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탐구(16)동계 유일한 중국음식점 “용화반점” 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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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탐구(16)동계 유일한 중국음식점 “용화반점” 개업
  • 정명조 객원기자
  • 승인 2022.03.08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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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세 한병수 사장 “아는 동생이 동계에 중국집이 없다고 소개해줘”
동계 용화반점 입구
동계 용화반점 입구

 

지난 28일 주로 동계에 사시는 분들의 단톡방(카카오톡 단체대화방)저 동계면에 중국집 생겼다는 말이 사실입니꽈?”라는 질문이 올라왔다. 그러자 대화방이 설렌다”, “배달은 해줄까?”, “쌍치는 배달 안 되는데~”, “개업이 다음 주라 슬프다등등으로 시끌시끌해진다.

 

짜잔~ 215일 동계 용화반점개업

취재를 하고 점심도 먹을 겸, 지난 312시 무렵 일행들과 함께 용화반점을 찾아갔다. 한창 점심시간이라 손님들로 북적였다. 동계 면민들이 짜장면, 짬뽕을 먼 읍내가 아닌 가까운 데서 먹을 수 있어 많이 오는 듯했다. 사장님을 찾았더니 주방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고 있어서 얼굴도 못 보고 일행 4명은 자리에 앉았다.

메뉴판을 보니 시골에서 보기 힘든 물짜장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물짜장’. 군산과 익산의 물짜장 맛 집을 섭렵했던 나는 물짜장을 주문하려 하였으나 지금은 안 된다는 종업원의 말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간짜장을 시켰다. 간짜장 3개와 짬뽕 1개를 주문했는데, 5분도 안 돼서 음식이 나왔다.

간짜장은 고기가 많이 들어있고 간이 적당해서 개운했다. 짬뽕은 약간 매워서 맵기 조절하실 분들은 미리 얘기하면 된다. 후루룩~ 쩝쩝~ 순식간에 그릇을 비운 우리는 주인장이 한가해질 때까지 근처 무인카페에서 기다렸다.

간짜장
짬뽕

 

한병수 사장, 음식장사 50년 경력

가게가 한가해지고 용화반점한병수(71·1952년생) 사장과 대화를 나눴다. 가장 궁금한 질문, ‘도시나 번화가가 아닌 시골에서 개업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전주에서 중국집을 하는 동생이 동계면에는 중국집이 없다고 이곳을 소개해줬어요. 그리고 장사가 괜찮게 될 거라고 해서 개업하게 됐어요. 음식장사만 통틀어 서울과 완주군에서 50년 정도 했어요. 서울 청계천에서 보쌈도 오래 팔고 원할머니 보쌈의 원할머니와도 친하게 지냈죠. 그렇게 지내다가 정리하고 내려와서 완주군 소양면 위봉산에서 한 5년 정도 식당을 했죠. 근데 여러 가지 이유로 장사가 시원찮아서 그만두고 직장생활을 하던 중 제안을 받아서 이곳에 개업을 하게 됐어요.”

한 사람의 이런저런 사연이 동계면의 유일한 중국집 탄생으로 이어졌다.

 

물짜장바쁜 점심시간엔 못 만들어

다음으로 궁금한 시골에서 보기 힘든 물짜장 메뉴가 있는데, 왜 주문이 안 되는지물었다.

물짜장 하긴 해요. 그런데 특히 이곳은 점심시간에 손님이 한꺼번에 왕창~ 들어오시더라구요. 그러면 저 혼자 요리를 하는데, 여러 종류의 메뉴가 들어오면 도저히 시간에 맞춰 음식을 낼 수가 없어요. 음식이 늦게 나가면 손님들이 싫어하시잖아요. 그래서 점심시간에는 양해를 구하고 가장 대중적인 짜장, 간짜장, 짬뽕, 탕수육만 주문받아요. 바쁜 시간이 지나면 물짜장과 다른 메뉴도 주문받아요.”

한가한 시간에 오면 물짜장을 먹을 수 있다는 얘기에 나는 신이 나서 보통 물짜장은 1만원이 넘는데 여긴 7000원 밖에 안하네요?’라고 다시 물었다.

비싼 메뉴는 별로 안하려고 해요. 저희 가게 물짜장은 삼선짜장처럼 재료가 많이 들어가지 않고 짜장면 정도의 재료로만 만들어요.”

 

동계에서 오래 진득이 해보려고요

사장님의 향후 계획과 다짐을 물었다.

여기 동계에서 오래 진득이 해보려고요. 제 나이도 있고 아내가 외국인이고 젊은데, 여기에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야죠. 끝까지 변함없도록 꾸준히 하겠습니다.”

다음엔 저녁에 방문해서 물짜장을 먹으러 오겠다고 약속을 드렸다. 71세로는 보이지 않는 동안의 주인장과 인사를 나누고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돌아왔다.

적지 않은 나이에 동계면민에게 한줄기 빛과 같은 중국집을 개업하신 사장님, 정착 잘하시고 오래도록 장사를 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병수 사장이 주방에서 직접 요리를 만들고 있다.
한병수 사장이 주방에서 직접 요리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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