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준]풍산면 추모공원의 역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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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준]풍산면 추모공원의 역발상
  • 이완준
  • 승인 2024.02.2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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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준 (풍산면 추모공원 공동대책위원장 )

연일 흐린 날씨에 비까지 와서 이번 보름날 행사가 예전 같지 않았습니다. 풍산면에는 달집에 태워버려야 할 추모공원의 큰 액이 있었는데 아직 떠나보내지 못하고 풍물쟁이기도 한 제가 호소 말씀으로 전합니다.

 

<감사원의 공익감사 청구에 대한 경과입니다>

저희들이 감사원에 청구한 사항이 종결처리(받아들여지지 않음)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전임행정에서 3년에 걸쳐 이미 모든 절차를 마친 부지가 있는데 그것을 백지화하고 절차와 소통없이 행정에서 내부 결정하여 국도 옆 개활지 비싼 공장부지에 몰아붙이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이 하나의 요지이고, 선진지 견학과 관련한 부당 위법의혹에 대한 것이 또 하나의 청구 요지였습니다.

감사원 공익감사에 채택되기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시작했기에 실망하지는 않습니다. 감사원의 답변에서 조례가 재량규정이므로 따르지 않더라고 위법한 것은 아니다는 말은 이해가 갑니다. 순창군의회에서 억지로나마 승인이 이루어졌으니 의결을 받았다는 사실도 수긍합니다.

하지만, 감사원 종결처리 근거의 하나로 또한 순창군이 공설장사시설위원회를 운영하지 않는 대신, 202010월부터 12월까지 세 차례 공개 모집을 하였고, 20216월부터 9월까지 타당성조사를, 같은 해 11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10조의2 등에 따라 의회의 의결을 받았습니다의 내용을 근거로 삼은 것은 전임행정 시절의 사실이고, 오히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어렵게 결정된 사항인데 어떻게 새로운 곳으로 밀어붙일 수 있느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주장이어서 항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순창군은 아직 하나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군수께서 말씀했던 극심한 반대 표출의 1, 전면봉쇄로 무산된 2, 철저한 주민의 외면으로 풍산면민 단 10명만 참석한 3차 설명회를 절차상 동의 요건으로 마쳤다며 요긴하게 사용하셨습니다. 기존에 사놓은 땅은 예산 낭비가 아니냐고 말했더니 급조하여 전원마을 만들겠다고 했던 말도 감사원에 그리 답변하셨더군요. 순창군의 행정이 기수의 채찍에 맞춰 즉흥적이고 앞으로만 달려가는 옆 눈 가린 경주마를 떠올리게 합니다.

 

<풍산면민들의 찢어진 마음이 이십년은 갑니다>

보름날 이웃 마을의 형님은 추모공원으로 등지고 갈라져서 면민들의 금간 마음이 십년은 갈 것이다고 말씀합니다. 저도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십년은 갈 것 같습니다.

면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해내려면 주민과 행정이 신뢰와 애정으로 뭉쳐야 이루어집니다. 풍산에 화장장과 추모공원을 밀어붙이며 많은 면민들이 상처받을 때 면행정의 책임자는 전장의 전사가 되고 그 구성원들은 옆 눈을 가린 경주마처럼 채찍소리에만 열중을 합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군의회 의원님들은 힘을 가지고 있어도 대변하지 않고(나름의 노력을 하여주신 의원님은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편이 아니었습니다. 고개 숙여 존경의 인사를 올려야 할 일부 노인들과는 거리감이 생기고, 평소 솔선수범으로 앞장서며 면민들의 리더이던 사람들, 유기적 역량을 발휘하던 여러 조직의 책임자들, 실제적인 면의 구심체인 이장단, 면의 어려움 때마다 앞장서주던 청년들에 대한 서운함, 나서지 않지만 면의 중견을 이루던 사람들의 무심함, 사안의 부당함에 대한 인식은 모두가 일치하면서도 행정의 권위에 밀려 넘어져하는 풍산면이라는 내부의 자긍심,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과 에너지 실망감 패배의식이 모여서 앞으로 풍산면을 어떻게 운용하고 만들어내고 함께 이룰 수 있을까요? 풍산면은 모래성의 공허함으로 찢어진 마음의 상처가 이십년은 갈 듯 합니다.

 

<하찮은 호박나물이 속상합니다>

순창군정 설명회는 보편복지의 날개와 가슴을 활짝 폈습니다. 군수님은 그 많은 사업들의 수치를 구슬 꿰듯 합니다. 공약에 없던 좋은 사업들도 보이고 의미 있는 착안사업도 신생 발굴했습니다. 그러나 듣다 보면 풍산면의 사업은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풍산면의 대표사업은 추모공원입니다. (다음 임기에 재임을 해도 풍산면에 화장장은 안 하시는 것이냐는 질문에 즉답을 안주시는 것으로 봐서는 여전히 화장장의 그늘이 숨어있는) 죽음의 시설이 풍산면의 대표사업입니다. 봄처럼 희망을 노래하거나 술잔 하나 부딪칠 수 없고 웃을 수도 없는 상갓집 같은 풍산면입니다.

행정의 연계로 3년간 노력하여 승인받고 땅까지 사놓고 타당성조사 마쳐서 착공만하면 되는 곳을-인근 마을의 몇 사람 반대는 받아들이고 풍산면민의 계속되는 집단반발은 무시되고, 처음부터 다시 공개모집하겠다고 해놓고는 지켜지지 않고, 강제조항이 아니라며 조례에서 정하는 최소한의 위원회 구성과 공론화 과정은 거치지도 않고, 우리가 볼 때 풍산을 지목하기 위한 임의적 맞춤조건으로 네 가지를 구성하고, 비교대상이던 다른 세 곳에는 맞춤조건 외에 어떤 주민 접촉이나 설명회도 갖지 않고, 풍산면의 어떤 사람이 소개하였으니 열명이 넘는 공장직원이 일하는 비싼 땅을, 보상비까지 주어가며, 국도변이라 훤하게 노출된 개활지에, 공청회도 한 번 없이, 제대로 된 설명회도 없었는데 이런 결정과 추진의 희생을 감내한다는 것은 행복한 순창 행복한 풍산면이 절대로 아닙니다.

순창군에서 대형버스가 한 대 필요하다면 내부결정하고 공장에 가서 설명회 한두 번 하고 마음대로 차 끌고 와서 가격은 나중에 흥정하시나요? 혐오시설을 풍산면에 이런 식으로 하자는 것과 같다고 보입니다.

 

<장대의 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역발상은 어떤가요?>

순창군은 추모공원의 감사결과가 나왔으니 언론에 보도 요청을 하고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 같습니다. 저희들의 이번 감사요청은 삼백명이 충족요건이지만 삼일만에 오백명의 서명을 받아서 제출한 것입니다. 표현은 안 하셔도 소문 안 내고 진행한 절차에 동의를 해주신 분들이 그렇게 되십니다.

순창군이 행복하고 풍산면도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요? 공개석상에서 드렸던 말씀을 공개지면으로 군수님께 다시 드리고 싶습니다.

풍산면의 현 추모공원 매입지는 옥과의 설산과 가깝고, 전라남북도가 연결되는 국도변으로 교통이 편리하며, 우곡의 담수호와 향가리 유원지 주변의 놀이 여러시설들, 자전거도로, 오토 캠핑장, 섬진강을 띠처럼 이어가며 채계산의 출렁다리까지 관광과 체험 힐링이 이어지는 유동인구 증대의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방식의 제3의 설계를 꿈꾸어 봅니다. 군민 여러분께도 간절한 마음을 담아 제안드립니다.

올 한해 만사가 대길하여 하시고자 하시는 모든 일들 소원성취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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