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공무원⓺ 설주원 행정복지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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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공무원⓺ 설주원 행정복지국 국장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1.05.26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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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군정 목적 지향

공설운동장채계산 출렁다리 업무 성과

못하는 일들은 군민들께서 격려성 채찍을

설주원 행정복지국 국장과는 마스크를 쓰고 방역수칙을 지키며 대화를 나누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아주 잠시 마스크를 벗었다.
설주원 행정복지국 국장과는 마스크를 쓰고 방역수칙을 지키며 대화를 나누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아주 잠시 마스크를 벗었다.

403개월이 넘었네요.”

1981217일 공직에 들어서 군민을 만나고 군정을 챙기면서 숨 가쁘게 달려왔다. 뒤돌아보니 40년이 흘렀다. 지난 21일 오후 군청에서 설주원 행정복지국 국장을 만났다. 그의 집무실 회의탁자 위에는 기획재정부 직위표와 전라북도 기구직위표가 놓여 있었다. 커다란 직위표는 40년을 이어 온 그의 행정 업무를 짓누르고 있는 듯 보였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유쾌하게 웃다가도 군정 이야기를 할 때면 신중한 표정으로 돌변했다.

설 국장은 우리나라는 포괄적인 규제보다는 사안 하나하나 규제하는 게 많아서 공무원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비좁다면서도 정부와 지자체가 예전보다 대등한 입장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된 건 민주주의의 성과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민편의 위주의 행정 변화를 짚었다.

법률에 근거한 일들도 행정지침, 운용요령, 방침 등 규제를 많이 받죠. 지금 민선자치단체장은 정치역량이 커져서 주민들을 생각하며 정부와 국회의원한테 제도 개선을 직접 건의하죠. 정책간담회에서 의사가 반영되며 업무가 빨라졌어요. 행정은 관행적으로 하는 것 같지만 깊이 들어다 보면 근간을 이루는 법이 있어요. 그래서 재량행위는 기속재량인지 자유재량인지가 중요하죠. 기속재량은 그 범주에서 벗어나서는 안 되지만, 자유재량은 주민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융통성을 가질 수 있죠.”

타당성 떨어진 채계산 출렁다리 성공 확신

설 국장은 오는 6월말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정년까지 남은 기간은 1년 남짓. 공직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인지 물었다.

공설운동장은 제가 위치 선정부터 국가 예산 확보, 기본 설계, 기공식까지 마무리했죠. 채계산 출렁다리도 타당성 조사에서 투자대비 효용 가치가 없다고 접은 걸, 제가 문화관광과장을 맡으면서 군수님께 일을 하다 보면은 터덕거리기도, 넘어지기도 하는데 헛심 쓰느냐고 질책만 안 하시면 제가 만들어내겠습니다말씀드리고 추진했죠.”

채계산 출렁다리의 성공을 어떻게 확신했는지 다시 물었다.

제가 적성면장을 했거든요. 채계산에 대한 면민들의 기대가 정말 컸죠. 그런 자원은 있어야 한다고. 저도 공감을 했고. 출렁다리를 만든다면 거기가 바로 적지에요. 그걸 연결하면 하루 코스가 되니까 하다못해 순창에서 점심이라도 먹고 가지 않느냐, 관광 소득으로 연계될 것이다, 그런 자신감을 가졌죠. 해 놓으니까 감사하게도 공직생활 중 하나의 이정표가 됐다고 평가해 주세요.”

쌍치복흥 주민 보듬으며 직통버스 운영

설 국장은, 순창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쌍치와 복흥 주민들을 보듬으려 했던 노력도 빼놓지 않았다.

쌍치와 복흥은 생활권 자체가 정읍에 있다 보니까 행정을 해도 이원화되고 다른 동네 이야기하듯 받아들였죠. 쌍치, 복흥을 모두 안아야 명실 공히 하나의 순창이 되니까 정말 고민을 했죠. 재정 범위 내에서 군이 지원하고 있는 버스노선 운행 실태조사도 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겐 택시비도 보전시켜드리고, 결국 하루에 편도 6회씩 순창에서 쌍치, 복흥을 직통으로 운행했죠.”

설 국장은 강천산 약수터에서 입구까지 놓은 데크길과 훈몽재에서 김병로 생가까지 선비길로 불리는 데크길, 작은영화관, 미술관 등도 순창군에 자리를 잡게 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행정은 주민 편의와 복지로 성과가 드러난다. 설 국장은 이 대목에서 단호하게 말했다.

공직에 임하는 공무원들의 자세는 미리 안 될 거야라고 답을 정해 놓거나, 부정적인 사고를 버려야 해요. 어려움이 있어도 하면 돼, 내가 해야 돼. 내가 아니고 누가 해야 된다면 그 기회가 왔을 때 내가 더 잘하면 되지 그런 생각을 해야 해요. 어렵고 힘드니까 자꾸 빠져나가려고만 하면 안 되죠.”

설 국장은 제가 욕심이 많다 보니까 직원들이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근데 저만 보람을 느낀 줄 알았더니 직원들도 그 때 고통스럽고 정신없기는 했지만 성과를 내니 좋았다고 한다며 조심스레 전했다.

경청과 대안 마련, 추진 근거 중시

설 국장은 1시간 넘게 이어진 대화에서 거침이 없었다. 그는 행정을 볼 때 경청과 대안 마련, 추진 근거를 가장 우선시했다. 행정은 사람이 일을 집행하면서 주민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미흡한 점을 보완하면서 제도를 개선해 나간다. 설 국장은 목표의식을 정해 놓고 거기에 맞게 가려고 노력한다면서 정책과 행정이 일회성 공사가 되면 주민들 삶과 연계가 안 되기 때문에 항상 고민하면서 일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원은 대개 첨예한 주민 간의 갈등을 수반한다. 40년 공직생활은 갈등의 조정과 대안 마련의 연속이었다. 설 국장은 민원과 갈등 조정의 예로 장류축제를 들었다.

장류축제를 고추장민속마을에서 하니까 읍내 사람들이 교통에 제약을 받았어요. 축제 현장은 주차 전쟁이었죠. 주차장은 관광객들에게 제공하고 관광버스를 임차해서 셔틀버스 운영을 하는데 택시 업계에서 엄청 반대를 많이 했어요. 택시 업계 분들을 모두 만났어요. 동참하시면 재능기부, 자원 봉사해 주신다고 홍보해 드리겠다고 셔틀 택시를 도입했죠. 군민들이 참 잘했다, 합당한 평가가 나온다면 그에 맞는 격려금을 드리겠다. 그렇게 마무리한 적이 있죠.”

민원과 갈등 문제를 해결할 때 가장 주안점으로 삼는 건 무엇인지 물었다. 설 국장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화가 핵심이라고 단언했다.

제 주장을 하기에 앞서 먼저 이야기를 들어요. 어쩔 땐 두 시간씩 말씀을 하기도 해요. 요지를 잘 적어놓았다가, 언제까지 이렇게 해 보고 안 되면 안 된다고 말씀 드리겠다 답을 하죠. 잘 들어주는 것도 문제 해결의 중요한 방법이에요. 제 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인지, 제도적으로 안 되는 일인지가 판단이 돼요. 그러면 사실대로 설명을 해 드리죠.”

실무 경험이론 공부, 정책 결정 도움

설 국장은 공무원으로 일 하면서 조선대학교 야간대학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중도에 포기하고 방송통신대에서 행정학을 다시 공부했다. 설 국장은 행정 공무원을 하려면 이론적으로도 무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공무원으로 들은풍월이 있어서 조직이론, 인사행정, 행정법 같은 걸 조금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설 국장은 운이 좋아서 20년 후 대학원에서 법학도 공부하게 됐다며 말을 이었다.

실무와 이론을 두루 익히고 접하다 보니까 공직생활을 좀 수월하게 하게 되고 후배들을 이끌어 가는데 내가 옛날에 이렇게 했으니까하는 것보다 학문적으로도 접근하고 이론적으로도 태동된 내용을 알고 하느냐, 이런 제약이 있으니까 함께 고려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하면서 정책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죠.”

아이돌봄시스템’, ‘모두가 행복한 순창역점

남은 임기 동안 행정복지국에서 추진하는 역점 사업은 무엇일까. 설 국장은 주저 없이 아이돌봄시스템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

순창에서 아이만 낳으면 고등학교까지 모두 돌봐주고, 대학 학비 정도는 지원을 해 주자고 지금 초석을 다지고 있죠. 현재 아이들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부모님들이 퇴근하기 전인 오후 4시 반에서 7시까지 공백이 생기는 거예요. 행복누리센터에 아이돌봄시스템 공간을 마련해서 7시까지 아이들한테 저녁 식사도 제공하고 즐겁게 돌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요청했다. 마무리 말도 군정과 사람 이야기였다. 천생 공무원이었다.

예전에는 많은 분들을 위해서 했다면 지금은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게 군정이 지향해야할 목적이라고 생각해요. 군정 업무 지표도 모두가 행복한 순창이죠. 소외되고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분들, 도움의 손길을 어떻게 요청할 지도 모르시는 분들에게 손을 내밀고 더 살펴보고 군정을 펼치면 모두가 행복한 순창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설 국장은 군정과 주민이 호흡을 같이 해야 탄탄하게 갈 수 있는 것이라며 공무원답게 말을 맺었다.

잘하고 있는 일은 계속 격려해 주시고, 못하고 있는 일들도 채찍을 하시되 격려성 채찍을 해 주세요. 함께 대안을 찾으면서 비판해 주시면 감사하죠.”

 

열린순창은 군에서 추진하는 공약특화 사업을 짚어보고 군민에게 알려야 할 정보를 확인해 보도합니다. 궁금하거나 자세히 알고 싶은 정책이 있으면 열린순창(652-3200)에 연락 바랍니다. 담당 공무원을 만나 묻고, 취재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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