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웅]골프장 신설과 영화 ‘내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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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웅]골프장 신설과 영화 ‘내부자들’
  • 조재웅 기자
  • 승인 2023.06.2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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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골프장의 18홀 신설의 추진과정을 취재하다 보니, 재미있게 본 영화 내부자들이 자꾸만 떠올랐다.

영화 내부자들은 정치인과 기업, 언론의 유착을 한 검사가 그들의 내부자가 되어 폭로하는 것이 주 내용이며, 이들의 유착 이유는 돈과 권력이다.

기자는 기존 9홀 금산골프장의 불법 공사와 18홀로 신설하기 위한 추진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는 불법과 특혜 의혹 등을 취재하며 이런 일이 보통 주민이라면 가능한 일일까? 의심을 떨칠 수 없었다.

영화처럼 내부자가 되어 유착 정황을 찾아 폭로하고 바로잡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그럴 수 없어 안타깝다.

골프장 신설을 반대하는 대책위에서 군수나 군의원 등 군내 정치인의 입장을 묻는 것에 대해 왜 그들에게 의견을 묻냐는 취지로 대책위를 비난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질문과 비난 자체가 한심해 보인다. 군계획시설인 기존 9홀 금산골프장을 폐지하는 것도 18홀 금산골프장을 신설하는 등의 입안 결정권자는 순창군수.

이 과정에는 군의회의 의견도 청취해야 하고, 군의원 1명이 당연직으로 군계획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어 있다. 이는 모두 법규로 정해진 사항이다.

따라서 군수와 군의원의 의견은 매우 중요한데, 군수와 군의원이 마치 상관없는 일인 듯 한발 물러서 방관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군의회는 현재까지 드러난 불법과 특혜에 대해서 진상을 파악할 수 있는 조사권이 있다. 현재까지 진행상황을 보면 군의회의 의견 청취 절차를 생략하며 권한을 빼앗긴 상황인데 이를 몰랐다면 무능이고, 알고도 방관했다면 의회()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군의회도 금산골프장 관련 브로커나 다른 모종의 이유로 얽혀 있는 것일까? 이도 아니면 침묵이 다음 선거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계산하는 것인가?

그렇게까지 해서 당선돼 얻으려는 것은 무엇이고, 그렇게 얻은 권력과 권한 등이 과연 주민들을 위해 사용할까 의문이다. 그들은 왜? 정치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에 답답하다.

수십억에서 수백억원까지 막대한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개발과 관련해 공무원은 불법을 눈감고 여러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고, 정치인들은 입 다물고 있으며, 일부 언론은 사실관계는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이들에게 동조하고 있다.

영화 내부자들처럼 진실을 밝힐 수 없으니, 행정 감사나 수사기관에 기대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지만, ‘외부자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일을 해보려고 한다.

이런 취재는 기자 개인에게도, 신문사에도 상당한 부담이 된다.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최고의 권한과 권력 그리고 재력을 가진 군과 의회, 더불어 지역사회 기득권의 의도와 다른 취재나 보도를 쉽게 할 수 없고,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이 크고 많다.

그러나 권력을 감시하는 일이 언론 본연의 의무이니, 지역사회 구성원 간의 합의와 개인적으로는 돈의 노예는 되고 싶지 않아 오늘도 용기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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