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연의 그림책(23) 인어를 믿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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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연의 그림책(23) 인어를 믿으시나요?
  • 김영연 길거리책방 주인장
  • 승인 2022.08.0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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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인어를 믿으시나요?

푸른 바다가 그리운 계절입니다. 어른들이 알고 있던 안데르센의 슬픈 <인어공주> 이야기에서부터 우리 아이들이 어릴 적 끼고 살던 디즈니의 인어공주에 이르기까지 인어는 항상 우리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킵니다. 인어와 관련된 그림책 몇 권을 소개하려 합니다.

 

<인어를 믿나요?>

첫 번째로 소개할 그림책은 <인어를 믿나요?>(제시카 러브 지음 /김지은 옮김)입니다.

표지에 보이는 한껏 멋을 부린 소년이 줄리앙입니다. 머리는 꽃으로 장식하고 입술을 붉게 칠하고 커튼 자락으로 인어 꼬리를 만들어 장식했군요. 턱을 살짝 들어 올린 채 자신감 뿜뿜입니다.

줄리앙은 인어를 좋아하는 소년입니다. 할머니와 수영장에 다녀오는 길, 지하철에서 멋진 인어옷차림을 한 여자들을 만납니다. 아마도 인어 축제나 퍼레이드에 가는 옷차림인가 봅니다. 줄리앙은 자신도 인어로 변신하는 상상을 합니다. 지하철은 어느새 푸른 바다로 변하고, 알록달록 수많은 물고기 떼들이 스쳐 지나가자, 줄리앙에게 멋진 인어꼬리가 생겨납니다. 그때 파란색 멋진 무늬의 물고기가 나타나 아름다운 목걸이를 선사합니다.

이제 내려야 한다는 할머니의 목소리에 꿈에서 깨어납니다. 집으로 가는 길, 줄리앙이 할머니에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할머니는 인어 봤어?”

그럼, 봤지.”

할머니...... 나도 인어인데,”

 

마지막 말은 너무 작아서 할머니가 알아듣지 못한 것 같습니다.

집에 돌아온 줄리앙은 표지에서 보여준 모습으로 변신을 하고 행복해 합니다. 그때 목욕을 마치고 나온 할머니에게 그 모습을 들키고 맙니다. 둘의 시선이 마주친 순간, 할머니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뒤돌아서고. 줄리앙은 그만 풀죽은 표정으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봅니다.

여러분이 줄리앙의 할머니라면 어떤 반응을 했을까요? 예전 우리네 할머니들이라면 여장을 한 손주 녀석을 보고 남자가 고추 떨어진다고 등짝스매싱을 날렸겠지요?

 

너한테 어울릴 것 같아서

 

다시 나타난 줄리앙의 할머니, 그런데 할머니께서 줄리앙이 상상 속에서 만났던 파란색 멋진 무늬 원피스를 입고 있네요. 등 뒤로 뭔가 감추고, 줄리앙을 부릅니다. 그리고는 멋진 진주목걸이를 건넵니다. 지하철에서의 줄리앙의 상상이 현실이 됩니다. 있는 그대로의 줄리앙을 인정하고, 응원해 주는 할머니의 마음입니다.

멋지게 차려입은 줄리앙과 할머니는 해변으로 향합니다. 거기에는 이미 멋지게 분장한 수많은 인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줄리앙은 모퉁이에서 잠시 망설입니다. 이때 할머니가 용기를 줍니다.

 

그래, 우리 꼬마 인어도 같이 가 볼래?”

 

할머니의 응원 속에 줄리앙은 인어들과 함께 걸어갑니다. 턱을 살짝 들어 올리고 멋지게, 행복하게, 진짜 인어가 되었습니다.

이 그림책의 작가 제시카 러브는 지하철과 거실이라는 현실의 공간을 멋진 꿈의 공간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문장은 아주 간결하고, 크라프트지에 그려진 그림은 자연스럽게 해변을 나타내는 배경 컬러가 되고, 그 위에 그려진 알록달록한 색깔들이 생동감을 줍니다. 무엇보다도 줄리앙의 할머니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몸매가 아주 현실적인 것이 맘에 듭니다.

 

<파리의 작은 인어>

다음에 소개할 그림책은 <파리의 작은 인어>(루시아노 로산노 글그림/박재연 옮김)입니다. 파리의 작은 인어는 프랑스 파리의 콩코드 광장에 있는 바다의 분수꼭대기에 있는 인어 조각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빕니다. 어느 날, 엄마와 같이 온 소년은 동전을 던졌지만 금방 소원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때 인어가 얼른 자신의 소원을 빌었습니다. 인어의 소원은 바다에 가보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인어조각상이 바다에 가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꿈이었을까요?

소원이 이루어지는 시간은 딱 하루입니다. 드디어 그날 밤 두 다리가 생긴 인어는 파리 시내를 걷기 시작합니다. 너무나도 힘들고 낯설어 주저앉아 울기도 합니다. 모두들 소원을 포기하라고 말렸습니다.

 

그냥 우리랑 여기 있어. 길은 너무 멀고 험하다구!”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여기서 포기한다면 인어는 어떻게 될까요?

 

우리랑 같이 가자, 길을 가깝고, 모험으로 가득해!”

 

다행히 인어를 도와준 존재들이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인어의 노랫소리를 들은 백조들이 인어를 바다로 데려가 줍니다. 작은 인어조각상은 바로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무언가 꿈을 꾸려고 할 때 우리는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경험합니다. 줄리앙에게 할머니가 있었듯이, 끝까지 포기 하지 않은 작은 인어에게는 같이 가자고 이끌어 주는 백조들이 있었습니다.

 

<인어 소녀>

마지막으로 소개할 책은 그래픽 노블 <인어 소녀>(도나 조 나폴리 글/데이비드 위즈너 그림/심연희 옮김)입니다. 어느 해안가에 오션 원더스라는 수족관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인어소녀 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리비아라는 친구를 만나면서 인생이 바뀌게 됩니다. 자신의 과거와 수족관 바깥의 삶에 호기심을 갖고 있던 인어소녀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비밀을 파헤치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인어소녀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요? 인어소녀는 자신의 비밀을 발견하고 수족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칼데콧 상의 수상작가인 데이비드 위즈너 특유의 환상적인 분위기, 현실과 비현실의 넘다듦을 통해서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여러분의 인어는 어떤 모습인가요?

인어는 바다와 육지의 경계에 머무릅니다. 인간과 물고기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다에 사는 인어는 인간세계를 그리워하고, 육지에 있는 인어조각상은 바다를 그리워합니다. 그래서 인어는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에 존재합니다.

뉴욕 코니 아일랜드에서는 매년 인어퍼레이드가 열린다고 합니다. 참가한 사람들은 다양한 해양생물들의 모습으로 분장을 하고 축제를 즐깁니다. 인종이나 성별, 피부색이나 성정체성 등으로 차별받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꿔 봅니다.

여러분에게는 줄리앙의 할머니나 백조, 리비아와 같은 인생의 조력자가 있으신지요? 또는 여러분은 누군가에게 그런 조력자가 되어줄 의향이 있으신지요? 누군가의 꿈과 희망을 지지하고 응원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여러분은 인어를 믿으시나요?

여러분의 인어는 어떤 모습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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