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사람처럼]서른 악마가 자취를 감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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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사람처럼]서른 악마가 자취를 감춘 사연
  • 채광석 시인
  • 승인 2023.06.13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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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악마가 자취를 감춘 사연

 

채광석

 

세상은 줄담배와 조강지처를 무척 좋아했던

착한 대통령을 흔들어댔다

가방끈이 짧다고

말투가 경망스러워 격 떨어진다고

제 정당의 속곳을 눈감아주지 않는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여당인 민주당이 앞장서서

제 대통령을 탄핵 심판대로 끌어내렸다

또 다른 신생 민주당계가

울고불고 엎드려 겨우 민심을 되돌린 후

역풍을 일으켰고

그 파란의 열매를 몽땅 거머쥐었다

그러나 그들은 정작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그 중요한 국운과 민운의 시간을

각자의 사욕과 셈법

몽땅 날려먹어 버린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전쟁 마마 호환 기근 전염병보다

더 무서운 건 믿음의 상실이라며

하나둘씩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에 자주 출몰하던

해묵은 도깨비들과 신생 악마들도

구 민주당계 신 민주당계처럼

귀신 생활 오천 년 만에

이렇게 무서운 놈들은 처음이라며

어느 날 모두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채광석 시인. 1968년 순창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 재학 중인 23세 때 등단했다. 하지만 등단은 대학 재학 중 사법고시 합격등과는 화려함의 결이 전혀 다르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대에 절필을 한 후, 나이 쉰이 넘은 지난 20192번째 시집 <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를 펴냈다. <오월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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