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에서(284)인간에게 최선의 길은 아래로 향해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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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에서(284)인간에게 최선의 길은 아래로 향해 사는 것
  • 박재근 고문
  • 승인 2024.01.0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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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고문 (전북흑염소협회)

가장 좋은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모든 생명을 이롭게 하고 다투지 않는다. 사람들은 너와 나의 부귀를 비교하며 다투고 차별하면서 서로의 행복을 훼손하지만 물은 크고 작음, 많고 적음, 맑음과 탁함을 차별하지 않고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는 아래를 선택하여 흐른다.

그러므로 물은 도에 가깝다. 물이 있는 곳에는 땅이 좋아지고 도가 통하는 곳은 살기가 좋아진다. 도가 채워진 마음은 마르지 않은 연못처럼 평화롭고 조용하며, 도에서 나온 마음은 사람을 선하게 하고 도에 의거한 말은 믿음이 있고 도에 의거한 정치는 정의로우며 도에 합당하게 일을 하면 능력이 오르고 도에 따른 행동은 시의 적절하며 남과 다툼이 없으니 허물이 없다.” -노자 도덕경 8-

높은 곳에 오르기는 힘이 들지만 아래로 내려가기는 쉽다. 높은 곳은 추락의 위험과 불안함이 있지만 아래는 추락의 위험과 불안함이 없다. 아래로 내려가면 물이 풍부해지면서 땅을 비옥하게 하기 때문에 모든 생물과 인간이 살기가 좋아진다. 인간의 문명은 항상 강을 중심으로 번영을 구가하였다. 물이 아래를 지향하며 땅을 비옥하게 하고 광대한 바다를 이룰 수 있는 것은, 크고 작음, 많고 적음, 맑고 탁함의 다름을 가리지 않고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도 물처럼 아래를 지향하며 부귀를 비교하지 않고 명성을 경쟁하지 않고 산다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위대한 사람은 혼자만의 부귀를 바라지 않고 불행한 사람들과 함께 살기 위해 참하고 선하며 아름답게 살지만, 소인들은 남보다 더 높은 부귀를 쟁취하기 위해 불의를 행하고 사람을 차별하면서 세상의 죄악을 생산하며 산다.

인생에서 참으로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한 것들은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반드시 필요하지도 중요하지도 않는 것들을 갖기 위해 불필요한 경쟁을 하면서 인생을 괴로운 것으로 만들어 간다. 세상에 불행한 사람들이 많은 것은 인간들이 부귀를 쟁취하기 위해 서로 다른 사람 위로 올라가려 하기 때문이다.

참으로 잘 살기 위해서는 함께 행복해야 하고 함께 행복한 세상을 위해선 비교하지 않고 다투지 않고 차별이 없는 하나 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아래를 보며 사는 사람은 비교하거나 경쟁하지 않고 살기에 필요가 줄어 욕심이 적지만, 남과 비교하고 경쟁하기 위해 가지려는 사람에게는 필요가 늘어나고 필요가 늘어남에 따라 욕심은 탐욕으로 변한다.

 

최선의 인생이란 소유하거나 받는 것이 아니라 최선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아놀드 토인비-

소유라는 것은 자기 밖의 사물을 가진다는 뜻이고 최선의 사람이라는 것은 인격의 진실함과 선함과 아름다움이 최선으로 가꾸어진 것을 뜻한다, 몸 밖에 가진 재산은 잃어버리거나 도둑맞거나 빼앗길 수 있는 것들이지만 최선의 사람은 몸 안에 재산을 둠으로 살아있는 동안에는 잃어버리거나 도둑맞거나 빼앗기지 않는다. 인생의 의미를 부귀를 소유하는 것으로 이해하게 되면 인간은 필연적으로 소유를 위한 욕망에 지배당하면서 함께 사는 신성한 도리에서 이탈하게 된다.

욕망에 지배당하게 되면 인간은 진실과 진리를 보는 눈이 어두워지고 양심을 상실하며, 사물의 대소경중과 선과 악을 구분하는 지혜를 잃고 행악을 하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게 된다. 인간은 소유하기 위해 집착하고 소유를 지키기 위해 집착하면서 자신의 진수인 마음을 괴롭게 한다.

행복을 자기 밖의 보이는 것에서 찾게 되면 필연적으로 경쟁을 해야 하고 경쟁에서 승리하려다 보면 결코 죄악에서 벗어날 수 없다, 죄악은 소유에 대한 절제 없는 욕구, 욕심, 욕망에서 나고 자라며, 선과 양심, 정의는 이욕의 절제와 비움으로 자란다. 소유욕은 인간의 불화를 만들고 불화는 인간의 불행을 만든다. 죄악을 멀리하고 살기 위해서는 인생의 의의와 의미를 자기 밖에서 찾지 말고, 자신의 내면에 있는 정신세계에서 삶의 흥미를 찾아야 한다.

높이 오르려고 하는 사람은 현세의 권세와 부귀와 명성을 가질 수 있지만 그것들은 몸과 함께 수명을 다한다. 아래를 보고 사는 사람은 위대한 정신의 바다에 다다르고 그가 이룬 정신세계의 바다는 그의 몸이 죽어도 후인들의 마음속에서 죽지 않고 출렁거린다. 세상에서는 그들을 성현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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