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가 사는 동네]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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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사는 동네]시인
  • 신민수 시인
  • 승인 2024.04.08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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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시는 한하운 시인이, 노동 시는 박노해 시인이, 인생 시는 천상병 시인이, 서정의 시는 서정주 시인이, 고향의 시는 김용택 시인이, 사랑 시는 이해인 시인이, 정지용, 한용운, 윤동주, 박목월 등 기라성같은 수많은 시인들이 다 읊어버렸으니 내가 써야할 시어가 없다.

그렇다고 펜을 놓을 수는 없는 일이라서.

사월이다. 사월에 솟는 모든 풀잎은 먹으면 약이 된다고 한다. 사월에 피는 모든 꽃잎은 차로 끓여 마셔도 좋다고 한다. 햇살 좋고, 바람 좋고, 모두가 다 보약이다. 그래서 그럴까 사월의 길을 걸으면 가수가 되고, 화가가 되고, 시인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봄이면 문학소년이라도 되는냥 산으로 들로 쏘다닌다. 첫사랑이, 어릴적 동무들이 마냥 그립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떠오르는 생각을, 일기처럼 써가며 흔적을 남기고 싶은 것이다.

내가 시인이란 말 누구에게도 해본 적 없지만, 시인은 되고 싶지만, 그 반열에 오를 수 없음을 알기에 흥얼대듯 낙서하듯 쓰고 있을 뿐이다.

낚싯대 펼쳐놓고 먼 산만 바라봐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앉아있는 강태공. 고기 한 마리 낚이지 않아도 강가에 앉아 있으면 마냥 즐거운 시간이듯.

공감하는 이 없어도 시간만 나면 토닥토닥 흔적을 남기고 싶은 것은 취미생활의 일부분일까, 아니면 철없는 소년일까, 엉뚱한 망상가일까.

사월이다. 봄이다.

산골농부라고, 나이들었다고, 가진 것 없다고, 기죽지 말란다. 시인의 길 걷진 못해도 꽃피는 사월의 언덕을 오늘도 걷고 있다면 당당하게 걸어도 된다고 햇살, 바람, 꽃들이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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