에 140/90/80이 된다면 백신 접종 부작용이 생겼다고 보면 된다. 혈압 수치가 증가한 원인은 접종 후 신체에 면역반응이 항진되어 혈류가 증가하고 열이 나기 때문이다.

그와 반대로 백신 접종 후에도 혈압계 측정치가 평균과 비슷하다면 큰 부작용이 없이 코로나에 대한 면역력이 형성되었다고 본다. 굳이 혈압계를 이용한 맥박수의 변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백신 접종 후에 몸이 안 좋은데도 성격상 그냥 참고 견디거나 접종 후 음주를 하여 부작용을 키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동네에서 임상을 하는 한의사로서 일일 평균 코로나 백신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 또는 부작용을 겪으면서도 모르고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가 3~4명이므로 한 달에 약 100명 정도가 백신 부작용으로 내원한다고 추측된다.

굳이 혈압계를 이용한 맥박수 측정은 환자 본인이 느끼는 열감이나 추위와 체온과 맥박수가 일치하지 않는 현상을 명확히 분석하는 수단으로써 유용하다. 뉴스를 통해 전해 들은 바 코로나 확진 후에도 무증상인 환자가 피씨알(PCR)검사(의심 환자의 침·가래 등에서 리보핵산(RNA)를 채취해 진짜 환자의 리보핵산과 비교해 판정하는 검사방법)로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다. 무증상 환자는 본인이 증상을 자각하지 못한 채로 전염력을 지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이런 경우 발열·오한·기침 같은 증상이 없고 정상 체온인데도 맥박수가 평소보다 증가하는 것으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체온 측정보다 맥박수 측정이 더 정확할 수도 있다.

한열을 맥박수로 측정하여 질병을 알아낸 경험이 있다. 3년 전 임실군 강진면에 거주하는 아주 왜소한 70대 할머니가 안산에 거주하는 자녀의 소개로 내원하셨다. 자녀는 어머니가 시골에서 혼자 사시면서 밥맛도 없고 관절통이 심해서 보약을 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혈압계로 측정하니 맥박수가 분당 90회가 넘었고 3번을 반복해서 측정해도 90~98회 사이를 오르내렸다. 진맥 후 밥보다는 단 것이나 떡을 많이 드십니까?’라고 여쭤 보니 밥맛이 없어 늘 사탕이나 떡을 더 좋아하신다고 하시기에 혹시 발톱무좀이 있나 확인했더니 양쪽 엄지발가락 발톱이 무좀으로 들떠서 절반 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이런 경우는 대개 위장관 내 면역 상태도 좋지 않으므로 녹용이나 홍삼을 쓰면 염증이 더 증가하기가 쉽다.

보호자 분에게 어머님을 일주일만 안산에서 모시라고 부탁하고, 위장관을 고치는 처방과 함께 밀가루와 백미 대신 현미로 며칠 간 식사하시도록 권했다. 일주일 후 내원하셔서 보니 입맛이 좀 회복되었다고 하셔서 보약을 약간 해드리고 증상을 해결하였다. 만약 맥박수를 측정하지 않고 자녀분의 설명과 할머니의 겉모습만 참고하여 보약을 처방하였더라면 나중에 원망을 들을 수도 있는 사례였다.

맥박이 빠르다는 것은 인체에 뭔가 문제가 있음을 경고하는 징조라고 생각해야 한다. 맥박 수 측정이 어렵지 않은 것인데도 연로하신 부모님의 몸 상태를 살피지도 않고 맹목적인 효심으로 홍삼이니 개소주니 하는 비싼 건강보조식품을 선물해 드리고 나서 당뇨나 고혈압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요새 청소년 수족냉증을 많이 볼 수 있다. 대개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이 많이 호소하는 증상으로 계절에 관계없이 손발이 시리고 땀이 나는 증상인데 병원에서는 딱히 해결할 방법이 없어서 결국 한의원으로 내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학생들이 내원할 때 보호자들이 똑같이 하는 말이 손발이 차니 보약을 해주세요이다. 그런 경우 십중팔구는 맥박수가 상당히 빨라서 분당 80회 후반~100회 초반을 기록한다.

맥박수가 빠른 원인은 다양하지만 10대 여학생들은 거의 심리적 스트레스가 원인이며, 카페인 섭취 제한과 함께 1차적으로 심장의 열을 내리는 처방을 쓴다. 이미 내원 전에 손발을 따뜻하게 해준다는 목적으로 건강원에서 수십 만 원어치 흑염소라든가 홍삼을 복용하고도 효과를 못 보는 것이다. 심지어는 유명한 한의원에서 1~2개월 정도 몸을 따뜻하게 하는 한약을 복용하다가 내원하기도 한다.

한열을 무시함으로써 생기는 오해와 오진(誤診)의 사례는 너무 많고 일상에서 흔히 지적할 수 있어서 오히려 한열을 강조하는 것이 일반 의료인으로부터 사문난적(斯文亂賊·어긋나는 주장을 하는 사람)으로 공격받을 소지도 있다. 특히 근거중심의학을 주장하는 의사들에게서는 한열개념이 너무도 단순하고 도식적으로 보여서 그들 기준으로는 용인하기에는 너무도 자존심이 상하는 것일 수도 있기에 한열을 강조하는 모습이 돌팔이로 보일 가능성도 있다.

한열이라는 것이 간단하면서도 인체의 내부 상황을 알려주는 실마리가 되고, 또 그런 사소한 실마리가 얽힌 실타래와 같은 복잡한 증상을 풀어내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이런 점을 고려하는 의사를 본 적이 없고, 한의사 중에서도 소수만이 진맥에 이용을 하는 것으로 안다. 감히 제안하는 바, 효과도 불분명한 건강식품보다는 버튼 하나로 간단히 작동할 수 있는 가정용혈압계를 부모님께 선물하는 것이 효도에 가깝다는 의견을 피력해본다.

다음에는 한의학적 관점에서 고혈압에 대해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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