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진]기후재난시대, 노동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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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진]기후재난시대, 노동권에 대하여
  • 최수진
  • 승인 2023.07.1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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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진 (순창읍 순화)

아침에 눈을 뜨면 검색창을 열고

아침에 눈을 떠서 여러분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저는 날씨 검색부터 하는데요. 전날 밤에도 하고 아침에 눈을 떠서도 한답니다. 최근에 경험한 폭우와 낙뢰를 생각하면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날씨 검색을 하게 됩니다. 20208월 순창의 폭우에 대해 들었던 터라 천둥과 번개, 폭우가 한꺼번에 들고 일어나는 날에는 걱정이 태산처럼 밀려듭니다. 이제는 장마철이라는 말도, 6월 지났으니 7월 지났으니 라는 말도 별 의미가 없을 정도로 상시적 재난 시대가 다가오는 것 같아서 참 많이 우울해집니다.

 

기후변화와 노동 일수

날씨를 검색하면서 많은 기사를 접했는데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었습니다. 올해 6월 낙뢰(천둥과 번개를 동반하는 급격한 방전 현상) 건수가 21596회로 이는 지난 10년 동안의 6월 평균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는 기사였는데, 폭염과 폭우와 더불어 낙뢰가 바깥 활동을 하는데 중요한 방해요소가 될 것으로 보여 걱정이 또 보태집니다.

또 이런 기사도 있었는데요, 대형 마트 주차장에서 카트 정리를 하던 노동자가 폭염으로 쓰러져 끝내 사망했다는 것인데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건설 현장이나 제철 현장에서 발생하던 여름철 열사병 사망 사건이 이제 대형 마트에서도 발생해서 전반적인 노동 현장의 안전망이 걱정입니다. 올해도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가 역대급이 될 거라는 예보가 나오고 아직 7월인데 말이죠.

급변하는 기후는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날씨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야외 노동에 있어서는 노동의 일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많습니다. 농사도 그러할 텐데요, 농사를 짓고 계신 지인께서는 한낮에 뜨거움으로 아주 이른 새벽이나 늦은 시간에 논밭에 나간다고는 하지만, 일찍 시작된 더위가 늦게까지 지속되어서 어려움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래도 농사는 일정 부분 이렇게 저렇게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지만, 일반 노동의 경우에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입니다. 수입에도 영향을 받을 테고요.

 

지속가능한 노동을 위하여

유엔(UN)에서 발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2016년부터 2030년까지 이행해야 하는 UN과 국제사회의 최대 공동목표17개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중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8)’기후변화 대응(13)’이 있습니다.

저는 이 두 가지 내용을 접목해서, 지구온난화를 기반으로 하는 기후()변화 시대에 양질의 일자리는 어떤 것이어야 하며 경제성장의 방향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결정할 때 소수 인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시민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좋은 일자리의 조건에는 임금의 액수보다 급변하는 날씨 조건에서도 목숨이 위태롭지 않은 수준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전한 노동권을 담을 주머니

국제사회는 느리기는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붕괴 이후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재정비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후의 사회는 지금과 같은 시스템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완전히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라는 소리도 들립니다.

너무도 당연한 말입니다. 터져버린 주머니에 담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럼 어떤 주머니를 준비해야 할까요?

아직 인간의 노동을 대신할 기계가 완벽하지 않다면 법이 보장하고 있는 형식적인 노동하는 사람의 권리를 실제 사회로 끌어내고 노동권의 폭을 확대하여 기후재난으로 인한 노동자 사망이 흔한 뉴스로 취급되는 일이 없는 주머니를 만들어야 하겠지요.

노동의 종류, 국적, 신체조건, 나이가 어떻든 노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보장받을 수 있는 노동 안전권에 대해 이제는 진지하게 논의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는데, 동의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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