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이 이룬 ‘적성초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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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이 이룬 ‘적성초의 기적’
  • 장승철 교장
  • 승인 2024.04.02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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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과 함께한 운동장 잔디 식재
장승철 적성초 등대지기 교장

 

지난 323일 토요일 아침. 주말인데도 아침 7시부터 학교를 가기 위해 서둘러 나섰다. “교장 선생님, 적성초에 잔디를 심어버릴까요?” 신인수 적성면장님이 어느 날 불쑥 나에게 이런 말을 건넸다. 나는 마음 속으로 무슨 그런 겁 없는 이야기를 하시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사실은 그랬다. 입학식 날 기관장님들과 적성면의 대표님들을 모신 자리에서 그간의 학교 운동장 잔디 식재와 관련한 노력들을 이야기하면서 학교만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지역민들이 함께 이야기해주시길 바란다고 말씀을 드린 것인데 학교 사랑에 대한 열정이 많으신 적성면장님과 주민들께서 우리가 힘을 모아 적성초에 잔디를 깔아주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모으신 것이었다.

학교 운동장 넓이는 가로 80미터, 세로 50미터, 대략 4000평방미터, 1200평이다. 이 정도 넓이면 잔디값만 어마어마하고 거기에 인건비까지 합치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적성초를 사랑하는 적성면민들의 열정은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적성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어 잔디 운동장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무려 1000만원 정도의 기금을 모아 잔디를 구입하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잔디를 어떻게 심을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토요일 아침 8. 전날 살짝 내린 비로 학교 운동장은 살포시 젖어 있었다. 과연 운동장의 잔디는 어떻게 심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에 도착했다. 그런데 정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적성면민들과 학부모님들 그리고 아이들까지 무려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학교 운동장 곳곳에 놓여 있는 잔디판을 자르고 나르고, 고랑을 파주면 잔디를 묻고 흙으로 덮는 일들을 시작하고 있었다. 처음에 잔디를 사람들이 심을 거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이렇게 넓은 운동장을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와서 심을 것인지, 그리고 며칠이 걸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하지만 적성초를 사랑하는 지역주민들의 마음은 이미 어릴 적 운동장을 뛰놀던 그 때로 돌아가 있었고, 그 추억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힘든 것도 잊은 채 서로 웃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잔디를 심어 주셨다. 아마 한 고랑을 파며 적성의 추억을 되새기고, 잔디 하나를 심으며 적성의 미래를 꿈꾸는 마음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잔디 식재는 모두가 하나되어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단 하루 만에 완료되었다. 과연 이것을 기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우리 적성은 얼마나 간절했는가? 학교가 없어지지 않기를, 그리고 학교에 아이들이 더 많이 찾아오기를, 그래서 적성면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기를. 그 간절함이 32(유치원 6명 포함)의 학교로 다시 회복하게 하였고, 푸르른 잔디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게 하고 싶은 간절함이 주민들을 하나로 만들어 이렇게 놀라운 기적을 이루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번 마음을 모아 함께 해주신 적성면민들과 학부모님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간절함으로 적성초의 기적은 이루어지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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