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문화원 제21회 순창청소년 문예작품 공모전 수상작품을 소개한다. 백일장은 초등부 저학년/고학년, 중등부, 고등부로 나눠 각각 진행됐다. <편집자>

 

초등부 저학년–최우수상(운문 부문)

물방울 놀이터

우예주 (적성초2)

 

작은 물방울들이

연잎 놀이터에서 만나면

동그랗게 모이지

 

작은 물방울들이

반갑다고 안아주며

하나로 모이지

 

데구르르

물방울들이 연잎 위에서

뱅뱅이를 타지

 

촤~아

물방울들이 연잎 위에서

미끄럼틀을 타지

 

빨리 놀고 싶다고

나를 조르지

 

초등부 저학년–최우수상(운문 부문)

벗의 꽃, 벚꽃

김아린(시산초2)

 

벗은 친구다

벚꽃도 친구다

 

벚꽃과 함께

친구와 함께

나들이를 갑니다

 

벚꽃이 흩날리며

나를 맞이한다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벗은 지워지지 않는다

 

벗의 꽃, 벚꽃

 

초등부 고학년–최우수상(운문 부문)

꿈동산 행복동산 우리학교

김태희 (동산초4)

 

내가 다니는 학교는

꿈이 크고 행복이 자라는

꿈동산 행복동산

 

건물이 큰 것도 아니지만

학생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꿈과 행복이 넘실넘실 넘쳐나요

 

반짝이는 눈으로 밝게 웃는 친구들도

따뜻한 미소로 웃음짓는 선생님들도

모두모두 행복한

꿈동산 행복동산 우리 학교

 

내가 다니는 학교는

백배천배 고맙고 사랑하는

꿈동산 행복동산

 

중등부 - 최우수상(운문 부문)

고추장의 정석, 순창

김주헌 (순창북중2)

아득한 순창의 고추밭 너머

떠올라 오는 그 향기에 눈을 감았다

뜨거운 햇살 아래 빛나는 고추들이

열정과 맛으로 가득 찬 이곳

 

고추장은 그 유독한 맛과 향기로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순창의 청정한 공기와 숨쉬듯

자연 그대로의 풍미가 가득 담긴다

 

정성껏 양념한 고추장은

고추들의 열정과 땀방울이 섞여

내 입안을 자극한다

그 풍부한 맛으로 인해

언제나 새로운 요리의 시작점이 된다

 

순창의 고추장, 무한한 향기의 춤

진정한 맛과 풍미로 내 입안에 펼쳐지는

그 순간, 나는 고추장의 마법에 사로잡힌다

 

고등부 - 최우수상(운문 부문)

부자유친

이 운 (순창고1)

 

아버지는 나를 체계산으로 데려가셨지

출입금지 푯말을 무시하시곤

 

고사리가 자라나고 꽃들이 만개하는

오뉴월의 평화로운 나날

 

들창문을 연 듯한 풍경

체계산의 절벽에서 본 절경에

허나 마천루같은 높이에

주저앉은 나는 그저

피래미 한 마리였을 뿐

 

무뚝뚝하신 아버지

내가 보물이라도 된 양

말 없이 나를 등에 업으셨다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니 김치전 하나 부쳐놓으셨네

말 없이 한 점 드시는 아버지

등엔 피래미의 비늘 하나 붙어있었던

 

고등부 - 최우수상(운문 부문)

어느날

강시온 (순창고1)

 

노인의 리어카에

가득 실은 폐지가

횡단보도로 쏟아졌다

 

누구 하나

거드는 사람 없이

그냥 지나간다

 

찻길 밖으로 옮기며

진땀 빼야 했던 날

구름 한 조각 쉬어 간다

 

다가온 노인의 눈길

젊은이 돈 있으면

이천 원만 주고 가

 

당황도 잠시

손에 들고 있었던

아메리카노 한 잔 드렸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