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림통신]자비로 가는 길 (Road to Mer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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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림통신]자비로 가는 길 (Road to Mercy)
  • 이남숙
  • 승인 2024.01.02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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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숙(구림 장암)
구림한사랑지역아동센터 아이들

 

마음씨는 마음의 씨앗. 지금의 마음가짐이 씨앗이 되어 그 모든 결실을 뒤바꾼다.”<박노해>

한 해의 끝에 서면 지나온 삶의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지나고 보면 그 모든 것이 지금여기 나를 있게 한 자비의 경험들이었다. 받은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2023년 구림한사랑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의 일 년을 계획했었다. 그리고 그 계획은 내 삶에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소중한 인생 장면이 되었다.

 

계획 (Planning)

생각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의 차원이고 생각의 방향이다.”

2022년 겨울, 씨앗을 뿌리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먼저,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영향력 있는 인물들을 정했다. 그들의 나라를 여행하는 <여행학교>, 인물에 대한 탐구 <인물학교>, 세계 곳곳의 기후 위기 현실을 알고 그 원인과 실천을 알아보는 <기후학교>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환경영어통합수업표를 만들고 세부 내용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며 가슴 차오르는 시간을 보냈다.

 

파종 (Sowing)

나는 이 지상에 비밀히 던져진 씨앗 하나. 아무도 모른다. 내 안에서 무엇이 피어날지.”

우리는 여행학교를 통해 스웨덴, 케냐, 영국, 독일,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수단, 몽골을 여행하며 간략한 지리, 역사, 문화와 관광명소를 알아보았다. 인물학교에서는 그레타 툰베리, 왕가리 마타이, 제인 구달, 펠릭스 핑크바이너, 빌리 브란트, 제시카 왓슨, 멜라티 & 이사벨, 이태석 신부님, 푸른 아시아를 만났고 기후학교에서는 고기 없는 월요일, 동물복지, 생물다양성, 플로깅, 패스트 패션, 제로웨이스트, 기후정의, 음식쓰레기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구림한사랑지역아동센터 아이들

 

성장 (Growth)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여기서 그만 돌아서고 싶을 때, 고개 들어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라. 지금 스스로 그어버린 그 선이 평생 나의 한계선이 되리니.”

나는 수업을 마치기 전, 아이들에게 수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새로 알게 된 것, 수업하며 든 생각, 느낌 등을 자유롭게 나누어보도록 했다. 초반에는 아이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반응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보니 자기 생각이나 느낌 나누는 것을 힘들어하고 하지 않으려고 했다. 나는 실천의 필요성을 느끼고 센터에 협조를 부탁드렸다. 아이들과 회의를 통해 플로깅, 고기없는 월요일, 물티슈 사용 안하기, 플라스틱 용기 대신 다회용기 쓰기를 실천해 보기로 결정했다.

배움과 실천을 함께 해가자 아이들의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고 자신들도 세상을 이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경험에 뿌듯해했고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아이들의 환경실천을 신문에 글로 내보기로 했다. 열린순창 최육상 편집국장님께 아이들의 기사 쓰기 수업을 재능나눔으로 부탁드리자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 구림환경 기자단이 탄생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자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적극적으로 나누기 시작했다.

구림한사랑지역아동센터 아이들

 

수확 (Harvest)

고맙다 애썼다 장하다. 최선을 다해 익어온 그 마음을 안다.”

마지막 수업은 아이들과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2023 나를 칭찬합니다”(올 해 내가 가장 잘한 것은 OOO이다/ 나의 2023년을 하나의 단어로 말한다면 OOO이다.) 올 해 가장 잘 한 것으로 플로깅과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많았고, 한 단어로 말한다면 삶, 사랑, 방황, 만남, 행복, 기쁨, 보람 등을 말해주었다.

”2024 나를 응원합니다“(2024 내가 꼭 해보고 싶은 것은 OOO이다/2024 내가 꼭 버리고 싶은 것은 OOO이다) 꼭 해보고 싶은 것으로는 독서, 자신감, 용기, 한 발짝 더 나아가기, 칭찬해주기, 꾸준함, 이빨 하나만 뽑기 등이 있었고, 버리고 싶은 것으로는 떨림, 긴장, 자만심, 충동적 행동, 불행, 잡동사니 등을 말해주었다. 아이들의 나누기에 대견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한 해의 끝에 서면 어떤 기분이 들까 궁금했었다. 이제 그 기분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놀라움이다. 그 이유는 아이들이 보여준 지난 일 년 동안의 변화 때문이다. 어떻게 그런 변화가 있었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이들의 자발성때문이라 말할 것이다. 앎과 실천을 병행해가며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한발 더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상에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듯이 아이들의 눈부신 성장 뒤에는 구림한사랑지역아동센터의 센터장님, 선생님들, 조리 선생님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와주신 <열린순창> 최육상 편집국장님의 재능나눔은 아이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다.

 

새로운 시작, 희망의 씨앗 (New beginning with hope)

바라본다는 것은 바라며 본다는 것. 사람은 그가 바라보는 대로 되어간다.”

아이들은 지금까지 해 온 환경실천을 내년에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빈그릇운동은 순창의 더 많은 학교가 동참하도록 시도할 것이며, 환경실천을 바탕으로 환경기자단 활동도 이어가길 희망했다. 마지막 송별식에서 아이들은 고마운 마음을 담아 직접 케이크를 만들고 편지를 써서 선생님들께 전달했다. 아이들은 배움과 실천을 통해 공감, 배려, 감사함을 표현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정말 자랑스럽다.

강호열(7) 강민정(2) 김성윤(3) 설현성(4) 김미현(4) 강호동(4) 김초현(5) 김승현(5) 황예성(5) 오승미(6) 이영은(6) 김상현(1) 김경진(1) 이시은(3) 오예진(3) 김덕현(3) 박민서(3)

한 해 눈부신 성장을 보여준 여러분 덕분에 나의 한해도 눈부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구림한사랑지역아동센터 아이들
구림한사랑지역아동센터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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