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골소리/ 지역신문, 누구와 함께 가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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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골소리/ 지역신문, 누구와 함께 가야하는가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21.05.1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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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5, 인근 광주에서 군사독재세력이 양민을 학살하던 그때도 순창은 아무 일도 모르고, 아무 일 없는 것처럼 태연했습니다. 광주, 전남 아니고야 어디 순창뿐이었겠습니까? 그러나 100리 안되는 곳 순창에서의 평온(?)은 두고두고 제 가슴의 멍에입니다.

그때 언론은 광주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오죽하면 광주문화방송 사옥에 불을 붙였겠습니까. 민족지를 자랑하는 조선일보는 왜곡 보도를 일삼고, 동아일보는 519일부터 5일간 사설을 뺀 채 신문을 발행했답니다. “동아의 무사설은 자신들의 주장을 펼 수 없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양식이며 저항의 표시로 볼 수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반면 조선일보520일 사설 백척간두에 서서에서 광주항쟁에 대한 언급은 회피하면서 517조치의 부득이함을 피력했었습니다.

당시 정규 언론들은 광주시민들을 폭도'로 매도했습니다. 실제로 80521동아일보광주 일원 데모사태” 522서울신문안보적 중대 사태이다” 523서울신문북괴 방송이 광주사태만 집중적 선동조선일보폐허 같은 광주 - 데모 6일째한국일보유혈의 비극 - 처절한 광주시” 524서울신문광주시위 선동 남파간첩 검거” 525조선일보무정부 상태 광주 1- 바리케이드 넘어 텅 빈 거리엔 불안감만” (김대중 사회부장 기명 기사)

열흘 동안 신문을 발행하지 못한 전남매일신문62일 발행 재개를 위해 만든 대장(편집을 위해 만든 원장부)에 있던 죽음의 거리에도 태극기 펄럭’, ‘주인 없는 구멍가게에 돈 놓고 물건 가져가’, ‘헌혈 길 비극에 간 어느 여고생등 기사가 신군부 검열로 사라졌고, ‘광주유혈사태광주시위사태로 바뀌었답니다. (오마이뉴스, ‘김삼웅의 518 광주혈사에서 발췌)

80518 광주민중항쟁은 41년 지난 지금까지도 진실조차 밝히지 못했습니다. 전두환노태우로 대표되는 학살 책임자들은 지금도 호의호식하며 잘살고 있습니다. 518 유공자단체를 괴물집단이니 폭동이라고 막말한 사람들도 제1야당에서 큰소리치며 횡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주의나 정의를 찾을 수 있습니까? 학살자 전두환의 고향 합천에 국민 세금으로 만든 일해공원이 그대로 남아 있고,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며 추징금은 떼먹고 골프 치고 회고록 발간하며 여생을 즐기는 나라. 박정희전두환 정권에서 은혜 입은 자들이 또 집권을 꿈꾸는 나라. 이런 대한민국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한 민주공화국 맞습니까?19876월 민주항쟁은 대통령 직선제는 쟁취했지만, 민주세력으로의 정권교체는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1988515한겨레신문창간을 이룩했습니다. 발기인 3342, 국민주로 만든 한겨레신문를 보며 제 삶이 한층 달라졌습니다. 사람 냄새 나는 기사가 참 좋았습니다. 다시 읽고 싶은 기사를 모아 놓은 상자가 벌써, 두 자릿수입니다. (죽기 전 다 읽어 볼 수 있을까? 자신 없습니다.)

요즘 한겨레를 보며 극단적 양극화로 1%밖에 안 되는 초기득권층의 거대한 힘을 확인하며 경악합니다. 대중은 힘 있는 쪽에 서고 싶어 하며, 뺏으려는 사람보다 뺏기지 않으려는 사람의 힘이 더 세고 절실한 현상도 다시 확인합니다. 그래서 사회적 차별에 맞서기 위해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생 만날 일 없는 초기득권층에 맞서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내세우는 성장 제일주의에 맞서기 위해 연대해야 합니다. 창간 33주년을 맞은 한겨레가 후원회원을 모집합니다. 권력과 자본에 휘둘리지 않고 언론 신뢰 회복을 위한 길로 후원모델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뉴스타파〉 〈프레시안〉 〈오마이뉴스이은 종합일간지 한겨레의 시도가 성공하면 기업으로서 언론과 공공재 성격의 언론이 조화를 이룬 이정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에 관심을 둡니다. 지역 주간신문 발행인으로서 몇몇 유력자들의 집합이 아닌 군민 독자들의 후원으로 발행하는 신문을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신문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고 독자와 더욱 가까워지는 신문, 장사치 언론 아닌 공공재 언론으로 성장하기 위해 다수 군민이 후원하는 신문이 되도록 더 애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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