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진]3월 21일 ‘세계 숲의 날’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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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진]3월 21일 ‘세계 숲의 날’을 생각하며
  • 최수진
  • 승인 2024.03.1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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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진 (순창읍 순화)

인간의 문명은 전쟁과 함께 한다

인간의 문명은 전쟁과 함께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더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야 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무기를 가지고 빼앗고 싶은 곳으로 갔는데 거기서 생명을 빼앗기만 한 것이 아니라 전쟁을 하면서도 먹고 살아야 했기 때문에 그들의 음식과 생활방식이 전해지기도 한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과학기술이 발전하게 되었고 새로운 문화가 유입되어 더 풍성한 문명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무기의 원료는 숲의 일원이었다

그런데 과학과 기술의 산물이라고 알고 있는 무기 만드는 기술의 근원은 땅에 있습니다. 무기의 가장 중요한 원료인 철과 기타 광물이고, 광물은 숲에서 자연물의 형태로 존재해 있었던 것입니다. 인간들은 전쟁에서의 승리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광물을 이용했고 그렇게 해서 숲은 상처를 넘어 큰 부상을 입기 시작한 것입니다. 현대사회에 와서는 직접적인 전쟁이 아니라도 전쟁을 방불케 하는 전투적인 산업에 의해 숲은 지금도 파괴되고 있습니다.

 

원령공주는 결자해지를 원한다

1997년에 우리말로 원령공주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もののけ)를 아시나요? 모노노케는 사람을 괴롭히는 죽은 영(), 좀 더 구체적으로 원한이 있는 영이라는 뜻입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죽어서도 인간을 괴롭히는 것일까요?

영화는 전쟁을 위한 무기 조달을 위해 끊임없이 숲을 해치는 사람들(에보시)과 인간이지만 인간에게 버림받아 견신(犬神)인 미와가 키워 정체성이 들개에 가까워 숲을 헤치는 인간을 적으로 간주합니다. 이런 갈등 구도 속에서 에보시와 산을 화해시키려는 인간 아시타카가 주요 등장인물로 등장합니다.

인간들에게 살아갈 주거지를 잃고 목숨을 빼앗기게 된 동물들이 원령이 되어 인간을 공격하게 된다는 것이 주요 사건인데, 결국 영화는 이런 이야기로 매듭을 짓습니다. 인간에 의해 파괴된 자연은 결국 인간의 손으로 다시 회복시켜야 한다. 결자해지(結者解之)겠지요. 숲을 관장하는 사슴신의 목을 잘라서 권력자에게 바치려는 사람들로 인해 사슴신은 극노를 하고 숲은 생명이 없는 곳으로 변하고 맙니다.

그런데 아시타카는 압니다. 사슴신의 목을 다시 돌려줘야 이 분노가 가라앉을 것이라고요. 그래서 아시타카는 필사적으로 사슴신의 목을 찾아 돌려주고 숲은 다시 초록으로 뒤덮입니다. 에보시는 산이 아닌 자신에게 무기를 요구하던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연의 힘을 알게 되었겠지요?

 

환경기념일 대하는 자세

1969128일 미국의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에서 있었던 기름유출 사고를 계기로 상원의원 게이로 닐슨이 지구의 날 선언문을 발표하고 1970422일 하버드 대학생 데니스 헤이즈와 함께 행사를 주최하면서 본격적인 기념일이 된 지구의 날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사람들은 아주 많은 환경 관련 기념일을 지정하고 있습니다. 당장 321일이 세계 숲의 날이고 322일은 세계 물의 날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익숙한 45일 식목일(식목 주간을 나라마다 다름)도 있지요.

 

죄책감 벗어나기 위한 기념일?

사람들이 저지른 일을 사람들이 해결해보고자 만든 기념일일 테지만 대부분이 하루 행사에 그치거나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당장의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임시방편이라는 혐의를 벗기 힘든데요, 그날을 기점으로 우리 삶의 전환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숲을 대하는 내 삶의 변화 1일 이런 식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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