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진]나는 상상한다, 지속 가능한 축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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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진]나는 상상한다, 지속 가능한 축제를
  • 최수진
  • 승인 2023.11.0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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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진(순창읍 순화)

축제의 계절입니다. 1%의 연관성만 있으면 온갖 이름을 붙여서 엄청난 예산을 들여 축제를 엽니다. 마치 이날만을 기다리고 산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지역 축제가 우리의 생사 여부를 결정이라도 하는 듯 민과 관이 의기투합하여 큰일을 해내는 현장은 참 장엄하기까지 합니다. 축제를 계기로 오랜만에 주민들이 만나고 함께 행사도 해나가며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시간을 가진다는 측면에서 기왕이면 좀 더 좋은 기획으로 기억에 오래 남는 축제가 되면 좋겠지요.

 

일회용 플라스틱 넘쳐나는 축제장

순창장류축제는 순창에 이사 와서 처음으로 경험하는 축제라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참가해 보았습니다. 각색의 국화가 펼쳐진 공연장 부근의 모습이 너무 예뻐서 감탄의 소리를 내며 일대를 돌았는데, ...어쩌지요? 국화 이후부터는 제 눈에 부스마다 넘쳐나는 일회용 쓰레기들만 가득히 들어왔습니다. 여기저기 떨어져서 날아다니는 나무젓가락 비닐, 테이블마다 넘쳐나는 종이컵, 비닐봉지 씌운 일회용 접시, 축제장 구석마다 세워져 있는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수 컵 등.

사흘 동안 나올 폐기물의 양을 상상하니 돈 주고 뭘 사 먹기가 겁이 났습니다. 텀블러에 음료는 받았지만 내가 먹을 음식을 담은 용기가 바로바로 버려지는 일회용이라고 생각하니 음식 먹을 용기가 생기지 않더군요.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축제, 가능!

2023526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세균 번식 방지 기능이 있는 수거함을 설치하고 참여자들이 음식을 주문할 때 다회용컵과 용기, 숟가락, 포크 등을 제공해서 폐기물 처리 비용을 80% 이상 저감하는 효과를 봤다고 합니다.

20221년에 열린 춘천마임축제 때는 야외 푸드 트럭 이용 시 다회용기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축제기간 동안 주위에 버려진 캔, 플라스틱 등 쓰레기 5개를 모아오면 씨앗 연필을 제공했다 하고, 20226월에 열린 제21회 의정부음악축제 때는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과 함께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을 열었다고 합니다.

(편집자 주. ‘제로웨이스트는 쓰레기 배출을 ‘0(제로)’에 가깝게 최소화하자는 것으로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폐기물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엠지(MZ)세대를 중심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인증하고 공유하는 문화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 외국 사례

외국의 사례는 좀 더 구체적인데 영국의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은 참여자들 모두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 대중교통 이용이 기본이랍니다. 거기다 현장에서 바로 재생에너지를 생산해서 필요한 전력 일부를 사용하기도 한다는데요. 일본의 후지록 페스티벌과 더불어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은 이미 친환경 축제로 진행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합니다. 주최측이 참여자들에게 미리 이런 내용들을 적극적으로 공지하고 실행을 독려한다고 하는데요.

장류 축제 때 다회용 컵에 커피를 담아 달라고 했더니 그러면 안 됩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는 지인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잠시도 고민하지 않고 안 된다는 말이 먼저 나온 것은 매장의 그분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특히 축제 때는 으레 일회용을 사용하는 것이 국룰처럼 돼 버린 상황이 문제인 것이겠지요.

 

되는지 안 되는지 해 봐야 알지!

축제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모이는 행사입니다. 사람들이 모여야 축제의 의미도 살고 성공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산을 사용하는 행정은 축제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시 중랑구의 축제 마을이 들썩들썩2019년부터 일회용 없는 축제를 표방하고 있는데 홍보물에 텀블러, 용기, 수저 필 지참!’이라는 문구를 넣어 참여자들을 독려하고 있으며 애초 걱정했던 것보다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중랑구의 크고 작은 모든 축제는 일회용품 없는 그린페스티벌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가까이에서 함께 해 온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진심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당장 실천을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중랑구도 처음부터 순조롭게 그린페스티벌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모든 참여자들에게 작으나마 성공의 사례를 제공하는 것은 행정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될지 안 될지 앉아서 걱정하지 말고 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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